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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특공대 1 - 뱀파이어의 첫사랑 ㅣ 상상 고래 7
차율이 지음, 양은봉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9년 10월
평점 :
괴담특공대 1 : 뱀파이어의 첫사랑 (2019년 초판)
저자 - 차율이
그림 - 양은봉
출판사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75p
너 혼자 괴로워하지마. 내가 너의 힘이 돼 줄게
한국의 오랜 설화속 생물 인어를 바탕으로 드넒은 바다에서 인어와의 우정,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자극했던 작가 '차율이'가 이번엔 오싹한 학교괴담과 흥미진진한 요괴들로 재미로 똘똘 뭉친 본격 호러 로맨스 동화를 탄생 시켰다. 전작들 [인어소녀], [미지의 파랑]에서 인어를 소재로 바다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진정한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던 작가가 이번에 괴담과 요괴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그 심사숙고한 고민과 배려가 작품 가득 풍겨나와 흐뭇하게 해줬다.
반인반뱀파이어 휘는 인간의 피가 섞여 학교에 갈 수 있는 데이워커다. 휘는 착한 심성으로 비밀리에 사담초등학교에 발붙이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괴물과 악령들을 퇴치하는 퇴마사였다. 어느날 학교에 액체괴물을 변기에 버리면 액괴에게 잡혀간다는 괴담이 떠돌고, 실제로 인기 유튜버인 태오가 액괴를 변기에 버렸다가 태오와 반의 왈가닥 소녀 세리가 액괴 괴물에게 잡혀버린다. 반에서 유일한 AB형인 세리를 몰래 짝사랑 해온 휘는 세리를 위해 액괴와 대적하지만 실패하고 세리는 크게 다치고 만다. 세리를 구하기 위해 휘는 결심한다.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로....요괴 퇴마용 퇴마폰에서 구미호 정령을 꺼내 세리에게 주입하고, 세리는 구미호의 요력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나아가 구미호의 신비한 능력으로 액괴와 대결하는데.....
학교에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괴담 하나 없는 학교는 없으리라. 고로 지금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이 책을 사 줄 부모들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이다. 하지만 그저 공포심만을 조장해 이유없는 악의와 살의로 점철된 괴담집과는 근본부터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대인관계의 단절로 홀로 외로이 지내던 아이들이 자신들을 공포에 떨에 만드는 괴담속 귀신들을 직접 협동하여 물리치는 이야기 구조는 우정의 소중함과 용기와 행동의 중요성을 은연중 강조한다. 정말로 액괴를 변기에 버리는 애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액괴 괴물이 안잡아 간다 쳐도 액괴로 배관이 막혀 버린 변기는 괴물보다 더 한 공포를 맛보여 주리라....-_-;; ㄷㄷㄷ 그런데 액괴 괴물을 퇴치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액괴 놀이를 하고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을 작품 안에서 설명하니 공포심으로 자극된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효과적인 가르침이 어디있겠는가? 액괴와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는 소심하고 조용하여 있는줄도 몰랐던 아이가 요괴와의 싸움에서 커다란 역할로 반전하는 이야기는 실제 학급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한번 더 눈길을 보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초딩 고학년 애들이 어른들이 하란다고 하는 나이는 아니리라. 결국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배우고 이해하는 나이라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책이야 말로 간접체험의 가장 효율적인 매체가 아닌가. 인간 누구나 갖고 있는 원초적 공포를 자극하여 흥미를 돋우고, 그 안에서 교훈을 녹여놓고, 두근 거리는 첫사랑과의 가슴 떨리는 만남, 듣기만 해도 오싹한 괴담들, 각종 기상천외한 퇴마 도구들로 벌이는 흥미진진한 액션. 이 모두가 담겨 있는데....동화다. ㅎㅎㅎ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동화랄까.
너 혼자 괴로워하지마. 내가 너의 힘이 돼 줄게
함께라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던 모두 극복 할 수 있어!
[미지의 파랑]이나 [인어소녀]는 글자를 읽지 못해 본인이 딸아이에게 읽어 줬지만, 이제 곧잘 책을 읽는 첫째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괴담특공대]를 홀로 읽었다. 초딩 고학년용 책을 읽는게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먼저 7살 딸아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신바 아파트] 애니와 뮤지컬을 모두 땠고, 만화속 귀신에 열광하는 꼬맹이다. 그런데 웬만한건 눈하나 깜짝 안하는 아이인데 이 책은 무서웠다나....-_-;;;; 역시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공포와 자신의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공포는 다르긴 다르구나라는걸 느꼈다. 어쨌던, 울 딸래미도, 아빠도 함께 재미있게 본 동화였다. 로맨스는 좀 이른감이 없잖아 있지만 -_-;;; 책을 사주는 부모의 입장에서 쓴 글이었지만, 교훈적이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동화로서 초딩 중후반 정도 애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