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와이하다
선현경 지음, 이우일 그림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하와이하다 (2019년 초판)
저자 - 선현경
그림 - 이우일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11p
하와이 하고 싶다.
#1
50대, 20년차 부부의 하와이 생활기를 그리는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하와이 하다....라......
지금으로부터 딱 십 년전 2009년 신혼 여행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부랴부랴 인천공항으로 날아가(말 그대로 악셀을 때려 밟아 날아갔다.)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신혼여행 반패키지로 1인당 250만원의 당시 본인 재정 수준으로
눈알이 튀어나오는 높은 금액에 예비 와이프에게 난색을 표했지만 자신의
오랜 로망이었다며 강행을 주장하는 예비 아내의 서슬에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진행했다.
둘이 합쳐 500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었기에 불편한 마음이 앞서고,
첫 해외여행을 이코노미로 꼬박 12시간을 앉아서 가야하다니.
어찌나 좌석이 끼고 불편하던지 결혼식 전날 새벽까지 잠을 설치고,
꼭두새벽부터 결혼식 준비에 정신없는 결혼식까지 치르고 녹초가 돼었는데도,
잠한숨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12시간을 비행기에 갖혀 있어야 했다.
한국은 깜깜한 밤인데, 비행기에서 내린 하와이는 너무나 밝은 대낮.
시뻘건 눈에 좀비와 다름없는 몰골로 하와이 공항에 내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남국의 풍광. 분명 태양이 내리쬐지만 불쾌하지 않은 습도.
솔솔 불어오는 바다 바람이 청량감을 전해주는....이....이곳은 해븐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하와이 안에서는 신행비용에 대한 아쉬움은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었다.
와이키키의 잔잔한 파도, 여유로운 사람들, 폴리네시아 인들의 친절, 완벽한 기후,
대자연과의 공존.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몇 군데 가보진 못했지만) 해외여행중 가장 최고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하와이를 꼽으리라.
#2
그러니 이 부부의 훌쩍 떠난 하와이 거주기가 얼마나 부러웠겠는가. ㅠ_ㅠ
제주도 한 달살기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팍팍한 결혼 십 년차.
두 아이는 아직도 유치부. 해가 지날수록 돈 들어갈 곳은 많고 벌이는 평행선인 부조화.
그래서 이 동화작가, 만화작가 부부의 일탈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딸아이는 네덜란드 대학에 다니고, 직업 특성상 어딘가에 얽메이지 않는 자유로움에서
실현할 수 있는 자유를 말이다. 물론 이 부부도 하와의 행을 위해 포기한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결혼 이십년차가 되는 다음 십년 뒤엔 하와이 여행이라도 꿈꿀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_-;
허허...그냥 책이나 보면서 대리만족이나 하자~
#3
놀라운건 하와이 1년살기 이전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2년을 살고 넘어왔단다.
게다가 포틀랜드에 있을때의 체류기를 이우일 작가가 만화로 그려 [퐅랜]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간했으니, 역시 사람은 해외에 있어도 타고난 재주로 먹고 사는 것이리라.
포틀랜드는 남편이, 하와이는 아내가. 이것이야말로 환상의 짝꿍이자 영혼의 동반자아닌가?
#4
어쨌던, 선현경 작가의 감성 넘치는 하와이 생활기를 통해
잊혀져 있던 신행 하와이의 그때 그 감정을 느끼려 했다.
극초반 - 포틀랜드에서 이사하여 집을 구하고, 퍼지기 직전 중고차를 사 차값보다
비싼 수리비를 내는 지극히 일상적인 에피소드
초반 - 남편과 함께 북부 퀸즈 해변에서 바디보드를 타고 파도를 탄다.
중반 - 남편이 퀸즈 해변에서 바디보드를 타고 파도를 탄다.
중후반 - 남편이 퀸즈 해변에서 바디보드를 타고 파도를 탄다.
후반 - 한국으로 갈 날이 다가오고, 남편이 퀸즈 해변에서 바디보드를 타고 파도를
타지 못할 것을 아쉬워 한다.
기승전 파도타기....오십의 나이에 이렇게 파도타기에 미칠 수 있는 열정과 체력이
대단하달까.
요즘 제주나 동해에도 서핑보드가 굉장히 유행하는데, 꼭 한번이라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려운 서핑보드보다 남편이 탄 보디보드가 조금은 더 쉬울 것 같은데.....
수영을 할줄 모르니....ㅠ_ㅠ.....윽....
저무는 선셋을 바라보며 하와의 해변에서 검게 그을려 1년 내내 파도나 타보고 싶다.
돈벌이, 미래, 노후 이런 걱정 저 산산히 부서지는 파도에 던져버리고
이 한몸 대자연이 만든 거대한 물의 흐름에 맡기리.
#5
극단적으로 파도타기만 있다고 썼다만 선현경 작가는 매주 훌라춤을 배우고,
오십견에 하와이 내 한의원도 가고, 메모리얼 데이에 쓰기 위한 레이 머리끈도 만들고,
밀리의 서재로 책도 읽고, 미스터 션샤인도 보고, 유럽 대학 간딸아이가 노브라를 선언해
걱정하기도 하는 타국에서의 소소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즐긴다.
그래....하와이는 여유지...삶에 깊이 베인 사람들의 여유가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고
근심거리를 내려놓게 하는곳이었지.
'하와이하다'는 '파도타다'도 되지만 '여유롭다'를 의미하기도 하는것 같다.
#6
신행 패키지로 다녔던 무슨 분화구, 호놀루루에서 또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마우이섬의 때묻지 않은 대자연, 신나는 액티비티 등등을 기대하고 펴들었는데
하와이에 동화된 부부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잊고 있던 여유를 되찾아 주었다.
그곳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 하고 우정을 쌓으며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국의 땅 하와이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진짜 체류기.
나도 가고 싶다....ㅠ_ㅠ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