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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모조 사회 1~2 - 전2권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0월
평점 :
모조 사회 1 : 존재의 방식 (2019년 초판)
저자 - 도선우
출판사 - 나무옆의자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56p
모조 사회 2 : 바스키아의 검은 고양이 (2019년 초판)
저자 - 도선우
출판사 - 나무옆의자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12p
지금의 세상이 실제가 아니라면....
허상의 세계에서 안온하며 살 것인가? 진실의 빨간약을 먹고 참혹한 세상에 눈 뜰 것인가? 머...작품속 주인공들은 약 먹을 기회조차 없었지만...-_-;; [저스티스맨]으로 사회의 해악인 얼굴없는 비겁한 살인마 악플러들에게 경종을 울리던 '도선우'작가가 이번엔 SF 디스토피아 작품을 들고 2년 만에 돌아왔다. 치명적이 바이러스가 도래한 대재난 이후 그려지는 충격적 사회상이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정점을 그려낸다.
고등학교의 수학 여교사 수,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던 건, 정신과 의사 탄. 세 명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꿈에 매일 같이 나오는 인물임을 알아차린다. 현실 같지 않은 생소한 장소에서 같은 장면이 매일 같이 반복되는 자각몽 속의 그들과 쇼핑몰에서 만난 순간. 거짓말 같이 커다란 지진이 발생해 수와 건과 탄을 지하로 추락 시켜버린다. 수십미터 아래로 추락하여 어둠에 갇힌 수를 찾아온 낯선 이들은 수를 데리고 집채 만한 거대한 나무 안에 꾸려진 집으로 데려간다. 자신을 공동체 소속의 뇌과학자라 소개하는 랭에게서 그녀가 지금까지 살았던 세계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속 세계였다는 충격적 사실을 듣고 아연실색한다. 게다가 그녀가 기억이 삭제된채 허상의 세계로 떨어지기 전 실제 세계에서 살았던 유년시절의 잃어버린 기억속에 세계를 구할 가공할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녀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공동체 소속의 사람들이 식민구역의 가상세계에 빠져있던 수를 찾아냈다는 것.
이어서 그들에게서 수가 겪었던 유년시절의 과거와 300년전 세계에 종말이 오게된 경위 그리고 300년 후 현재에 이르게된 역사를 홀로그램을 통해 눈으로 목격하고 자신의 존재이유와 목표에 대해 각인하게 된다. 이제 소멸 바이러스에서 생존한 사람들을 폭력과 힘으로 지배하는 독재자 모조에 대항하기 위해 반란조직과 함께 길을 떠나는데....
기계 생명체에게 에너지 공급을 위해 가상세계에 빠트려 착취 당하는 인류를 그리는 [매트릭스] 받고 진보된 정보화 기술로 우민들을 감시하고 폭정으로 다스리는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컨버전 한듯 한 작품이었다. 300년이란 세월과 폐허 위에 새운 새로운 세계를 상세하게 그려나가며 꽤 방대한 스케일로 충격적인 사회를 그려나간다. 마치 연대기를 보는듯 시간 순서에 따라 인류의 멸망과 새로운 도약 그리고 막강한 권력자가 집권하여 압정을 펼치는 일련의 이야기들이 머리속에 그려지듯 펼쳐져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더불어 곳곳에 현대 사회를 반영하는 비판적인 미래사회 모습(예를 들어 300년 후 식민지 시민들이 살게되는 가상세계가 현재 2000년대인 이유가 3포 세대와 같이 가장 사람들을 쥐어짜는 사회적 시스템으로 희망도 없고 생식의 욕구도 가장 적은 시대라는 이유때문이라고...)과 힘과 정보, 권력을 가진자가 사람들을 쥐어짜는 힘의 논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머 현실도 별반 다를바 없지만, 작품에서 그려지는 미래의 모조사회는 그 강도가 훨씬 악독하고 끔찍하고 잔인하달까. -_-
그런데 SF 영화중 [매트릭스]시리즈를 가장 좋아하고, 대재난 장르를 가장 좋아라 하는데 이 두가지를 짬뽕하니 더 없이 끝내주는 작품이 나와야 하는데, 기대만큼 흥분되진 않았다고 할까.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들의 익숙함 때문인지 너무나 방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고 자세하게 묘사하다 보니 속도감이 떨어져서 인것인지는 모르겠다....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호불호일테니 말이다.
어찌됐던, 본격적으로 수와 건과 탄이 반란군으로 활약을 펼치는 2권 중반부 부터는 이들의 운명이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으며 다소 충격적인 후반부의 반전은 디스토피아와 꽤나 어울리는 장치로 대단원의 결말과 절묘하게 매칭된다. 사회의 부조리와 구조적 모순을 혁신적인 과학기술과 상상을 SF라는 그릇에 담아낸 철학적 사유를 담고있는 작품이었다. SF와 순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