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곧 쉬게 될거야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고요한숨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너도곧쉬게될거야 (2019년 초판)

저자 - 비프케 로렌츠

역자 - 서유리

출판사 - 고요한숨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71p



태어난지 6주 밖에 안된 딸이 실종됐다. 그것도 엄마 레나가 잠든 집에서....

딸이 잠들어있던 빈침대에 놓여진 쪽지 한장. 그리고 딸아이의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말하면 네 딸은 죽어!'



이어지는 쪽지에는 레나가 감당하기 힘든 지령들이 아기를 볼모로 이어지고,

감당하기 힘든 공포와 걱정속에 꾸역꾸역 지령들을 수행한 그녀에게 마지막 쪽지가 도착한다.



'자정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이.

그러지 않으면 네 딸이 죽어.'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내가 죽던지 아기가 죽던지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는다!

세 시간안에 아기를 훔쳐간 납치범의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



사랑하는 아이를....그것도 생후 6주 밖에 안된 자식을 잃은 엄마의 속이 타들어가는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끔찍한 극한 추적 스릴러가 출간되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절한 심리묘사도 묘사지만 수수께끼 같은 결말을 알 수 없는 전개와 지루할틈 없는 빠른 속도감 그리고 흡사 롤러코스터를 타는듯 뱃속이 요동치는 강렬한 반전의 반전까지... 심리 스릴러란 바로 이런 것 이란걸 알려주는 작품 [너도 곧 쉬게 될거야]이다.  



알콜중독자 치료모임에서 만난 다니엘과 한순간 사랑에 빠진 레나는 다니엘이 유부남에 11살된 딸 조시가 있음에도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이후 만남을 지속하면서 다니엘은 아내와 이혼하고 레나는 아기를 임신한채로 결혼식을 올린다. 얼마뒤 다니엘과 임신한 레나는 새로 이사갈 집을 보러가던중 사소한 다툼으로 레나를 길바닥에 내리고 홀로 차도를 질주하던 다니엘은 마주오던 차와 부딪혀 둘 다 사망한다. 다니엘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다니엘의 죽음이 레나 때문이라며 분노한 전처의 딸 조시에게 떠밀려 넘어진 레나는 양수가 터져 남편의 장례식날 딸 엠마를 출산한다. 이제 홀로 남은 레나와 엠마에게 남은건 죽은 남편의 시어머니 에스더 뿐....그러나 손녀를 물심양면으로 돌보던 에스더가 멀리 여행을 간 그날 엠마가 사라진 것이다......



여느 스릴러처럼 아이가 사라진 시점에서 용의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살짝 살짝 떡밥을 던지고 조금씩 단서를 흘리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다 결말에 터트리는 식의 조금은 답답한 구성의 전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일단 납치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범인이 친절하게 죽여주니 의외의 전개에서 신선함을 주고, 엄마 레나의 정신을 산산이 부숴놓는 싸이코틱한 지령이 적힌 쪽지가 루즈할 틈 없이 주인공을 강하게 밀어 붙인다. 뭣보다 심리 스릴러 전매특허인 현실과 망상의 불문명한 경계로 장난질 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1인칭 시점이 아니라 해당사항 없는건가...), 주인공의 절절한 심리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 극한상황에 몰아넣고 독자로부터 멘붕에 빠진 주인공의 정신을 짐작케 하는 점이 오히려 더욱 공감 요소로 작용한것 같다.



초반부터 막 죽여재끼니 후반부로 갈수록 범인이 눈에 띄긴 한데, 솔직히 본인은 시작 후 백 페이지에서 이미 범인을 눈치 챘으니 본인의 추리 내공이 빛을 발하는건지 아니면 그만큼 범인의 정체는 눈에 보이는건지 모르겠지만 사실 표지의 "쉿, 스포일러 절대 금지" 문구는 범인의 정체 (WhodunIt) 보다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 이유 (WhydunIt)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 남편이 죽었는지, 왜 레나 주변인물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는지, 왜 아기가 납치됐는지에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게다가....ㅎㅎㅎ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진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471 페이지를 붙잡은 자리에서 몇 시간안에 독파하게 만들 정도로 몰입감과 가독성 좋은 페이지터너형 작품이었고 끝까지 서스펜스를 유지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 레나의 질주하는 지옥행 특급 열차에 기꺼이 동승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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