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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ㅣ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공포의천사 (2019년 초판)_에드거 워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저자 - 에드거 월리스
역자 - 양원정
출판사 - 도서출판양파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47p
너무나 악독한....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공포의 천사
'킹콩'의 원작자이자 영국의 대표 추리작가 '에드거 월리스'의 네 번째 미스터리 걸작선이 출간되었다. [네 명의 의인], [수선화 살인사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작가의 작품인데 시리즈를 거듭하며 읽으면 읽을수록 뚜렷한 권선징악과 악인은 악인, 선인은 끝까지 선인으로 그려지는 평면적 인물 구조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는 현대 미스터리와는 전혀 다른 레트로적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뭔가 허술하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랄까...ㅎㅎ
제임스 매러디스 : 60만 파운드의 상속자 다만 서른 살 이전에 결혼해야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음
진 브리거랜드 : 날카로운 가시를 숨기고 있는 아름다운 장미같은 치명적 매력의 초미녀, 제임스 매러디스와 사촌관계. 제임스 매러디스의 전 약혼녀이자 제임스 매러디스가 서른 살 이전에 결혼하지 못할 경우 그가 받을 재산은 진에게 상속됨.
브리거랜드 : 진의 아버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음.
잭 글로버 : 제임스 매러디스의 절친이자 유능한 변호사.
리디아 : 빚에 허덕이던 저널기자에서 하루 아침에 부호가 되버린 신데렐라.
재그스 : 리디아의 보디가드. 동에번쩍 서에번쩍 비밀에 쌓인 미스터리한 노인.
제임스 매러디스는 전 약혼녀 진의 집에서 진의 남친을 권총으로 쏘아 죽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투옥된다. 서른 살이 되기 일주일전, 진에게 재산이 상속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제임스는 변호사 친구 잭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잭은 제임스의 4명의 신부 후보중 가장 적임자인 리디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20만 파운드의 사례금을 걸고 제임스와 결혼해줄 것을 제안한다. 빚에 허덕이던 리디아는 결혼 제안을 수락하고, 잭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맹장수수술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중 탈옥한 제임스는 다음날 아침 잭의 집에서 리디아와 긴급 결혼식을 치룬다. 이후 제임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찰나 진이 잭의 집에 처들어오고 제임스의 결혼 소식에 아연실색할 즈음...문밖에 들리는 총성소리에 잭과 진은 서둘러 나가고 집밖에서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죽어있는 제임스를 발견한다. 이제 60만 파운드의 막대한 재산은 제임스의 아내 리디아에게 고스란이 상속되고....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되버린 리디아는 초부호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자신의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데....
이야기는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되버려 예전의 청빈했던 삶은 망각하고 목에 깁스를 친듯 오만방자해져 버린 백치 리디아의 멍청함에 실소하고 목표를 위해 살인도 서슴치 않는 자신의 욕망에 무섭도록 솔직한 초매력 악녀 진의 끊임없는 암살 도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더군다나 진의 뱀같은 혀로 리디아를 구워 삶아 최고의 절친이 되니 리디아의 목숨은 고양이 앞의 생쥐...-_- 진의 본모습을 알고 있는 변호사 잭만이 리디아를 지켜내기 위해 죽을 똥을 싸는 것이다.
분명 잭은 사실에 의거한 증거를 들이대며 진의 본모습을 리디아에게 이야기 하지만 이미 눈이 멀어버린 리디아는 눈 가리고, 귀 닫고, 입을 막아버리고 오히려 잭에게 짜증을 부리니 차라리 이 답답하고 꽉막힌 리디아 보다 악독한 진에게 더 매력이 가고 악녀를 응원하게 되는건 이제 아둔하고 바보같기만한 선인은 능력없이 주변에 민폐만 끼치는 무능력자로 그려지는 요즘 시대의 바뀐 선악구도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의 심성이 꼬일대로 꼬여서인지.... -_-
어쨌던, 치토스의 캐릭터 체스터 치타가 치토스를 먹기위해 온갖 역경을 겪으며 고군분투 하지만 끝끝내 먹지 못하고 "언젠간 먹고 말거야!!~~"를 외치는 고난사 그대로 진에게 대입하게 된다.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계략, 순간적 임기응변, 미모를 무기로 숱한 남성들을 조종하는 치명적 미인계, 직접 행동하는 대담함,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차분함....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단 한끝이 모자라 번번이 실패하는 진 브리거랜드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살인 무한도전....ㅠ_ㅠ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는 돕겠네.
하지만 이렇게 불쑥 찾아와 그렇게나 순수한 얼굴을 한
브리거랜드양이 무자비한 범죄자이자 살인마이자 공모자라고 한다면 글쎄.
글로버. 자네는 네게서 무슨 말을 듣길 바라나?"
_120p
ㅋㅋ 오히려 이 작품의 진주인공은 리디아도, 잭 글로버도, 미스터리한 노인 재그스도 아닌 공포의 대천사 진 브리거랜드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직도 그녀의 차갑도록 냉혹한 마력에 허우적대고 있는것 같은 느낌...지금보기엔 허술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고 욕하면서 보게 만드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클래식 고전추리. [공포의 천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