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평점 :


카리모라 (2019년 초판)
저자 - 토머스 해리스
역자 - 박산호
출판사 - 나무의철학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88p
스릴러 거장의 귀환
메가톤급 스릴러 [양들의 침묵]이 세상에 나온지 어느덧 30년이나 흘렀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아직도 스릴러를 논할때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 그리고 역대급 악당 '한니발 렉터'를 떠올리니 한니발 시리즈가, 작가가 창조해낸 가공의 캐릭터가 얼마나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 '토머스 해리스'의 따끈따끈한 최신작이 국내 출간되었다. 이번에 나올 이지적 괴물은 과연 누구일까?...
뜨거운 태양의 도시 마이애미 비치의 한적한 비스케인 만에 위치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가족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대저택에는 기묘한 소문이 떠돈다. 마약왕 에스코바르가 죽기전 엄청난 금덩어리를 저택 어딘가에 숨겨뒀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이 금덩이를 운반한 관계자가 자신의 수명이 다하기전 저택의 숨겨진 비밀을 악당 두 명에게 팔아 남긴다.
한 명은 여성들을 납치해 유린한뒤 흥미가 떨어지면 팔아버릴 수 있는 모든 장기를 빼내 팔아버리고 남은 육신은 직접 제작한 액화 화장소에 넣어 서서히 강산성 용액에 살점이 녹아 없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취미로 하는 악랄한 변태 또라이 한스 피터.
다른 한 명은 겉으로는 학교의 교장직을, 속으로는 소매치기 부터 각종 살인기술까지 모든 종류의 범죄기술을 가르치는 범죄학교의 교장이자 갱단 텐 벨스의 두목인 돈 에르네스토이다.
2500만달러의 금덩어리가 숨겨져있는 대저택을 두고 두 악당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피튀기는 전쟁에 말려든 여성이 있었으니...어릴적부터 FARC(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아동 군인으로 키워지며 살인기계로 지내던 과거를 숨기고 에스코바르의 대저택을 관리하는 매력적인 관리인 카리 모라였으니.....
[장기매매 싸이코 VS 범죄학교 교장] feat. 카리 모라
비밀스러운 저택의 구조, 800KG의 거대한 금고와 숨겨진 치명적 장치들...그리고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이성을 잃어 버리는 갱들의 만행들까지...탐욕에 굴복하여 극대화된 잔혹성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관통하고 죄의식이 결여된 그들의 잔학성은 그것만으로도 서슬퍼런 공포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공포의 정점에 서있는 캐릭터가 한스 피터이다. 작가의 페르소나 한니발 렉터에 이어 새롭게 창조한 악당이자 작품의 주인공인 카리 모라 보다 오히려 더 개성넘치는 캐릭터로 그려지는 -_-;;; 진 주인공 같은 악당이니...카리스마 넘치다가도 찌질해 보이고 지적인것 같다가도 완전 즉흥적인 상반된 매력을 갖는 광인 한스 피터가 작품을 멱살잡고 끌어 간다고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카리 모라의 활약이 미비한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중간 중간 과거 콜롬비아무장혁명군으로 있던 유년시절의 불행하고 참담한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뭔가 굉장한 포텐을 숨겨두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데 막상 스포트라이트는 악당들이 가져가버리니 그녀의 리미트 해제된 활약은 다음을 기약해야 할까?...그녀의 팔목에 입은 흉측한 흉터의 진상도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건지....더불어 그녀를 찾아온 마이애미 경찰 테리와의 공조도 그려질 수 있을지....
13년의 공백을 깨고 천만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선인세를 기록하며 발표한 이 작품, 비밀스러운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신비로운 여성 카리 모라를 통해 작가는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어떤 빅픽처를 그리고 있을지, 한니발 시리즈를 뛰어넘을 새로운 시리즈의 첫 스타트가 될지 궁금해진다. 살포해 놓은 떡밥들을 생각해 봤을때 분명 속편은 나와줘야 되는데....설마 다음편도 십수년이 지나서 나오는건 아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