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바치는 심장 문득 시리즈 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미영 옮김 / 스피리투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러바치는심장 (2019년 초판)_문득003

저자 - 에드거 앨런 포우

역자 - 박미영

출판사 - 스피리투스

정가 - 11500원

페이지 - 216p



괴기 환상문학의 시조 포우의 걸작 단편선



어둠이 짙게 베인 음습한 새벽녘 거리에서 내 앞에 서있는 기괴한 광기로 가득찬 저 미치광이가 날카롭게 벼려진 중식도를 들고 나를 노려보고 있는것만 같은 기분. 잠시라도 마음을 늦추면 당장에라도 내게 뛰어들어 사정없이 중식도로 나의 머리르 내려쳐 두개골을 갈라버릴것 같은 긴장과 공포감 그리고 전율....



포우의 작품을 읽을때 그런 불안과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낀다.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인간에게 내재된 심연의 광기를 끌어내는 공포 환상문학의 정수이자 그랜드 마스터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이 '또' 나왔다. 일찌기 지금으로부터 17년전 포 단편선의 끝판왕을 자처하며 [우울과 몽상]이 야심차게 출간되었지만 패기를 무색케하는 극악의 발번역은 안타깝게도 독자들의 외면을 받게 하였으니...나역시 구매만 해놓고 책장에 처박아 놓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포가 남긴 70편의 단편을 한번에 모아 볼 수 없다면야 그냥 단편선집을 선택할 수 밖에 없으니 시중의 수많은 단편선집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본인의 구매 비교요소는 수록작과 번역 그리고 판형이다. 그런의미에서 이번에 출간된 [일러바치는 심장]은 나의 구매요소를 어느정도 만족하는 판본이라고 볼 수 있다. 



첫번째로 공포환상문학과 추리문학을 적절히 추려 치우치지 않는 재미를 선사하고, 두번째로 막힘없이 읽히는 매끄러운 번역, 마지막으로 일반 소설책의 반토막 크기의 포켓사이즈의 판형이 마음에 쏙 들었다. '포' 하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검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이번 단편집에서 처음 접하는 여러 단편들을 만나면서 다시금 잊고있던 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대략 170년이 흐른 지금에도 전혀 시간의 간극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역시 거장은 이래서 거장이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1. 어셔가의 몰락

친구인 어셔가에 방문한 나는 집안에 드리운 어둠의 분위기에 이상을 느끼고 어셔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런중 어셔의 여동생이 급사하고, 장례를 위해 지하실에 시체를 내려놓는데, 어딘가에서 들리는 의문의 소리가 이어지고..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데.... 

- 비슷한 괴담이 있었지 아마...



2. 일주일에 일요일 세 번

부잣집 증손자로 키워지며 모진 학대를 견뎌온 양손자는 어느덧 나이를 먹어 마음에 담아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할아버지의 결혼 허락을 받으려 하니 할아버지가 하는 말. 일주일에 일요일이 세 번 오는날 허락하마......

- 손주 며느리의 재치가 증손자를 부자로!~



3. 붉은 죽음의 가면
떠들썩한 가면무도회에 붉은 가면에 추장의 옷을 입은 남성이 무도회장을 활보하고, 그가 가져온 기괴한 분위기에 심기가 뒤틀린 왕은 붉은 가면남자를 잡아들일 것을 명령한다. 부하들은 남성을 잡으려 다가가지만....그가 뿌린 죽음의 씨앗은....

- 타락과 부정한 쾌락을 종결짓기 위해 찾아온 죽음의 사신이 모든 것을 삼키다. 작가 포의 주변인들과 자신의 목숨마저 앗아갔던 결핵을 공포의 대상으로 그리는 작품.



4. 구덩이와 추

이단 종교재판 후 감옥에 투옥된 남자는 어둠속에서 발걸음으로 감옥의 크기를 재려한다. 그렇게 걷다가 경사로에 미끄러져 넘어진 남자는 바로 자신 앞에 끝도 없는 천길 구덩이를 발견하고 자신이 운좋게 살아남았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안심하던 찰나 천장위에 매달린 거대한 낫이 자신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는 것을 발견하는데.....

- 생존을 위한 남자의 몸부림. 스펙터클 서스펜스 긴장감 만프로!



5. 검은 고양이

- 이 이야를 모르는 이는 없으리라. -_- 단연 포의 대표작



6. 일러바치는 심장

아무도 없는줄 알고 몰래 들어간 집안에 떡하니 있는 늙은 노인, 기척을 숨기려 노력하지만 결국 노인에게 들킨 남자는 가차없이 노인을 죽이고 집안 흙바닥에 묻어버린다. 그런데 그뒤부터 들려오는 성난 심장소리가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데...

- 요동치는 심장소리는 노인의 저주인가 남자의 죄책감에서 들려오는 환청인가?



7. 도둑맞은 편지

도난당한 장관의 편지를 찾아내는 뒤팽의 놀라운 추리!

- 등잔 밑이 어둡다.



8. 긴 상자

여객선에 3개의 객실을 예약한 지인을 이상하게 여긴 나는 지인을 눈여겨 관찰한다. 남자, 아내, 여동생 2명인데 방은 3개? 그렇게 승선하는 지인은 나머지 한개의 방에 길고 긴 나무 상자를 실고....평온하던 항해는 격랑을 만나면서 침몰위기에 빠지는데.....

- 지인은 정녕 그 방법 밖에 없었을까?...깊고 차가운 바다속에서 영면하기를....



9.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
여행중 정신병원을 견학하기 위해 들른 나는 그곳에서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식사를 하며 그의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정신병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치료하는 진정치료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는 의사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들려주며 병원 관계자들을 소개시키는데.....

-  자신을 닭이라 믿는 환자에게 물과 모이만 주어 치료하는 진정 치료법..-_-;; 처음 읽는 포의 작품인데 이 단편집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영화 [더 큐어]를 연상케 하는 미치광이 정신병원의 광기와 흥분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스토리와 분위기 그리고 반전까지(예상은 했지만)!! 분명 [더 큐어] 말고도 이 스토리라인으로 흘러가는 공포 영화를 본적이 있는것 같은데...흠...



10. 아몬틸라도 술통

포도주는 아몬틸라도 술통으로 빚은 와인이 최고지!!!

- 뭔가 막 은유하는것 같긴 한데 뭘 말하는건지 모르겠다...-_-;;;



11. 절름발이 개구리

절름발이 광대와 난장이 병을 앓고 있는 소녀 광대는 왕의 괴롭힘과 학대를 참아내며 비루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나날이 왕의 학대의 강도는 심해져만 가고...소녀를 가차없이 대하는 것을 본 절름발이 개구리는 왕과 그의 간신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 그리고 시작되는 광대의 불타는 피의 복수극이 잔혹하게 펼쳐진다....



이중 4개의 단편은 동서추리문고판 [검은 고양이]로 읽었던 단편이고 나머지 7 단편은 이 단편집으로 처음 접하는 작품이다. 그가 겪었던 불행한 생애와 고난이 이런 기괴한 초현실의 작품세계를 형성했다니 참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어찌됐던 단명했지만 워낙 유명한 사람이고 당대까지 그의 초현실적 세계관을 이어가는 작가들이 있는 만큼 여전히 그의 광기는 문학에서 살아 숨쉬며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리라. 21세기 공포에 염증을 느낀다면 한번쯤 클래식한 원초적 공포를 접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