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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 (2019년 초판)
저자 - 우야마 게이스케
역자 - 황세정
출판사 - 대원씨아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59p
맑은 하늘 내리는 비는 먼저 떠나간 누군가가 내리는 사랑과 작별의 비일까?
세상 가장 행복했던 커플'히나'와 '마코토'의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고.
끔찍한 상태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던 커플에게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찾아온다.
"당신은 '라이프 셰어링' 기적의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기적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해주세요."
기적의 대상자가 된다면 각각 십년씩 추가 수명을 얻을 것이고,
거절한다면 그대로 육신은 죽음을 맞고 영혼은 저승으로 넘어간다는
검은 옷의 설명에 커플은 지체없이 대답한다.
"저희는 기적을 선택하겠습니다."
어이없는 죽음, 저승사자의 등장, 추가로 얻은 기적의 삶 그리고 추가된 시간을 통해 깨닫는 진정한 삶과 사랑의 의미..사실 기본 골격은 익숙한 소재의 오컬트 로맨스물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도깨비]같은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6개월의 사신알바로 사자를 성불시키는 '후지마루'의 소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등등 다수의 작품에 비슷한 소재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닳고 닳은 시한부 환생이란 소재에서 이 작품만이 갖는 차별점은 무엇이냐? 그건 바로 '라이프 셰어링' 시스템이다. -_-
[라이프 셰어링 규칙]
1. 히나와 마코토는 두 사람 몫으로 총 20년의 수명을 소유. 기본적으로 각 10년의 추가 삶이 주어진다.
2. 서로는 각 10년의 수명을 빼앗을 수 있다. 그 기준은 행복의 양과 불행의 양. 기준치 이상의 행복을 느끼면 상대방으로 부터 수명 1년을 빼앗아오고, 기준치 이상의 불행을 느끼면 상대방에게 1년의 수명을 빼앗긴다.
3. 히나와 마코토는 각각 손목에 라이프 워치를 차고 빼앗아오고 빼앗기는 수명을 남은 양을 확인할 수 있다.
4. 1년이 경과됨에 따라 각각의 수명 역시 1년씩 차감된다.
5. 기적의 삶이 일어나는 동안엔 죽음에 이를 만한 병에 걸리지 않지만 물리적 죽음은 존재. 물리적 죽음을 당할 시 남은 수명은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6. 수명을 전부 빼앗기면 라이프 워치에 숫자 0으로 표기되는 순간 더이상 상대방과 수명을 다툴 수 없게 된다. 0이되는 순간부터 24시간 후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에 이른다.
7. 라이프 셰여링이 끝나고 죽음을 맞이하면 다른 망자들 처럼 현생의 기억이 리셋되고 다른 생명으로 환생된다.
ㅎㅎㅎ 머....7번 규칙까지 길고 길게 써놨지만 요약하자면 각각 10년의 수명을 두고 벌이는 죽음의 컴페티션!!! 생존을 위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도 상대방 없인 하루도 못살던 사랑 넘치는 커플에게 말이다. ㄷㄷㄷ 이 무슨 신의(작가의) 악취미란 말인가? 그렇게 죽고 못살던 커플은 오가는 수명속에 죽이지 않고는 못배길 원수커플로 거듭나리란건 불을 보듯 뻔한일 아닌가...하지만 그렇게 수명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죽여버린다면 극악의 오컬트 스릴러였겠지만....당연히 그렇게 흘러가진 않는다. ㅋ
유독 남들보다 행복회로가 집적된 행복 민감녀 여친 '히나'는 파스타를 먹어도, 길을 걸어가는 강아지만 봐도, 청명한 하늘만 봐도 그것마으로도 행복을 느껴버리고 말아 일반인 남친 '마코토'의 수명을 삽시간에 줄여나간다. [라이프 셰어링 규칙 6] 손목의 라이프 워치가 0이 되버릴까 극한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마코토'는 그녀의 미소마저도 사신의 미소로 보이는 지경에 이르고 더이상 행복했던 커플의 모습은 이젠 온데간데 없이 숫자가 줄어들때마다 전화를 걸어 짜증을 쏟아내는 불행의 커플이 되버린다.
숫자 0에 대한 신경쇠약에 걸린 '마코토'가 공포를 극복하고 '히나'와의 원만한 관계를 극복하는 일련의 과정이 읽는 이를 뭉클하게 만드는 포인트인데 사실 초중반까지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꽁냥꽁냥한 핑크빛 분위기와 마냥 착하기만한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 '히나'때문에 냉소적인 본인은 몰입하기 힘들었는데 닭살 돋는 행각에 적응이 된건지 그들의 순수한 마음에 굴복(?)한건지 결말부에선 살~짝 쵸큼 가슴이 저릿~ 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ㅠ_ㅠ 꿈만 바라보고 달렸던 청춘의 한순간. 그리고 아련했던 첫사랑의 기억이 이 작품을 보면서 다시금 되살아났던걸까?...아니면 남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제 목숨을 헌신짝 내버리듯 던져버리는 무모함이 굳어버린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걸까?....
독특한 설정이 시선을 잡아 끄는 오컬트 감성 로맨스였다. 이제 곧 다가올 유난히 센치해지는 가을에 읽기에 딱 좋은 작품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