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줄까? - JM북스
유키 슌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밀어줄까? (2019년 초판)

저자 - 유키 슌

역자 - 손지상

일러스트 - 게미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69p



집단왕따...등교거부...학교폭력....학급붕괴의 현실을 담아낸 문제작



시간이 지날수록 십대범죄는 잔혹해져만 가고 영악해진 아이들은 미성년자 보호법으로 자신의 행동이 용서받으리란 사실을 알면서 거리낌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같은 십대잔혹범죄는 해마다 수치를 더해가는 범죄율 그래프만 봐도 비단 일부 문제아들의 현상이 아니라 대다수의 아이들에게로 확산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대체 언제부터, 어디부터 단추가 잘못끼워진 것인가...2010년도 부터 교사의 학생체벌금지가 시행되면서 교권은 땅에 곤두박질치고 수업시간에 학생들 모두가 딴짓을 하는 학급붕괴장면을 시사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난다. 물론 학생체벌금지법의 명암이 있겠지만 체벌금지로 인한 교권의 실추는 반항적 학생들의 리미트를 해제해버린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설이 길었다만, 이 작품을 읽으며 붕괴된 학급에 대한 우려감이 그 어느때보다 커졌음을 느낀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게될 나의 딸아이가 걱정되기도 하거니와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왕따현상과 학교폭력은 이미 손쓸도리 없이 커져버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ㅠ_ㅠ



중딩 1학년 잇페이는 절친 토모야를 제외하고는 딱히 친한 친구가 없는 살짝 아싸 성향의 아이이다. 달리기를 좋아하여 육상부에서 활동하며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던중 동급생들의 왕따 때문에 등교거부를 하던 소녀 마유코가 오랜만에 다시 학교에 등교한다. 하지만 역시나 반 학생들은 마유코에게 가혹한 왕따와 학대를 시키고, 잇페이와 토모야는 왕따에 가세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말리지도 않는 방관자로 지켜본다. 그런데 마유코가 등교하면서부터 학교에는 죽은 비둘기 사체가 발견되는 횟수가 늘고 이 사체 사진이 SNS에 떠도는 일이 많아진다. 그러던 어느날....같은반 친구 히로가 달리는 차에치어 중상을 입고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는 자살로 처리되고, 사고를 근처에서 지켜본 토모야는 큰 충격을 받고 그날부로 등교를 거부한다. 친구가 걱정이된 잇페이는 토모야의 집을 찾아가지만 토모야는 방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안에서 기묘한 이야기를 한다. 히로가 차에치기전 누군가에게 떠밀린듯한 비명이 들렸다고....


토모야의 등교거부 이후 학급에서 외톨이 신세가 된 잇페이는 언제부턴가 학급친구들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고.....차갑던 시선은 이내 이지메로....순식간에 집요한 학대로 변질되버린다. 졸지에 왕따가 되버린 잇페이는 함께 왕따를 당하던 마유코에게 의지하게 되는데....



그동안 왕따를 소재로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면서 자살을 떠올리는 아이들의 괴로움을 그리는 수많은 작품들을 접해오면서도 새롭게 접할때마다 이전에 경험했던 기억들은 리셋되고 정신이 붕괴되는 듯한 커다란 충격을 경험한다. 이것이 게슈탈트 붕괴인가?...그만큼 피해자의 정신을 지근지근 짓밟아가며 완전히 파탄내버리는 잔혹행위가 집단왕따인것 같다. 이런 정신적 압박은 성인도 멘탈을 부여잡기 힘든데 십대...그것도 갓 초딩을 졸업한 중딩에겐 얼마나 막대한 정신적 데미지를 입히겠는가. 이른바 소리없는 살인자 왕따로 평범했던 잇페이가 점차 무너져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괴롭고 힘겨운 시간인데, 여기에 하나, 둘씩 누군가에게 떠밀려 차에 치어 죽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왕따와 사망사건 사이의 깊은 관계에 대해 추리하게 만든다. 



살의가 없어도 사람은 죽일 수 있다.


자, 그럼 게임을 계속합시다. 문제가 기억이 안 나시나요? 

비둘기는 죽이면 죄가 되지만. 마음대로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것은 뭘까요?

_64p

 


이유없는 악의에서 비롯된 왕따와 학급 전체의 일들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는 무능력한 교사. 그리고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학교폭력의 삼박자가 갖춰지니 아이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는구나...-_-;;; 정신없이 지옥같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참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경악의 결말과 마주하게 된다. 


전부 너 때문이니까!!!!



마지막장 결말을 접하고 소름이 돋았다. 평범했던 학생을 살의 없는 살인기계로 내몰은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픽션을 확대해석하는 나의 섣부른 기우일까? 입안을 가득메운 쓴물이 오래도록 쓰디쓴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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