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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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 (2019년 개정판 1쇄)_가가 형사 시리즈 1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50p



가가 형사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많은 작품중 30년동안 시리즈를 이어가며 애정을 쏟는 캐릭터 가가형사 시리즈가 현대문학에서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추리 내공이 짧다 보니 그동안 가가형사 시리즈는 단 한편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개정판으로 출간되면서 드디어 접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공교롭게 가가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기도의 막이 내릴때]의 출간과 때를 같이하여 기존 가가형사 시리즈가 재출간되니 '게이고'의 팬이던, 가가형사 시리즈의 팬이던 이 어찌 반가운 소식이 아닐소냐!



대학교 4학년인 가가 교이치로는 고등학교시절부터 친구인 사토코, 와코, 도도, 하나에, 나미카, 쇼코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중 사토코를 짝사랑하여 학기초에는 고백도 하였으나 대답을 듣진 못하고, 그저 검도에 정진하는 진지청년이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졸업 후 사회로 나가리라 생각했던 가가의 예상을 깨버리는 일이 발생하였으니...쇼코가 하숙집에서 숨진채 발견된 것이다. 손목을 긋고 물을 받은 세면대에 넣어 출혈사로 사망한...자살....남친이었던 도도와 친구들은 크나큰 충격에 휩싸이고 나름대로 자살이유를 찾던중 쇼코가 죽기전 참석했던 여름캠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그와 동시에 쇼코가 자살 했던 날 쇼코의 방문을 열었던 옆방 후배와 15분 뒤 쇼코의 방문을 열려 했으나 문이 잠겨 열 수 없었던 나미카의 엇갈린 방의 상태에서 쇼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불거지는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는 법. 가가형사 시리즈의 첫 시작인 작품이지만 아직 가가는 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의 신분으로 약간의 제약속에서 친구들의 살인사건을 파헤쳐간다. 사회로 첫발을 내딛기 전 기나긴 학생의 신분을 마치는 졸업이라는 제목은 냉혹한 사회의 룰에 내던져질 가가의 험난한 숙명을 의미하는 동시에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던 이들이 취업, 결혼, 부모의 기대라는 본격적 인생의 기로 앞에서 결국 자신들의 욕망에 휘둘려 자멸하는 것을 의미하는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_- 그만큼 서로 격의 없이 친밀했던 3커플(가가+사토코, 와코+하나에, 쇼코+도도)과 나미카의 관계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들의 웃음 이면에 실로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고 그로인하여 서서히 파멸로 치달아가는 과정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어쨌던, 지금은 사회파추리로 이름을 날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재기넘치는 본격 미스터리의 기발한 추리를 보는 맛이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3년전인 1986년 작에 데뷔작 이후 두번째로 내놓은 작품이라 아직 의욕이 앞선 풋풋함이 언뜻 보이지만 한 건의 밀실살인과 다도의 차를 타는 방식을 이용한 한 건의 살인사건의 정교하고 치밀한 트릭이 이 작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깨닫게 하고, 사실 범인은 어느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결말의 거듭되어 드러나는 'Why done it'을 통해 예상된 범인을 상쇄하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본격이니 트릭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사실 첫번째 트릭은 '게이고'가 공학도출신이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하게 만드는 예상치 못한 트릭이었고, 두번째 설월화 살인은 상자안의 카드를 뽑아 카드에 따라 찻잔을 닦고 차를 따르고 차를 마시는 순서가 정해지는데 이를 이해하기 쉽도록 여러 그림을 실어 설명하고 있지만 머리가 굳어서인지 당췌 뭔소린지 이해가 되지 않아 너무나 답답했다..ㅠ_ㅠ 다만 차를 마시는 순서에 의해 독살이 되는 점에서 얼마전 읽었던 '이노우에 마기'의 [성녀의 독배]가 떠오르더라는...어쨌던, 첫번째 트릭만으로도 신박함을 느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겠다...



시리즈의 끝 [기도의 막이 내릴때]가 나왔지만 가가 형사 시리즈를 온전히 알기 위해선 시리즈의 첫시작 [졸업]을 꼭 읽어야만 하는 법. 아직 사회에 때묻지 않은 가가가 형사가 되고 앞으로 겪을 사건들을 통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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