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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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현장은구름위 (2019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재인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75p



사건을 몰고 다니는 스튜어디스 콤비



요근래 재간된 작품만 읽다가 오랜만에 초역으로 만나게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다. 이번 작품의 무대는 구름 위! 땅덩어리, 국가간의 경계를 넘어 하늘을 활보하는 비행기안에서 근무하는 스튜어디스들을 주역으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과 사고들을 '게이고'만의 기발한 재치와 유쾌한 코믹, 신박한 트릭으로 능수능란하게 주무르는 작품집이다. 심오한 주제를 놓고 심각하고 무겁게 펼쳐지는 사회파 추리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심각은 잠시 내려두고 가벼운 코믹터치 추리극이 생각지 못한재미를 선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애의 행방][탐정클럽] 처럼 부담없이 즐기기에 딱 좋았던 작품이었던것 같다.



신일본 항공의 명물 콤비 스튜어디스가 있으니 A코와 B코이다. 

매력적인 외모, 스마트한 머리, 논리적 사고로 사내 특등급 사원으로 손꼽히는 A코와

다소 미흡한 외모, 생각 자체를 기피하는 무논리 사고지만 간신히 턱걸이 채용으로 뽑힌 B코.

둘사이의 엄청난 격차와는 달리 매우 사이가 좋아 항상 함께 비행을 하는 친구사이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가는곳엔 살인, 유괴, 협박 등등등.....온갖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으니....

그녀들의 비행기를 탄 승객들에겐 불운을 몰고다니는 콤비가 아닌가?!!! -_-;;;;;



1. K호텔 살인의 밤 

무사히 비행을 마친 A코와 B코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우연히 비행당시 복통을 호소했던 손님이 같은 호텔에 묶게 되고, 반가운 마음에 함께 간단한 술자리를 갖는다. 유쾌한 술자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간 남자 손님은 방안에서 자신의 아내가 참혹하게 살해된것을 발견하고 긴급히 경찰에 신고한다. 첫 시작부터 벌어지는 살인사건....그리고 아내가 죽기직전 호텔보이가 아내에게 샌드위치를 건네는 것을 목격한 B코. B코의 목격이후 30분간의 시간동안 남편은 자리를 비운적이 없고...범인의 정체가 오리무중일때 A코의 놀라운 추리가 펼쳐진다..... 

- 별다른 배경묘사 없이 곧바로 직진하는 사건의 전개에 금새 작품에 빠져들고 허를 찌르는 기막힌 트릭에 정신이 빠진다. 



2.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단체 아기동반 여행객 25쌍을 받게된 A코와 B코는 비행시간 동안 한바탕 아기들과의 전쟁을 벌인다. 그녀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25쌍의 단체승객들을 내려보낸뒤....빠트린 물건이 없는지 비행기 안을 살피던 B코에는 놀라운 분실물을 발견한다.....분실물의 정체는 바로 살아있는 아기였던것...탑승과 하차시 분명 25명의 아기를 확인한 A코와 B코에게 덩그러니 남겨진 갓난아기...아기의 부모를 찾아라!!!  

- 이 단편은 이 작품이 1989년 작이란걸 감안해야 될 것 같다. 지금의 비행기 탑승 시스템이라면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ㅎ 그땐 이렇게 허술하게 운영되었을진 모르겠지만 아기가 남겨지게된 상황 만큼은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에피소드 였다. 물론 그 다음 부모의 대응이 문제겠지만.....-_-



3. 중매석의 신데렐라 
승객과 마주보고 앉는 비상탈출구의 좌석에 앉게된 B코 앞에 앉은 멋들어진 남성은 비행 내내 B코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남자의 눈길을 알아차린 B코 역시 남자의 눈길이 싫지만은 않고, 이윽고 비행 끝에 B코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남성.....이 남성은 추녀에게 끌리는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인가? 아니면 숨겨놓은 꿍꿍이가 있는 것인가?....

- 범죄가 아닌 코믹한 웃픈 상황이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코믹 단편이다. 오직 B코이기에...그녀이기에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남자의 반전의 본심이 웃음폭탄을 터트린다.



4. 길동무 미스터리 

비행중 A코에게 대학동창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고 말하는 남자승객. 다른 자리 B코에게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를 묻던 여자승객....그리고 일면식 없어 보이던 두 남녀는 공항 근처 호텔방에서 나란히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가슴에 칼이 찔려 사망한 여성과 손목을 긋고 욕조물에 담근채로 죽은 남자....칼에는 여성의 지문만이 묻어있고, 경찰은 동반 자살을 의심하고 수사한다. 하지만 이 두남녀의 접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A코와 B코는 직접 사건 수사에 뛰어드는데....

- 본의아니게 죽음의 길동무가 된 남녀의 미스터리. 절박한 가장의 책임...그 책임에 휘말린 여성....그리고 그 어떤 진실에도 눈하나 깜짝안하고 의연한 한 여성....-_- 제일 무서운건 마지막 여성이구나....



5. 아주 중요한 분실물 

화장실 바닥에서 유서가 담긴 봉투를 발견한 A코는 B코와 함께 유서를 돌려주기 위해 머리를 싸멘다. 비행중 화장실을 다녀간 승객은 고딩소녀, 회사원, 대머리 아저씨, 할머니, 중년 아줌마, 젊은 여성까지 6명...이 6명중 한명이 자살을 결심했고, 가슴에 품었던 유서를 떨어트린것. 이제 유서의 진짜 주인을 찾기 위한 그녀들의 추리가 시작된다.....

- 여기저기 맥거핀을 흘리면서 유서 주인의 정체를 흔들고, 아닐것 같은 사람을 그녀들과 함께 소거법으로 지워나가지만.....역시 반전은 가장 아닐것 같은 사람이 장본인이라는 것!!! 생각지 못한 주인과 자살을 결심하게된 이유가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6. 허깨비 승객 

항공사로 걸려온 전화를 우연히 받게된 A코에게 전화기속 남자는 그녀가 탔던 비행기에서 내린 여성을 납치해 살인했다고 말한다. 뒤이어 돈을 건네지 않으면 탑승했던 다른 승객도 죽이겠다고 협박한뒤 전화를 끊는다. 비밀리에 경찰들과 함께 수사를 벌이지만 그녀가 탑승했던 비행편에서 사망한 여성은 없는것으로 확인된다. 남자의 협박은 그저 거짓일까? 아니면 항공사에서 누락된 승객이 있는 것인가?.....

- 다소 무리한 설정이지만 또 일본이라면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라 완전 허망한 이야기라 치부하기엔 뭔가 미심쩍은...-_-;;; 



7. 누가 A코를 노리는가  

비행을 마친 A코에게 경찰이 찾아오고, 남자가 찍힌 사진한장을 건네며 타고온 비행기에 사진속 남자가 있었는지를 묻는다. 사진속 남자는 A코가 스튜어디스가 되기전 대학에서 사귀었던 남자였고,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언급한다. 그날 저녁 쇼핑을 마치고 어두운 도로가를 걷던 A코에게 느닷없이 돌진하는 승용차....간신히 돌진하는 승용차를 피한 A코는 겁에질려 B코와 함께 사는 숙소로 뛰어간다. 낮에 있었던 경찰이 들고온 사진속 전남친이 마음에 걸리던 찰나 전남친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전남친은 A코와 직접 만나자고 이야기 하는데...A코를 노리는 자는 누구인가?...

- 역시 범인은 의외의 곳에서 나타나고, 경찰도 생각지 못한 트릭을 풀어내는 건 똑순이 A코라는 것. 그녀의 현명함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살인범을 잡는데 일조한다. 



작품이 쓰였던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군더더기 없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추리의 묘미를 자극하는 삼~사십 페이지 내외의 작품들은 단편추리만의 몰입감과 속도감을 선사한다. 머...1989년 작이지만 '게이고'의 주특기인 극강의 가독성은 그야말로 5G급이라는...ㅎ 개인주의, 이기주의에 안하무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B코와 미모와 지성을 갖춘 A코가 크로스된 명탐정 콤비의 좌충우돌 유쾌한 활약이 코믹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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