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브링미백 (2019년 초판)
저자 - B. A. 패리스
역자 - 황금진
출판사 - 아르테 (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4p
날 가지려면 죽여줘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 단 두편으로 메리지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줬던 작가 'B. A. 패리스'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심리스릴러의 여왕답게 이번 작품도 절박한 상황에 놓인 여성의 밀도있는 심리묘사가 펼쳐지는 스릴러 일거라 생각하고 책을 들췄는데, 보기좋게 빗나가 버렸다. -_-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남친'이었다.
메리지 스릴러에서 언제나 공식처럼 통용되어오던 돈많고 매너좋은 남친 혹은 남편, 하지만 완벽한 외면에 감추고 있는 본성은 그야말로 사악하고 악랄한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을 처음부터 반전시킨 것이다. 사실 심리 스릴러 그중에서도 메리지 스릴러는 캐릭터의 설정만 다를뿐 어느정도 기본틀은 그대로 가져가는 장르이다 보니 여러 작품에서 비슷비슷한 자가복제적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데, 그런면에서 볼때 이번 [브링 미 백]은 메리지/로맨스 스릴러의 기본 공식을 깨는것과 동시에 작가의 전작들과도 다른 성격의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물론 남친을 주인공으로 치명적 악녀와 일전을 벌이는 '피터 스완슨'의 [아낌 없이 뺏는 사랑]도 있지만 어쨌던 이 작품은 결말까지 따져본다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신박한 설정의 작품임은 분명한듯 하다.
어쨌던...그래서 우리 주인공 핀의 이야기는 이렇다.
영국에서 펀드매니저로 돈꽤나 만지는 젊고 잘생긴 청년 핀은 1월 1일날 시골에서 막 상경한듯 보이는 촌스러운 매력녀 레일라와 만나고 순박한 매력에 바로 사랑에 빠진다. 어찌저찌 레일라의 마음을 뺏은 핀은 그녀와의 결혼을 꿈꾸고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여행 내내 시무룩해 보이는 레일라....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이유를 케묻던 핀은 레일라의 고백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녀가 여행전 핀을 두고 다른남자와 섹스를 했다는 것이다. 소위 뚝배기 깨지면 이성이 마비되고 폭력성향을 보이던 핀은 레일라의 고백에 뚝배기가 산산조각 나고...차에 타고 있던 레일라를 끌어내려 미친듯이 흔들어댄다. 그리고 주먹으로 치려는 찰나.....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에서 마음을 진정하고 가보니......레일라가 없다....-_- 그 어디에도.....
그로부터 12년 뒤....
장기실종에 따른 사망처리가 된 레일라의 장례식장에서 레일라의 언니 앨런과 만난 핀. 동생과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앨런과 사랑에 빠지고....그렇게 (꿩 대신 닭?) 앨런과 교제하던 핀은 주변사람들에게 앨런과의 결혼을 발표한다. 그런데...결혼 발표 이후부터 앨런과 핀이 함께 사는 집 주변에 놓여있는 마트로시카 인형...그 인형은 실종된 레일라가 갖고 있던 인형과 똑같은 인형이 아닌가....처음엔 누군가의 장난일거라 무시하던 핀은 계속되어 발견되는 인형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인형과 함께 날아온 메일 때문에 지독한 혼란에 빠진다.
'레일라와 만나고 싶다면 앨런을 죽여줘!'
12년 전 사라진 레일라....그리고 12년 후 나타난 마트로시카 인형....
사라진 레일라인가? 아니면 그녀의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누군가인가?!!!!
12년 만에 나타나 핀을 압박하는 정체불명의 협박범도 스릴의 요소지만 그것 둘째치고 개인적으로 작품에 동화되어 감정이입했던 요소는 바로 이거다.
12년전 2년동안 미치도록 열광적으로 사랑했던 치명적 매력의 레일라 VS 현재 결혼 예정인 지고지순한 현모양처감 앨런...
당신이 핀이라면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ㅋ 남초 사이트에 가면 이런 류의 VS질문이 많이 올라오는데, 예를들면 이런거다. '한가인 VS 김태희 둘중 사귈 수 있다면 누구와 사귀겠는가?' 떡줄사람은 생각도 않하는데 괜히 진지하게 둘 사이를 고민하고 있는 모태솔로 독거노인들....-_-;; 그런데 본인이 이 작품을 읽으며 어느새 레일라(진짜 레일라 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서라도)와 앨런을 밀리그램 단위까지 저울질 하고 있는것 아닌가!!! 친자매를 사이에 두고 이렇다 저렇다 선긋기를 못하고 갈팡질팡 왔다리 갔다리 흔들리는 핀의 모습이 우유부단 혹은 어장관리 하는것 같아 답답하면서도 왠지 은근히 공감되는 미묘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개인적으론 이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었다는...
결말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생각지도 못한 깜놀할 반전을 마련해놓고 있는데, 딱 반전과 마주했을때 쉬이 납득되지는 않았으나 실제적으로 유사 사례가 있는 케이스인 만큼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수긍되어졌고 결말의 비극적 안타까움이 더해진듯 하다. 불쌍한 XXX여...ㅠ_ㅠ 'B. A. 패리스'의 팬이라면 실망시키지 않을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