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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신카이 마코토 / 비채 / 2019년 5월
평점 :
그녀와그녀의고양이 (2019년 초판)
원작 - 신카이 마코토
저자 - 나가카와 나루키
역자 - 문승준
출판사 - 비채
정가 - 11800원
페이지 - 199p
지금의 신카이 마코토를 존재하게 만든 출발점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에서도 초대박을 친 빛의 마술사이자 감성 애니메이션의 일인자 '신카이 마코토'를 있게한 기념비적인 데뷔작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가 소설로 출간되었다. '신카이 마코토'가 게임회사 재직시절 만든 4분 49초의 흑백 애니메이션에 소설가 '나가카와 나루키'가 애니메이션과 이어지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여 4편의 옴니버스 단편집으로 탄생한 것이다.
사실 [너의 이름은] 신드롬 이전에도 '신카이 마코토'는 극장판 데뷔작 [별의 목소리] 때부터 눈여겨봐왔던 감독이었고, 신작이 나올때마다 빠짐없이 챙겨보는 감독이다. 매 작품마다 현실 배경을 그림으로 옮긴듯한 사실적 작화와 배경과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진지하고 세밀한 이야기가 마음을 울렸는데, 우연히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여 포털에서 보게된 1999년에 발표된 이 5분짜리 애니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특히 감독의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감성과 짧은 시간안에 애니와 텍스트로 이루어진 독백이 어우러져 바쁜 도시속에 한없이 외로운 그녀와 고양이의 교감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작품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최소 17년전...이제는 기억속에서 흐릿하던 단편 만화를 글로 다시 만나게 되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고 쓸쓸하게만 끝났던 애니의 뒷이야기를 볼 수 있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은 사람에 상처받고, 사랑에 상처받고, 관계에 상처받은 상처입은 그녀들이 아주 우연히 만난 고양이들로 인하여 위로받고 함께 극복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반려묘로 인하여 위로와 감동, 희망을 이야기하는...힐링계 단편집이다.
1화
엇갈린 삼각관계로 고통받는 미유는 우연히 주은 새끼 고양이 초비를 키우면서 혼자가된 고독감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초비는 주인이 일나간 사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새끼암고양이 미미를 만나고 미미는 초비에게 마음을 여는데....
2화
주인에게 버림받은 미미는 그림을 그리는 레이나에게 자주 먹이를 얻어먹는다. 부모집을 나와 독립한 고등학생 레이나는 미대 시준비만을 위한 학교에 염증을 느끼고 등교거부를 이어간다. 미미는 동네에서 제일 강한 숫고양이에게 매력을 느끼고 교미하고, 어느새 배가 불러와 출산이 임박하는데...
3화
미미가 출산한 막내 쿠키는 레이나의 근처 가족에게 입양된다. 어미와 떨어져 낯선 집에 홀로 남은 쿠키는 그곳에서 언제나 방에서 나오지 않는 소녀 아오이를 만나고 그녀가 집밖을 나가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 친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에 마음을 닫아버린 아오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쿠키에게 마음을 내주는데.....
4화
집을 나온 쿠키를 미미에게 안내해준 길고양이 구로는 친하게 지내던 개 존의 부탁으로 존을 길러주던 노모 시노의 집에 아침마다 방문한다. 기르던 개가 목줄을 풀고 사라지고 대신 개집에 시노가 있는것을 발견한 시노는 길고양이에게 아침마다 먹이를 챙겨준다. 아침마다 시노가 챙겨준 밥을 얻어먹던 구로는 어느새 존이 살던 개집을 자신의 집인냥 눌러앉게되고, 어느날 홀로살던 시노의 집에 회사를 다니던 조카 료타가 방문하는데......
각 단편에 등장했던 인물과 고양이가 다음 단편의 주역으로 이어지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끝까지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만드는 작품이다. 애묘인들, 비애묘인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휴머니즘+캣머니즘 작품으로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지는 감성적인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야마 준코'의 [고양이는 안는 것]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진한 감성이 가득 담겨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잔잔한 감동으로 웃음짓게 만드는 착한 냥이와 사람들의 이야기....삭막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