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적도 류츠신 SF 유니버스 3
류츠신 지음, 김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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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적도 (2019년 초판)_류츠신SF유니버스-3

저자 - 류츠 신

역자 - 김지은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07p



우주의 비밀을 찾아서...



[삼체]로 아시아 최초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의 작가 '류츠 신'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단편을 각색하여 내놓은 [류츠신 SF 유니버스]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전작 [우주 탐식자]로 중국의 SF식 우주설화를 보여준 작가의 이번 작품은 또 어떤 세계를 그리고 있을까...SF가 주는 경이로운 지적유희와 그 속에 담긴 깊이 있는 철학이 어우러진 '류츠 신'만이 줄 수 있는 네 가지 유니크한 하드SF세계가 펼쳐진다.



1. 바다산

에베레스트 등반에서 동료를 잃은 충격으로 산과는 가장 멀리 떨어진 적도부근 바다에서 심층 지질학을 연구하는 펑판은 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빠른속도로 접근하는 괴구체의 소식을 뉴스로 듣는다. 마침내 구체는 지구의 정지궤도에 멈춰서고 달의 10분의 1 지점에서 강한 질량으로 끌어당기는 인력은 적도의 바닷물을 공중으로 1950미터나 끌어올려 바다산을 만들어낸다. 가슴속 등반에 대한 열망을 감추며 살아온 펑판은 바다산을 보며 남은 목숨을 바다사을 등반하는데 사용하겠다며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바다산의 정상에 오른 펑판은 구체속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는데.....

- 하늘 끝까지 솟아오른 바다산을 보면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착륙한 블랙홀 주변 물의 행성에서의 쓰나미가 떠올랐다. 사실 바다산 정상에서 외계인과 펑판의 대화가 이 단편의 핵심부분이다. 고체행성 속 비어있는 공간에서 문명이 발달한 외계종족은 행성밖 우주로 나오기 위해 수천키로미터의 돌외벽을 깎아내고 마침내 우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5만년을 들여 우주의 끝을 향해....우주의 밖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나긴 길을 떠나고 있다는 외계인의 말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거대하고 광할한 우주는 분명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그 무한한 우주역시 그 끝은 있는법...과연 우주의 끝엔 외계인의 행성처럼 셀 수 없을 정도의 딱딱한 외피로 둘러쌓여 있을까?...



2. 최초의 빛

외과의사는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사운산 천문대를 찾고 응급환자를 응급차에 이송한뒤 잠시 천문대를 둘러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천문학자인 그녀를 만나 함께 천체망원경을 관찰하고, 태양의 번쩍이는 빛을 발견한다. 이후 4년뒤 우연히 천문대를 찾은 의사는 그곳에서 다시한번 그녀와 마주치고 함께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는데, 4년전 그들이 보았던 발광이 4광년의 거리를 지나 다른 행성에서 번쩍이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태양에서 시작된 빛이 행성들을 차례로 이동하는 것이다.....

- 짧게는 4년 부터 십수년 수백광년의 거리를 이동하며 행성을 지나는 빛의 정체는 무엇일까...작품속 뇌과학자는 이 빛으로 번뜩이는 가설을 생각한다. 우리의 뇌속에도 이 행성을 여행하는 빛과 마찬가지로 수천억개에 이르는 뉴런을 이동하는 신경이 빛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우주는 어떤 존재의 머리속인걸까....



3. 메시지

낡은 바이올린을 켜는 노인에게 어느날 찾아온 청년은 아무렇지 않게 내일, 모레의 일들을 맞춰낸다. 그리고 그가 빌려준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시작한 노인은 바이올린의 깊고 청아한 소리에 깜짝 놀라게된다. 이후 청년이 바이올린을 가지러 오기전까지 밤을새며 바이올린을 켠 노인은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손대기만 해도 끊어져 버릴것 같던 바이올린의 줄이 활로 키면 킬수록 가늘던 줄이 굵어지는 것이 아닌가.....

- 미래에서 노인을 찾아온 청년...이 청년은 말년의 노인...아인슈타인에게 미래의 일을 귀뜸해준다. 다른 3편의 단편과는 다른 소소하고도 신비스러운 이야기였다.



4. 마지막 비밀

지구를 가르는 입자가속기인 아인슈타인 적도를 개발, 공사를 마친 박사는 이제 실제 테스트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리고 실험의 그날....거대한 입자가속기 통로가 통째로 사라져 버리고 그곳엔 잔디만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한 박사는 망연자실한다. 그순간 태양을 등지고 박사에게 걸어온 의문의 남자는 자신을 우주해결사라 소개하고, 입자가속기를 시동하는 순간 우주진공현상으로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전체가 엄청난 위험에 빠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입자가속기를 없애버렸다고 말한다. 이에 좌절한 박사와 동료들 앞에 우주해결사는 대신 인간이 추구하는 진리를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다만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 10분뒤에 죽어야만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말이다....-_-;;;

-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바쳐 진리추구에 매진하던 연구자들은 목숨을 걸고 진리의 비밀을 깨닫고 아주 만족한채 불타는 숯덩이로 산화한다. 학자들의 불타는 연구욕을 그리면서 명예와 돈에 물든 현실의 학자들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머...돈과 명예를 위해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국민을 기만한 사건이 우리 기억속에 박혀있는 만큼 작품속 과학자들의 모습이 더욱 대조적으로 보였던것 같다.



분량은 짧고 영어덜트를 위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최신의 과학이론을 토대로 우주와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넓은 시각은 분명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넘어 우리를 가두고 있는 껍질을 깨고 미지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4편의 단편은 분명 주변의 가벼운 자극에도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극제가 될것이요, 어른들에게도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 좋은 기폭제가 될것이다.



역시....'류츠 신'이다. 대륙의 스케일과 철학이 작디작은 입자에서 광활한 우주까지 모두를 품어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체] 3부는 올해안에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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