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힌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파묻힌거짓말 (2019년 초판)

저자 - 크리스티나 올손

역자 - 장여정

출판사 - 북레시피

정가 - 16000원

페이지 - 526p




거대한 음모의 서막



노르딕 누아르를 대표하는 스웨덴의 걸작 하드보일드가 새롭게 국내 초역되었다. 스웨덴 범죄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며 북유럽 스릴러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작가 '크리스티나 올손'의 대표시리즈 '마틴 배너'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출간된것이다. 바람둥이 변호사 배너가 단순한 호기심으로 수임한 사건을 통해 거대한 음모의 한가운데 빠지게 되고, 자신의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고군분투가 숨쉴틈 없이 휘몰아친다. 그야말로 뼈속까지 얼려버릴 듯한 북유럽의 차디찬 칼바람처럼 말이다...'파묻힌 진실'도 아니고 '파묻힌 거짓'이라니?...가려진 거짓을 걷어내야 비로소 숨어있던 진실이 나온단 말인가?...거짓마져 은폐 할 정도로 역겹고 추악한 진실이 수면위로 떠오른다.....  



젊은 남자 하나가 사무실로 찾아와 부탁을 했다. 죽은 여동생의 누명을 벗기고 사라진 조카를 찾아달라고 했다. 처음엔 마지못해서였지만 나중에는 내가 이 사건에 점점 빠져들었다.

이제 나는 눈만 남기고 온몸이 늪에 빠진 꼴이 돼버렸다.....



뛰어난 두뇌회전, 그럭저럭 괜찮은 실적, 세상 모든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자신감...자유연애주의 바람둥이 변호사 마틴 배너는 사고로 죽은 동생의 조카를 양녀로 맞아 기르는 미혼부 변호사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노숙자의 차림을 한 남자가 사무실로 찾아온다. 자신을 바비라 소개한 남자는 억울하게 죽은 동생의 누명을 벗기고 동생의 실종된 조카의 행방을 찾아달라 의뢰한다. 사라 텔...바비의 동생 사라 텔은 미국과 스웨덴을 오가며 다섯 명의 사람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으로 체포되어 공판직전 탈출하여 어린이 집에 있던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도주 후 그날 밤 다리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아들역시 그녀가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수색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는다. 온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물여섯 살의 연쇄살인범이 누명이었다는 오빠의 주장을 받아 들일 수 없었던 배너는 바비의 의뢰를 거절하려고 하지만, 바비는 배너에게 그녀가 무죄라는 증거라며 살인이 벌어진 시간대 살인사건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로 이동한 버스표를 내민다. 승차한 사람의 이름조차 표시되지 않는 단순한 버스표 한장이 누명의 증거라니....도저히 납득하기 힘들지만 강한 확신을 갖는 바비의 태도에 독자적으로 사건을 조사하는 배너는 생각지 못한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갖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망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다니...일단 독특한 사건의 도입부가 호기심을 일으키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다섯 살 양녀를 시터에게 맡기고 매일 저녁 눈맞는 여성과 섹스를 하고 귀가하는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보이 마틴 배너의 안정적이고 부족할것 없는 개인적 생활을 배치시키면서 사라 텔 사건에 엮이면서 배너가 얼마나 지옥의 구렁텅이의 나락으로 빠질지, 그 지옥의 밑바닥에서 어떻게 기어나올지 무척 기대하게(남의 불행을 기대한다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_-;;) 만든다. 



그리고 그 (못된)기대는 몰아치는 반전의 반전과 끝도 없이 확장되는 스케일에 기대를 넘어서는 일종의 확신으로 자리잡는다. 사라 텔의 주변을 조사하면서 우연히 얻게된 그녀의 일기장...그리고 그 일기장에 언급된 루시퍼의 정체...텍사스와 스웨덴을 오가며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루시퍼의 이름값에 걸맞게 그의 악행은 상상을 초월하고, 매춘, 마약으로 교묘하게 연결된 검은 커넥션은 이미 국경이라는 경계를 허물어 버릴정도로 거대한 조직성을 갖는다. 줄곧 사라 텔과 루시퍼의 정체를 조사하면서 배너의 한켠에서 가열차게 울리던 경고음은 마침내 무시하지 못할 현실의 위기로 실체화되고...발을 빼기엔 너무 깊이 진창에 빠져버린 배너....이제는 사라 텔이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제목이 [파묻힌 거짓말]이라서일까...이건 주변인들의 진술이 쌓일수록 앞선 사실은 거짓으로 뒤집히고...거짓과 진실이 끊임없이 혼재되면서 독자를 반전의 무아지경에 빠트린다. -_- 솔직히 대강의 커다란 줄기는 충분히 짐작 가능한데, 이런 스토리가 진행되야만 드러나는 사실을 통한 반전의 묘미는 전혀 예상 할 수 없는 터라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와함께 미스터리한 수장의 국제범죄조직과 조직의 끔찍한 만행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젠장! 완전 잘못걸렸다' 같은 낭패감과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무기력감을 넘어서는 공포의 감정을 느끼는 배너에게 완전 감정이입 하게 만든다. 



정말로 사건은 나의 예상을 한~~~참 넘어서는 역대급 스케일로 확장되고...이 복잡한 이야기가 전혀 충돌없이 스무스하게 흘러간다. 오백여 페이지가 넘는 볼륨에도 거대한 이야기의 서막을 본것 같다. -_- 바꿔말해 이 사라 텔 사건은 [파묻힌 거짓말]에서 종료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네 그려...[파묻힌 거짓말]이 사라 텔을 위한 배너의 이야기였다면....다음 작품은 배너가 작품의 중심이 되는 진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진 배너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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