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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3미터의 카오스
가마타미와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평점 :
반경3미터의카오스 (2019년 초판)
그림 - 가마타미와
역자 - 장선정
출판사 - 비채
정가 - 11800원
페이지 - 162p
우리주변 블랙홀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본인은 유독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코믹한 상황과 직면하게 된다. 종종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기억에 남는 몇몇 에피소드를 풀면 좌중의 폭소를 유발하면서 독특한 사람이란 평을 받곤 하는데, 이제는 세월도 많이 흐르고 레전드급 에피소드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했던 고등학교의 추억은 흐릿해져 아쉽기만하다...그런데 그런 잊혀져 가던 사연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코믹 만화가 있었으니...바로 [반경 3미터의 카오스]이다. 십팔년동안 일기를 써오면서 작가는 코믹한 상황과 웃기는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일기에 꼭 기록했다고 한다. 그렇게 성인이되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고, 일기속 고이 모셔놓은 레전드 사연들을 만화로 그려 블로그에 올리니 초대박이 터져 어느덧 바다건너 한국에도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때때로 마주하게 되는 인상적인 사건들을 꼼꼼이 기록한것 만으로 일기는 보물단지가 되었고, 나아가 초대박 인기만화가로 자리잡게 된것이다. 아...ㅠ_ㅠ 나도 내가 겪은 일들을 기록했더라면......그런데 그림을 못그리는구나.....-_-;;;;;
세상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고, 별처럼 많은 사람들중엔 유독 독특하고 자유로운 개성으로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구축한 사람들도 다분히 많다. 이 작품엔 바로 그런 사람들과 만나게 된 저자의 주옥같은 사연이 만화로 기록되어있다. 누가봐도 평범한 여성인 저자에게 어떤 마법이 걸려있기에 반경 3미터에만 접근하면 정신을 앗아가는 혼돈의 카오스가 발생하는건지...ㅎㅎ 그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단 한번도 경험하기 힘들 개성으로 똘똘뭉친 레전드 사람들의 코믹퍼레이드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만화속 몇몇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가 겪었던 기억이 크로스 오버된다...-_-
[1]
'미안해...딸.....그땐 나도 당황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고 원숭이들이 레슬링 하는거라고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단다...ㅠ_ㅠ'
[2]
그런데 아이스티를 따뜻하게 먹으면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_-
나역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뜨겁게 달라고 주문한적이 있었는데 사실 이런 실수는 꽤 흔한 실수라는...
[3]
아드님의 바지 허리사이즈를 재겠다며 제 목에 바지를 둘러메던 남대문에서 만난 아주머니...아드님 바지는 잘 맞으시던가요?...다짜고짜 바지로 제 목을 조르시기에 절 죽이시려는줄 알았습니다....
비록 독특한 사람들이지만 악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기에 저자의 기막힌 상황을 웃으며 편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개중엔 조금 선을 넘어간 사람들도 보이긴 하지만....-_-;;; 어쨌던 우리 주변에 흔하게....는 볼 수 없지만 또 한번쯤은 만나봤음직한 이웃들의 기행과 멘붕에 빠지는 작가의 당황스러운 모습이 콜라보되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