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컨퓨전 - 소설
세이소 나츠메 지음, 윤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초콜릿컨퓨전 (2019년 초판)

저자 - 세이소 나츠메

역자 - 윤재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19p



사랑은 동상이몽



발렌타인 데이에 가장 어울릴법한 초컬릿처럼 달콤하고 체리처럼 상큼발랄한 오피스 코믹 러브 로맨스...[초콜릿 컨퓨전]이다. 제22회 전격 소설대상 미디어웍스 문고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야쿠자 버금가는 살벌함을 풍기는 삼백안 때문에 35살까지 모솔로 외롭게 지낸 경리과 남성과 미모의 27살 무역과의 에이스 커리어 오피스 레이디 여성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서 비롯된 오해로 만난 두 사람의 좌충우돌 엽기발랄 강제연애 스토리이다. 평소 즐겨보는 장르는 아니지만 운좋게 서평의 기회를 얻어 읽을 수 있었다. 



강렬하고 험악한 인상으로 단 한번도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받아보지 못한 키타카제...역시나 올해 발렌타인 데이도 여지없이 그냥 넘어가는가 보다...체념하며 야근을 하고 있었는데...옆 무역과의 짝사랑녀 치사도 바쁜 업무때문에 퇴근이 늦어진다. 일을 끝마치고 뒷정리 후 엘리베이터에 간 키타카제는 그곳에서 먼저 서있는 치사를 보게된다. 그런데 치사의 높은 펌프스 힐이 부러져 어쩔줄을 몰라하는 모습을 보게되고...급히 가방속에 갖고 다니던 일회용 슬리퍼를 그녀에게 건낸다...놀란듯한 그녀...하지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순순히 슬리퍼를 받아든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둘만의 정적이 흐르고....갑작스럽게 엘리베이터를 나가던 치사는 급히 초콜릿 상자를 키타카제에게 던지듯 건네고 부리나케 달려간다. 집으로 돌아와 상자를 연 키타카제는 놀라움과 환희의 감정이 전신을 휩쓸고....초콜릿 위게 곱게 쓰여있는 '사랑합니다' 글귀...35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고백이 담긴 진심초콜릿을 받은 것이다!!!!! 이어 다음날 치사에게 자신 역시 치사를 좋아했었다고 박력있게 고백하고...그렇게 그녀와 그의 연애 1일이 시작된다....-_-;;;



터질듯한 설레임과 기쁨에 삼백안을 부릅뜨고 몸둘바를 몰라하는 키타카제와는 달리 눈물이 고인체 두려운듯 몸이 굳어버린 치사의 대조적인 모습....살기 위해서는 이 남자와 데이트 해야 한다!!! 입밖에 내지 못하는 그녀의 소리 없는 절규...ㅎㅎ 이 엇박자스러운 그들의 비밀사내연애 속 두 사람의 동상이몽이 작품내내 웃음짓게 만드는 코믹한 요소로 작용한다. 흰자에 점하나 찍은 듯한 살벌한 삼백안...시력이 좋지 않지만 결벽증적 성격 때문에 안경이나 렌즈를 쓰지 않아 언제나 미간을 찡그리고 쳐다보게 되고...눈빛이 마주친 상대는 그 살기의 눈빛에 죽음의 위협을 느낀다. 가만히만 있어도 홀로 홍콩 야쿠자를 섬멸하고 현재 회사에 숨어있는 킬러라는 무시무시한 소문을 생산하는 남자....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목숨을 내걸고 그와 사귀어야만 하는 비운의 여성...-_-;;; 



불현듯 학창시절에 봤던 일본 만화 한작품이 떠오른다. [엔젤전설]...너무나 여리디 여린 착한 학생이지만 악마같은 흉악한 외모 때문에 오해를 받아야만 했던 악마의 얼굴을 한 천사 소년의 고딩시절 전설을 소개하는 코믹만화....[초콜릿 컨퓨전]의 키타카제에게서 [엔젤전설]의 기타노 세이치로의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고딩이었던 [엔젤전설]의 주인공이 그대로 나이를 먹어 35살 회사원이 된 모습을 그린 작품이 이 [초콜릿 컨퓨전]이랄까...두 작품사이에서 발견되는 무섭도록 놀라운 평행우주 같은 공통점들...ㄷㄷㄷ [엔젤전설]의 전설을 잇는 [러브전설]인 것이다...




[당신은 알고 있는가...천사의 날개를 가진 악마...[엔젤전설]을....]


.

[이것은 지극히 온화하고 평온한 기타노 세이치로의 모습들이다...]



어쨌던...기이한 외모의 소유자 키타카제와 미모의 레이디 치사 각자의 시선이 번갈아 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흉악한 외모에 눈치는 겁나 없는 키타카제가 홀로 김치국 사발 드링킹하며 정신승리하는 남자의 시선과 목숨의 위협을 받고 남자에게 살해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데이트를 하는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처절한 여자의 시선이 이어지니 이런 현격한 온도차가 너무나 웃긴데...그런데...왜 눈물이 나는거지?....왜 키타카제에게 감정이입이 되는거지?...난 흉악하지 않은데....ㅠ_ㅠ 왜 이렇게 웃픈걸까...



사랑은 언제나 착각과 오해를 동반한다. 다만 이 작품은 그 정도를 하늘과 땅차이로 벌려놨지만 말이다...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고난과 역경을 물리치는 것은 사람에 대한...좋아하는 이에 대한 진심이다. 내내 코믹하고 웃픈 상황이 전개되다 느닷없는 진심고백으로 멀어져 있던 마음과 마음이 맞닿고 서로 통하게되면...어느새 마음속엔 사랑이란 감정이 싹트고 내 마음엔 잔잔한 감동이 물결친다...달달하고..따뜻하게 말이다....-_-



마냥 코믹과 로맨스로 점철된 작품은 아닌것이 직장 여성으로서의 차별적 시선, 결혼과 육아의 병행, 유리천장 등등 현실적인 애환과 어려움을 치사를 통해 지적하고 있어 여성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것 같다. 시종일관 코믹한 상황속에서 가까워 지는 두 사람을 보며 메마른 연애세포를 살짝쿵 일깨워 줄 수 있는 달달한 작품이었다. 손발이 오그라 드는 부분도 있지만...매일 자르고 써는 스릴러만 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러브 코미디를 보니 뭔가 리프레시 되는것도 같고...-_-;;;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속편 [초콜릿 셀러브레이션], 외전 [해피 레볼루션]이 국내 출간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온다면 꼭 찾아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