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 - JM북스
마쿠라기 미루타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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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은올려다보는그대에게상냥하게 (2019년 초판)

저자 - 마쿠라기 미루타

그림 - 오카즈

역자 - 손지상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85p



우연이 이어준 선물같은 사랑



상큼한 러브스토리 [나와 그녀의 왼손]을 출간했던 제우미디어에서 신작 라이트 노벨이 출간되었다. 제목도 긴 [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밤하늘을 밝혀주는 별들처럼 빛나는 야광 애드벌룬이 맺어준 선물같은 사랑...그리고 이별...상처입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가 되어준 밤의 애드벌룬과 그 애드벌룬을 지키는 한 남자의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복잡한 시부야의 거리...수많은 사람들 위로 밤하늘에 거대한 애드벌룬이 바쁜 사람들을 굽어본다. 애드벌룬 아래로 연결된 두루마리에서는 쉴새없이 단문의 문자들이 점멸한다. 오퍼스라 불리는 새로운 SNS는 핸드폰 앱으로 20글자 내외의 문자를 보내면 시부야 하늘 위 풍선의 두루마리에 그 문자가 잠시동안 표시되는 것이다. 중학교 국어를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 다스쿠는 매일밤 건물 옥상에 올라가 풍선에 가스를 넣고 풍선과 문자표시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날도 하늘위로 풍선을 올리고 자신의 관리 계정으로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던 다스쿠에게 눈길을 사로잡는 문자 하나를 발견한다.


"밤이 무서운 사람도 있거든요."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차가운 이 한마디가 못내 마음에 걸리던 다스쿠...다음날에도 비슷한 문자가 두루마리를 점멸하고...호기심에 문자를 보낸 계정을 검색한 다스쿠는 문자를 보낸이가 키노시타라는 계정명을 사용한다는걸 확인하고 고민끝에 그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다. 무시당할것 같은 메시지에 답이 오고...그렇게 몇번의 메지시가 오간뒤...  


"내가 밤이 무섭지 않다는걸 보여드릴께요."


다스쿠는 키노시타에게 함께 만나 무서운 밤을 극복해 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날밤...시부야 거리에 나타난 키노시타는...몹시도 가녀리게 보이는 한 소녀였다....소녀인것도 놀라운데, 얼마전 정신적 충격을 받고 그 뒤부터 밤만 되면 말을하지 못하는 실성증에 걸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키노시타...다스쿠는 그녀를 데리고 자신이 일하는 옥상으로 데려가는데....



착하고 이해심 많은 다스쿠는 자신이 수업하는 학생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다. (물론 잘생김도 한몫한다.) 그런 배려로 상처입었던 키노시타 사쿠라의 마음을 감싸주고, 그녀의 아픔을 치유한다. 오지랖 넓게도 사쿠라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 이지메를 당하던 제자와 절친의 불화, 학생들 앞에 서는것이 두려운 선생님,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 3류 개그극단을 전전하는 개그맨 지망생까지...자신도 기간제 교사로 정교사들에게 차별과 수치를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도 타인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마음을 쓰고 함께 고심하는 다스쿠의 인간적이고 자상한 면모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주는듯 하다. 



사실 이 작품속 오퍼스란 서비스...한 십여년전쯤 술집에서 LED전광판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제공했던 서비스와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에 4~5번 정도 보낸 문자가 점멸하고 다른 이들의 메시지가 전광판에 점멸했었는데, 한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다양하고 뜬금없는 메시지들이 굉장히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여친의 이니셜을 넣고 사랑고백 문자를 보내기도 했었다. ㅎㅎ 어쨌던...바로 옆에 앉아 있는데도 얼굴을 보고 말하기 쑥쓰럽거나, 말로 전하기엔 모자란 말들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나와 상대방만 알 수 있는 메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한다는 것...꽤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닌가...작품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재끼는 극적이고 결정적인 방법으로 밤하늘의 애드벌룬이 사용된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익명의 수많은 문자들 속에 나의 마음을 파고드는 단 하나의 문장...그 순간 강철처럼 단단한 방어막은 사라져 버리고...모든 오해와 고민은 한순간 무장해제된다.



각 챕터가 이어지며 사람들의 고민해결도 늘어가지만 어찌됐건 이야기의 중심은 사쿠라와 다스쿠의 러브스토리이다. 솔직히 어느정도 읽다보면 결말이 뻔하게 예측되는 약간은 상투적인 사랑이야기지만 (27살 성인과 학생의 연애라는 위험하기까지한 이야기지만...-_-;;)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이 보이는 사랑은 언제나 애달프고 아련하다. 소모적으로 소비되어만 가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인간적 휴머니즘을 섞어낸 독특한 발상의 힐링계 라이트 노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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