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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격투기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오사다 류타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1월
평점 :
고대격투기 (2018년 초판)
저자 - 오사다 류타
역자 - 남지연
출판사 - AK TRIVIA SPECIAL
정가 - 21800원
페이지 - 262P
현존하는 벽화와 유물들을 토대로 재현해낸 도해 고대 격투 교본
세상의 잡스러운 상식, 지식들을 풀어놓는 AK출판사의 트리비아 시리즈의 신간이 새로 나왔다. 누군가에겐 영 쓰잘데기 없는 잡스러운 지식이 누군가에겐 보물같은 자료가 될 수도 있는법...현존하는 벽화와 유물등을 토대로 지중해 세계의 고대 격투기의 기술과 자세를 도해로 설명하는 이 격투 교본의 가치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 책에는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로마, 이란 등 각 나라의 문헌을 토대로 복싱, 레슬링, 판크라티온, 스틱파이팅, 무기 전투술, 검투사 총 6종목에 대하여 각각의 경기 방식과 자세, 기술등을 총망라 하고 있다. 이들 경기들을 고대 올림픽을 통해 경기를 개최하였고, 경기에서 승리할 시 당연히 그에 걸맞는 보상이 주어지고, 패배 할 시 관객들의 따뜻한 격려가 이루어졌다는건..........개뿔이고...패배자에게 격한 비난과 집단 린치를 가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이다. -_- 현재의 올림픽 정신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듯 명예를 건 살벌한 매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음...역시 이래야 야생의 시대라 할 수 있지...
[복싱]
기원전 2000년 무렵의 수메르 문명과 히타이트 문명이 남긴 부조에도 복싱이 연상되는 장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문명의 발상까지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격투 종목이라 할 수 있다. 맨주먹으로 상대를 때려 눕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원시적인 격투이니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는것도 무리는 아닌듯 하다. 고대의 복싱 규칙은 딱히 없었다고 한다. 지금의 라운드 다운이 경기를 끝맺는 것은 아니고, 다운 상태의 상대를 달려가 후두려 패도 무방했다고 한다. 상대가 실신하거나, 포기의사를 밝혀야만 경기가 끝났고 격투중 상대를 죽이는건 반칙패로 적용됐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랄까...시대와 나라에 따라 글러브 또한 발전한다. 무두질한 소가죽끈을 감는 밴디지 방식으로 시작해, 만화 [권노사투전 세스타스]가 연상되는 히만테스 밴디지, 글러브에 쇠붙이를 다는 끔찍한 글러브 카이스투스까지...특히 카이스투스는 완전 흉기와 다름없어 경기 후엔 카이스투스에 상대의 뇌수와 피로 흠뻑 적셔졌다고 한다...ㄷㄷㄷ, 아무래도 [권노사투전 세스타스]를 통해 보아왔던 고대 복싱 장면들이라 다른 격투기에 비해선 비교적 낯익었던것 같다.
[카이스투스....저걸로 얼굴을 찍으면 살아 남겠는가...ㄷㄷㄷ]
[레슬링]
역시 고대 격투기 하면 레슬링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두 남성이 알몸으로 온몸에 기름칠을 하고 살을 맞대는...뭔가 오묘,기묘한 모습...아닌게 아니라...그리스에서는 레슬링과 동성애가 밀접한 연관을 띄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상상과는 달리 항문 섹스는 터부시 되었다고...OTL...그나마 다행이군...어쨌던...온몸을 부대끼며 힘을 쏟는 레슬링 도중 의도치 않게 발기되는것을 막기위해 성기에 끈을 메달고 발기 하려 하면 지켜보던 코치가 끈을 사정없이 잡아당겨 진정시켰다고 하니...다른 의미의 극한 스포츠가 아니었나 싶다...ㄷㄷㄷ 레슬링 종목에서 소개하는 기술 도해들은 이집트 베니하산 무덤 유적군에서 발견된 600개에 달하는 벽화자료를 전부 망라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함.
[그림으로 배웠어요!]
[이...이거슨...스크류파일드리이버?!!]
[과연 누가 공격하고 있는 것인가?!!!
위...위험해...뭔지는 잘 모르겠지만...너무나 위험해...]
[판크라티온]
판크라티온은 타격기, 메치기, 관절기와 조르기를 포함하는 종합 격투기라고 하니 지금의 UFC로 생각하면 쉬울것 같다.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 있던 격투기로 올림픽에서 판크라티온과 복싱 이관왕을 차지하는 것은 최고의 명예로 여겨졌다고 한다. 복싱과 마찬가지로 라운드 없음, 규칙 없음, 상대가 전투 불능이나 항복할때까지 싸웠으며 급소 공격도 허용되었다고 한다...ㄷㄷㄷ 소개되는 도해에서는 팔꿈치 치기, 다리 잡고 펀치 날리기 등 지금의 이종격투술과 흡사한 기술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검투사]
검투사 하면 '러셀 크라우'가 열연했던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듯 하다. 상대를 쓰러트리고 왕은 엄지를 치켜든 손을 아래로 내리면 승자는 패자를 가차없이 칼로 찔러 죽이고, 관중은 피와 광기로 뒤덮인 열광의 도가니탕이 되는 장면은 검투사라는 단어만 들어도 자동반사적으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검투사에 동원되는 사람이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죄수 였다고 하니 관중들의 광기가 어느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을것 같다. 그나마 전쟁 포로를 즉결심판이 아닌 검투전을 통해 구제의 기회를
주는 것이니 당시로선 꽤나 인도적 처사였던 거라고....어쨌던, 이렇게 포로로 어쩔 수 없이 검을 잡는 검투사가 있는가 하면 훈련을 통해 양성된 프로 검투사도 있었고, 노예 검투사 등 다양한 처지의 검투사가 존재했다고 한다. 여성 VS 여성의 검투경기도 있었다고 한다. 도해를 통해 실로 다양한 고대의 투구를 볼 수 있어 이색적이었다.
[저런 조악한 조각상으로 이런 퀄리티의 투구를 복원 하다니...거의 천지창조 수준이 아닌가!!!]
고대의 벽화와 조소들을 통해 고대 격투기의 기술과 자세등의 설명을 보고 있자니 뭐가 고대부터 전해내려오는 격투비기를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쿵부 비급을 통해 무술의 달인이되는듯한 느낌이랄까..-_-;;;) 달랑 두사람이 엉켜있는 벽화를 통해 기술과 동작을 유추하여 교본을 만들어낸 작가의 노력이 가득 담긴...트리비아를 향한 작가의 열정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당시 격투가들의 피끓는 용맹함이 내게도 전달되는 듯한...당장 뛰쳐나가 행인을 붙들고 맨손 격투를 벌이고 싶은 충동이 일게 만드는 위험한 비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