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새끼손가락은수식으로연결되어있다 (2018년 초판)

저자 - 사쿠라마치 하루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1000원

페이지 - 250p



기억상실 로맨스



위즈덤하우스의 라이트노벨 브랜드가 'W노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런칭됐다. 그 새로운 'W노벨'의 이름을 달고 나온 첫번째 작품이 바로 이 제목도 길고 긴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나와 그녀의 왼손][사랑하는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학원 로맨스물이다. 아무래도 학원 연애물이 가장 대중적이기도 하고, 쌀쌀한 찬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 뜨싯하게 가슴을 대펴주는 로맨스가 제격이라서인건가...3작품 모두 로맨스지만 각각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나와 그녀의 왼손]은 트라우마를 사랑과 음악으로 치유하는 미스터리형 로맨스였고, [사랑하는 기생충]은 기생충의 사랑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SF적 설정으로 이루어진 로맨스였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기억상실 로맨스라고...



소꿉친구이자 애인이었던 친구가 죽고, 그 상처로 학급내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언제나 홀로 문고본을 보는 나에게 한 소녀가 말을 걸었다. "전향성 건망증" 자신이 앓고 있는 병명을 시작으로 그녀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1년전 수술 후 부터 그녀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전향성 건망증이 발병되었고, 기억의 유지기간은 단 한달뿐...세계 수학경시대회에 나갈 정도로 머리가 좋아 학급원들에겐 자신의 병을 말하지 않고 얼마간은 버틸 수 있었지만, 역시 한달의 기억으로는 빈틈을 보일 수 밖에 없던 그녀는 나와 마찬가지로 아웃사이더에 속하게 되었다. 그런 그녀가 내게 먼저 말을 걸고 친구가 되어달라고 한 이유는 그저 나의 휴대폰 번호 5020이 그녀의 전화번호 5564와 친화수였기 때문이었단다. 세상의 모든 일들을 수학과 수식으로 연결지어 생각하는 독특한 수학 천재 소녀에게 차갑게 식어버렸던 나의 심장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전향성 건망증 하니 전향성 기억상실증에 걸린채 기억 조작자와 처절한 대결을 펼치던 작품 [기억 파단자]가 떠오른다. 동일한 소재로 누군가는 SF 스릴러를 누군가는 가슴 저리는 러브 로맨스를 써내니 참 재미있는 세상 아닌가...ㅎㅎ 사실 [기억 파단자] 보단 '드류 베리모어'가 연기했던 [첫 키스만 50번째]가 이 작품과 더 가깝다고 보여지는데 다른점은 영화속 건망증 주기가 하루인 반면, 작품속 그녀의 주기는 한달로 훨씬 길다는 것이다....그런데....그녀의 건망증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이 아닌가!!!



"네가 기억해 줄거잖아."

"나 혼자만 기억해도 아무 의미 없잖아."

"있어. 내 몫까지 기억해주면 돼. 2배 상세하게, 2배 선명하게, 2배 진하게, 나를 기억해준다면 그걸로 수지 계산은 맞잖아."



건망증 주기가 너무 짧아져 결국엔 '나'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게 되더라도 '나'가 기억해 준다면 '나'의 기억속에서 그녀는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그런 그녀의 소망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나'는 언제가 될지 모를 그날까지 하루 하루 착실하게 그녀와의 추억을 차곡 차곡 쌓아가기 위해 학교도 땡땡이 치고, 단 둘이 일탈 여행을 가서 한 침대에서 잠도 자보고(정말로 한침대서 잠만자는 '나'의 무성욕에 현실감을 잃게 되더라는...), '나'의 고향도 찾아가는 등등 '나'와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가슴 한켠을 아리게 만든다. 



그렇게 우정으로 시작된 둘 사이는 어느새 우정을 넘는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하고, '나'는 지난날의 상처로 입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그녀에게서 얻고, 그녀 역시 한달로 리셋된 '나'의 기억을 일기장속 기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심장의 두근거림으로 전향성 건망증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렇게 희망과 기적으로 가득한 리얼러브가 결실을 맺으려는 찰나...느닷없이 벌어지는 반전과 비밀...혼란...그리고 남남...-_-;;;;



머...반전의 비밀은 일요일 12시 [서프라이즈]를 꾸준히 시청했다면 누구나 쉽게 예상 가능한 익숙한 초현실적 소재이다....그럼에도 무의지, 무성욕자였던 주인공이 열정을 활활 불태우고, 청춘남녀가 과거의 아픔을 씻어내고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응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반전의 비밀로 봤을때 [사랑하는 기생충]과 비슷한 맥락의 작품인것 같기도 하니....두 작품을 비교하며 봐도 좋을것 같다. 역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가벼움에 독특한 소재로 반전과 감동을 전하는 라노벨표 로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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