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정끝별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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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소금처럼그대앞에하얗게쌓인다 (2018년 초판)
저자 - 정끝별
출판사 - 해냄
정가 - 14500원
페이지 - 178p


삶과 죽음이 담긴 60편의 시와 단상


생과 사는 떼려야 뗄수없는 관계이다. 약속없는 탄생 뒤엔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이 있을뿐.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을, 하나뿐인 일생을 담은 시와 시에 대한 단상을 통해 삶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시집이 출간되었다. 여러 시인들이 들려주는 60편의 시에 담긴 인생, 세월, 삶, 나이, 죽음에 대한 글귀들은 하얗게 쌓여만가는 삶이라는 시간을 더욱 소중하고 가치있게 빛낸다. 


살면서 정규교육 외에 시집을 읽은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없는것 같다. 평소라면 절대 들춰보지도 않을 시집을 읽게 된건 출판사의 신간 리뷰어로 활동하여 본의아니게 몇십년 만에 시를 접하긴 했지만, 나도 이제 중년에 접어들면서 여태껏 걸어왔던 삶에 대해, 남아있는 삶에 대해....천천히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 시집은 실로 남다르게 다가온것 같다. 짧은 단어와 글귀로 인생이라는 장대하고 기나긴 이야기를 축약하여 들려주는 시라는 장르에,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와 감동을 전해주는 시인들의 센스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다소 어렵고 난해한 시를 한페이지에 알기쉽게 풀어주는 저자 정끝별님의 에세이? 짧막한 단상?도 좋았다.


"늙음과 죽음의 품격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시간에 잘 호응하는가에 달려있다. 시간에 맞게 늙어가는 것, 그것이 비로서 시의성일 것이다. 이 시의성은 말년성과 맞닿아있다. 생물학적이거나 연대기적 후기와 무관하게 시간, 즉 죽음에 임박해서도 의식은 깨어있고 기억은 넘쳐나 자신의 삶을 완성시키는 것, 백세시대를 가뿐히 넘어선 이 시대에 그런 진정한 말년을 의기양양하게 꿈꿔본다."


짧고 인상깊었던 시 2편만 소개해 본다.
 


 

이 시는 인터넷인지 TV인지는 모르겠지만 흘러 흘러 먼저 알고 있었던 작품이다. 늙음과 주름...나무의 나이테처럼 깊어가는 주름만큼 얼굴엔 살아온 시간이 새겨지고 노인의 주름진 내천을 바라보며 노인이 살아온 인생을 가늠해 본다. 내천자를 시간과 매치하는 감각...역시 시인의 감성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듯....



시를 통해 현대사회의 세태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성공을 향해 청춘을 저당잡힌 아이들을 바라보며 써냈을 씁쓸한 감정이 느껴진다. 살기위해 하는 일임에도 죽도록 공부하며 보내는 청춘이 아깝고도 가엽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아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각 주제에 맞는 6가지 챕터와 그 안에 담긴 시속에서 삶의 정답을 찾아나가는 탐구와 사색의 시간은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한 편의 시와 에세이...하루 잠깐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들여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할 시간을 갖는건 건강한 인생, 품격있는 죽음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오랜만에 가진 좋은 시간, 좋은 경험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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