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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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힘든긴밤 (2018년 초판)_가제본

저자 - 쯔진천

역자 - 최정숙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458p



부패에 맞서 싸운 영웅들의 십년간의 기록



'주하오후이', '레이미'와 더불어 중국 추리소설계 3대 인기작가로 뽑히는 '쯔진천'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수학과 교수 옌랑이 사건을 풀어 나가는 '추리의 왕'시리즈인 이 작품은 평범한 소시민들이 부패에 찌든 재계, 정치계, 공권력등 거대 권력 앞에서 자신들의 신념 하나로 처절하게 싸워나가는 고난의 투쟁을 그리는 작품이다. 파도 파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더러운 부패의 커넥션과 점입가경되는 비열하고 더러운 음모와 술수들은 외로운 영웅들의 고귀한 신념을 꺾어내려 하지만 그럴수록 불타오르는 그들의 정신에 절로 숙연해지는것 같았다. 픽션이지만 일부 중국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에 작품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화창한 토요일 오후,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을 타려던 변호사 장차오는 공안검색대에서 검색대원들에게 즉시 체포된다. 트렁크 안에는 알몸의 시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전직 검찰관 장양의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차오는 살인에 대한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빠른 속도로 1심 재판에 서게 된다. 별 어려움 없이 장차오의 살인 판결이 나리라 예상했던 검찰과 대중들에게 장차오는 자신이 장양의 살인범이 아니란 폭탄발언을 선언하고...재판정은 충격에 빠진다. 다시 진행된 장차오의 심문과정에서 장차오가 살인을 저지를 수 없는 유력한 알리바이가 공개되고, 살인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이에 수학과 교수 옌랑은 미궁에 빠진 사건의 해결을 돕기위해 나서고, 장양의 집을 재수색 하는 과정에서 손때묻은 노트 한권을 발견하게 되고...안에는 십년전 핑캉현 초등학교에 임시선생님으로 배치된 허우구이핑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었다....



장양 살인사건 뒤에 부패에 맞서 싸운 그들의 십년간의 투쟁의 기록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다....



난데없는 살인사건과 죄를 순순히 자백했던 살인범의 살인부정으로 진술번복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이어서 십년전 허우구이핑의 제자가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을 전개하면서 허우구이핑, 장양의 죽음 뒤에 상상도 못할 거대한 비리의 장막이 도사리고 있음을 가늠케 한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징시의 외곽 핑캉현은 실로 고담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범죄의 현...고담현으로 그려진다. 아직 문명화 되지 못한 농촌의 작은 마을...작은 소학교에 재학하는 소녀들의 얼굴에 드리운 짙은그늘...임신...자살...모두를 경학케 할 진실을 드러내려는 허우구이핑의 고군분투와 그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고에 대한 현의 공안과 나아가 시의 공안들은 시시각각 허우구이핑을 회유와 협박으로 압박한다. 일개 시민으로는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이 겹겹이 쌓인 비리의 장벽앞에 페이지를 넘길수록 드러나는 그들의 만행앞에 비탄의 한숨과 끓어오르는 공분을 자아내게 한다.



인기 할리우드 스타의 잠적 이후 불거지는 온갖 사망설들...이후 부여된 천문학적인 추징금...유명인사의 자유마저 철저히 제한하는 폐쇄적인 공산국가...무소불위의 권력자와 눈부신 급성장으로 세계적 부를 거머쥔 사업가의 검은 커넥션은 이런 실제사건과 맞물려 너무나 현실적으로 비춰져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암울하고 숨막히는 세상에 맞서 인생을 걸고 싸워 나가는 장양과 그와 뜻을 함께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십년간의 투쟁은 치열하다 못해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이 작품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는게 웬지 이해가 간다. 기나긴 암흑같은 부패의 늪속처럼 칠흑같이 이어지는 기나긴 밤, 이 어둠을 걷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호연지기는 부패권력의 억압 속에서 숨죽이며 움츠려살던 인민들이 어둠이 겆히고 동트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작품의 원제 '장야난명' 빛을 보기 힘든 기나긴 밤이라는 뜻이 기나긴 암흑 통치를 비유하는 말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의지표명 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사무위원인 저우융캉이 부패혐의로 재산몰수와 직위박탈 사건이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이 작품에 대한 현실성을 뒷받침하고 있는듯 하다.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드러나는 치떨리는 더러운 진실들과 과거(장양)와 현재(옌랑)를 오가며 숨겨진 진실에 접근해 나가는 과정이 치밀한 논리에 맞춰지면서 강한 몰임갑과 흡인력을 선사한다. 치떨리는 이야기에 분노하고 공분하며 세상을 바꿔 나가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심을 말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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