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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평점 :
노베첸토 (2018년 초판)
저자 - 알레산드로 바리코
역자 - 최정윤
출판사 - 비채
정가 - 9800원
페이지 - 91p
영혼을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
배에서 내리지 않고 평생을 보낸 전설이 피아니스트....그것만으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연극을 목적으로 쓰여진 작품이자 연극과 영화등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 작품으로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원작이라 한다. 물론 나로선 처음 듣는 영화이고 연극이지만 가공의 인물일지라도 그가 보냈을 일생 하나만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배위...정확히는 피아노 위에 놓인 레몬 상자 안에서 발견되 평생을 자신이 발견된 배안에서 지내고 죽음의 순간까지 배안을 고집했던 피아니스트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의 기이하고 재즈처럼 흥겨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대륙과 대륙을 오가며 수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 유람선 버지니아호에서 갓난아기가 발견된다. 그랜드 피아노 위 레몬 상자속에서 우렁차게 울어대는 아기를 발견한 대니는 아이에게 자신의 이름과 레몬 상자에 쓰여있던 글자를 따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노베첸토가 8살이 되던해 대니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선장은 노베첸토를 땅으로 내리기로 마음 먹는다. 드디어 육지에 정박하고 노베첸토를 찾지만...정박기간동안 배의 모든곳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노베첸토...결국 배는 다시 출항하고...출항 이틀뒤 아무일도 없었던듯 노베첸토는 다시 나타나 멋들어진 피아노 연주로 승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결국 피아노 연주로 버지니아호에서의 생활을 허락받은 노베첸토....시간이 흘러 그의 명성은 전설화되어 육지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는데.....
연극으로 쓰인 모놀로그 답게 실제 등장인물들의 행동등의 지문이 함께 하고 흥겨운 재즈가 함께 하는 음악연극답게 대사 또한 상당히 경쾌하고 리드미컬하다. 마치 글로 쓰인 재즈를 보는듯한 느낌의 즉흥적이고 흥분하여 상기된 감정이 전해지는데 그런 작품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다소 판타지에 가까운 노베첸토의 에피소드들이 흥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출생부터 피아노를 처음친 여덟살의 에피소드도 비현실적인 판타지이지만 여러 에피중 가장 으뜸인 백미는 실존 재즈 피아니스트 '젤리 롤 모턴'과 노베첸토와의 1대1 피아노 결투가 가장 흥미로운 에피로 꼽을 수 있을 것같다.
당대 최고의 실력으로 재즈 피아노의 창시자라 불린 젤리 롤 모턴이 우연히 노베첸토의 신들린 실력을 전해듣고 그와 대결하기 위해 직접 버지니아호에 올라타 배틀을 펼친다. 각자의 연주로 선공과 후공을 번갈아가고...선공의 젤리 롤 모턴이 담배불을 붙여 피아노 위에 올려놓고 연주를 시작해 연주가 끝나니 절반이 재로 변한 담배에서 재가 떨어지지 않고 담배 모양으로 계속 타들어 가는 신기한 일을 묘사하여 일종의 암시를 걸더니, 막공 담배를 피우지 않는 노베첸토가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똑같이 피아노 선반의 끝에 걸쳐 놓고 마치 네 개의 손이 연주하는듯 미친듯한 초고속 연주를 마치고, 얹어놓았던 담배를 드니 어느새 담배에 불이 붙어 있더라는...!!!!! 충격적 장면을 선공의 대구로 사용하니 ㅎㅎ 이 어찌 전설을 연주하는 판타지한 배틀이 아니겠는가?...거의 극한의 무공대결을 펼치는 초고수 무술인들의 대결이 연상되는 ㅎㅎ..하지만 이런 에피는 이게 다가 아니다...
떠다니는 배 위에서 인생을 연주하고 그의 연주를 듣는 함께하는 이들의 눈으로 세상의 모든것을 바라본 남자. 노베첸토의 기묘하고도 신비한 인생이 흥겨운 재즈의 리듬에 올라타 시종일관 엉덩이를 들썩이는 경쾌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단지 글만으로 이런 흥겨운 음악을 들리게 하는 작가의 천재적 센스와 문장력에 흠뻑 취하게 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 불리는 피아노 재즈와 함께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독서가 될듯한 작품이다. 짧지만 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모놀로그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