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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테이션 - 유전자 조작과 방사능으로 오염된 돌연변이 동식물 연합체와 인간의 혈투
임서원 외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뮤테이션 (2018년 초판)
저자 - 임서원, 임서준, 임대웅, 최문선
출판사 - 바른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07p
가족이 만든 재난 SF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들이 한없이 조잘대며 자신만의 세계를 이야기할때면 습관적으로 대꾸는 하지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는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간혹 가뭄에 콩나듯 문학적으로나 굉장히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이야기를 할때면 놀라게 되면서 다시금 되묻곤 하는데, 평소와는 다른 아빠의 반응에 이젠 아이들이 당황할 차례가 온다. -_-;; 좌우간...어린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아이의 말에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건 마음먹기와 실제 현실과는 상당한 갭이있다는 말이다. 그런의미에서 이 작품을 접했을때 작품으로서의 퀄리티는 차치하더라도 굉장히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작품의 저자는 아빠, 엄마, 누나, 남동생...네 가족 모두이다. 가족여행을 다니면서 재미로 지어낸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엮어내 이렇게 장편 소설로 출간한다는건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이 밑받침되어야 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자식들의 무시 할 수도 있는 두서없고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한줄기로 엮어낸 부모의 관심과 사랑의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날개에 실린 가족사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껏
해야 초딩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의 산물을 이런 어엿한 결과물로 남긴다는건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자 자산이 될것이라 생각된다.
초딩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두각을 드러낸 영재 서원과 서준 남매는 우연히 여행간 제주도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우주여행 프로젝트에서 당당히 선발되어 한국대표로 미항공우주국 ANSA(NASA 아님...)로 초청되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좋은 기회를 갖는다. 이후 중,고등학교를 거쳐 남다른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GMO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연구하는 연구원으로 성장한 남매는 어린이 우주여행의 인연을 바탕으로 ANSA의 유전자 조작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와 영국, 한국의 젊은 대표 연구원들과 함께 우주정거장에서 관련 연구를 하던중 얘기치 않은 사고로 인하여 프로젝트는 엎어지고, 관련 연구는 폐기하게 되는것으로 알고 남매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GMO에 대한 연구는 비밀리에 지속되었었고...대지진으로 비밀 연구소 안에 보관되던 강한 방사능을 조사한 유전자 변형 시료들이 서로 뒤섞이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유전자 변형 시료들이 뒤섞이면서 누구도 예상못한 사태가 발생하는데......
가족 합작작품답게 주인공은 큰딸래미 서원이고, 가족이 모두 실명으로 등장한다. 남매가 이 작품의 스토리에 얼마나 지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줄거리나 작품의 가장 큰 틀인 유전자 변형으로 동물과 식물의 세포 전이로 발생한 돌연변이 생물체가 전 지구를 대재난에 빠트린다는 설정이 아이들의 머리속에서 나온것이라 가정 하고 봤을때, 그 나이대 아이들과는 다른 환경에 대한 관심과 날개달린 상상력에 꽤나 놀라움을 느낀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찌됐던 표지에 박힌대로 장편SF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작품으로서 집필 배경을 배제하고 작품만을 이야기 한다면 역시 아마추어적인 느낌을 피하긴 힘들다고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단편적 이야기를 장편으로 엮느라 고군분투했을 아빠의 노력은 감안해줘야 될 것 같기도 하고...-_-;;; 후반부 돌연변이 생물체가 먹이사슬을 바탕으로 서서히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몸에서 자라난 기괴한 식물과 그 식물에서 열린 열매를 통해 포자로 이동하며 인간들을 공격하는 장면은 '이토 준지'의 단편 [혈옥수]가 생각나기도 하고, 나름 괜찮았던것 같다.
아이들의 이름을 따서 '원준앤컴퍼니'라는 가족회사를 차리고 이 회사의 비용으로 만든 책의 수입으로 기부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뭔가 바람직한 가족상을 제시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꿈을 향한 도전은 아름답다."는 서두에 실린 엄홍길 대장의 추천사처럼 완벽하지 않지만 가족으 힘으로 도전했다는것에 의의를 둔다면, 아이들 키우는 아빠의 마음으로 읽는다면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정통 SF를 생각한다면 내려놓아도 좋을듯...
이거원...나도 애들이 얘기하는거 하나 하나 정리라도 해놔야 되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