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거북이는언제나거기에있어 (2108년 초판)

저자 - 존 그린

역자 - 노진선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15p



불완전한 자아, 서투른 사랑, 그리고 성장



우리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TV던, 소설이던, 영화던 여러 종류의 매체로 접하게된다. 다양한 인간의 수 많큼 다양하고 놀라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접하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도 해보고 때로는 대리만족도 느끼면서 사랑에 대한 여러 감정을 경험하곤한다. 무수히 많은 러브스토리중 돌연변이 처럼 평범을 거부하는 사랑이야기들은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곤 하는데, 그런의미에서 이 작품은 굉장히 독특한 러브스토리이기에 좀 더 오래도록 기억될것 같다. 이 작품은 정신과치료를 요할 정도로 심각한 강박적 결벽증에 시달리며 괴로워 하는 고등학생 소녀 에이자의 첫사랑에 대한 회고이자 모든것이 불완전한 소녀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며 첫사랑 남친의 실종된 억만장자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한데 뒤섞여 있긴 하지만 어쨌든 요는 첫사랑을 통해 한단계 성장하는 성장형 러브스토리란 거다....



어릴적 아버지를 잃고 같은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엄마와 함께 재학중인 소녀 에이자는 강박적 결벽증에 걸린 정신질환자이다. 언제나 자신의 손가락으로 병균이 침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강박증세에 시달린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절친이라 부를 수 있는 데이지가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각종 사기와 횡령으로 도주중인 억만장자 피킷의 집이 공교롭게 에이자의 옆집이었고, 게다가 도망간 피킷의 아들은 에이자와 어릴적 친구였던 것. 그런 에이자와 데이비드의 친분을 이용하여 도주중인 피킷을 잡는데 공헌을 하고 십만달러의 포상금을 나누자는 제안이었다. 데이지의 성화에 못이겨 에이자는 데이지와 함께 어릴적 대저택에 놀러갔던 기억을 되살려 피킷의 대저택에 잠입? 하는데....



아버지가 억만장자지만 어쨌던 억만장자의 핸섬하고 여리여리한 감성의 아들과의 연애는 얼핏 신데렐라 스토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못해 참담하다...표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작품에서 회오리 치는 나선은 에이자의 강박의 상징이다. 그녀의 강박증세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부터인지 아니면 날때부터 인지, 정확한 시기는 언급되지 않지만 키스 만으로도 남친 입속 팔천만 마리의 세균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와 똬리를 튼다는 생각 때문에 화장실로 달려가 구역질을 하고 소독제를 들이키며 결국 남친과 거리를 두게되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그들의 험난하고 힘겨운 사랑의 결말을 보여주는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진다. 



남친 데이비드는 어떤가...부유하지만 어려서 엄마를 잃고 하나뿐인 아빠는 법을 어기고 공개수배되자 두 아들을 버리고 잠적해버리고, 자신의 유산은 모두 멸종위기의 도마뱀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장을 남긴다. 주변인들이 모두 현상금을 보고 자신을 향해 달겨드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에이자에게 끌리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예쁘기도 하겠지만...) 서로 부모님중 한분을 잃은(에이자는 아빠를, 데이비드는 엄마를) 상실감에 현실에 처한 상황마저 암울함의 (에이자는 정신질환을, 데이비드는 도주중인 아빠 문제로) 극치이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듯이 상처받고 어딘가 결여된 사람들끼리 서로의 빈곳을 채워주며 사랑하게 되는 그런 사랑이야기라고 봐도 될까?...하지만 결코 순탄치만은 않게 흘러간다....



괴짜들의 사랑이야기는 접어두고, 큰 비중은 아니지만 에이자와 데이비드가 만나게 되는 계기인 피킷회장의 실종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재미의 한부분을 차지하니...피킷이 실종되기 직전 남겼던 메모가 사건의 해결의 열쇠로 작용하는데,


몰비드 코소보 캄보디아

우리 일을 절대 이방인에게 말하지 마라

다리 한쪽이라도 남기지 않는 한

조깅하는 사람의 입


과연..이 메모로 유츄하여 피킷은 어디에 있을까?....추리적으로 거창한 트릭은 아니지만 어쨌던 이색적인 러브스토리에 양념으로서는 충분히 제 한몫을 한듯하다.



강박적 정신질환에 개인주의 적이며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우리의 괴짜소녀 에이자가 비극적 첫사랑을 통해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 내딛게 되는 이야기...지극히 현실적이며 뼈때리는 직설적 화법들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특이한 러브스토리였다. 



그나저나...작품에서 못해도 백번은 언급되는 에이자가 가장 우려하는 병 '클로스트리움 디피실레'를 찾아보니 국내서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로 불리는 질병으로 항생제 복용 후 장내에서 균이 증가해 독소를 생산하며 설사등을 유발하는 질병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읽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한번은 검색해 보게 될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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