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괴물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밤의괴물 (2018년 초판)

저자 - 스미노 요루

역자 - 양운옥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89p



낮의 괴물 / 밤의 괴물



전작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나 이 작품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작가 '스미노 요루'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그만의 동화적 감성으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풀어낼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든다. 이번 작품은 한 친구의 인격을 말살해 버리는 잔인한 집단주의, 학급내 왕따 문제를 작가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여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구축해낸다.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소재가 소재인 만큼 전작보다는 좀 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 왕따를 가하는 학생, 그리고 방관자 모두 상처받는 피해자 임을 말하는 [밤의 괴물]이다. 



중학교 3학년 아다치는 어느날 밤부터 검은 구슬이 입밖으로 쏟아져 나오며 검은색 구슬로 뒤덮인 여덟개의 눈을 가진 괴물이 되어 버린다. 밤부터 동이트기 전까지..매일밤 괴물로 변하는 아다치는 괴물의 몸을 이끌고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밤의 시간을 보내게 되고...그러다 우연히 들른 자신의 학급 교실에서 같은반 소녀 야노를 만나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반친구 모두에게 이지메를 당하는 야노는 밤마다 몰래 학교에 들어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다는것...야노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킨 아다치는 매일밤 학교에서 괴물의 모습으로 야노와 만나고....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떤 일에도 웃음을 짓는 야노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검은 외피, 여덟개의 눈, 여섯개의 다리...몸집을 크게도 작게도 만들 수 있고, 불까지 쏘아 낼 수 있는 밤의 괴물...깊은밤 괴물로 깨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야노의 왕따에 직접적으로 린치를 가하지는 않지만 외면으로 일관하는 방관자 낮의 아다치와 괴물의 몸이 되어서야 야노와 대화하는 밤의 괴물 아다치를 끊임없이 대조시키면서 낮과 밤 사이 진정 추악한 괴물은 누구인가를 문제 제기한다. 언제나 웃고 있던 야노의 웃음속 진실을 깨닫게되면서 자신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약간은 모자라다고 여겼던 야노가 사실은 자신과 다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사실을..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를 말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아다치는 죄책감과 혼란스러운 감정이 폭발하듯 터져나온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은 느끼고 있지만 야노와 말이라도 섞으면 어느새 자신도 왕따의 타겟이 되어버리는 잔혹한 시스템. 차라리 모자란 아이라고 여기는게 마음 편하리란걸 깨닫게된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괴롭히고 싶은 마음. 하루에도 수십번 감정의 태풍이 치는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에겐 있을수도 있는 감정이겠지만 이 감정이 공유되면서 집단화 되는건 전혀 다른 문제이다. 잔인하고 집요한 인격적 말살인 왕따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을, 형제를, 친구를 완전히 망가트려 버린다. 우연히 야노의 떨어진 지우개를 집어줬다가 또다른 왕따 타겟이 되는 에피소드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왕따의 대상이 따로 정해져 있는것이 아니라 누구든 될 수 있다는것...야노가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는걸 다시금 환기 시킨다. 



어쨌건 죄의식과 무관심 사이, 아슬아슬한 중딩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답답한 현실에 고개를 숙이게도 하지만 아다치가 용기내어 디딘 한발자국을 보면서 치유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게도 만드는 작품이다. 아다치의 이 결심이 작품의 클라이막스이자 가슴뭉클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한데, 정말 아쉽게도 열린결말로 용기낸 아다치가 학급에서 어떻게 되는지는 언급되지 않는다는...ㅠ_ㅠ...그냥 좋은 쪽으로 매듭지어졌을거라 생각하련다....청소년기의 세밀한 감정묘사가 돋보이는...누구나 겪었을 학창시절 비겁했을지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현실의 사회적 문제와 판타지를 절묘하게 섞어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손색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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