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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디블 가족 - 2029년~2047년의 기록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평점 :
맨디블가족 : 2029년 ~ 2047년의 기록 -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든다 (2018년 초판)
저자 - 라이오넬 슈라이버
역자 - 박아람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6500원
페이지 - 590p
지극히 현실적인 디스토피아
굉장히 독특한 SF? 혹은 사변소설이 출간되었다...현재 전세계를 주도 하는 패권국가 미국이 몰락하고 그로인해 격랑에 휘말려버리는 맨디블 가족의 고난을 그리는 이 작품은 지극히 세세한 설정속에 무엇보다 현실적인 경제상황이...정말로 현실적인 경제상황이 그려진다. 뭐...핵폭발이 일어나고, 신종 바이러스로 모두가 죽어나가는 재난도 재난이지만 멀쩡하던 국가가 재기능을 잃어버리고 평범히 살아가던 국민들이 카오스에 빠지는 상황도 대재난 못지않게 대재앙으로 비춰지는것 같다. 각 시나리오에 따라 경제상황, 증시현황이 상황별로 그려지는데 문제는 너무 현실적이라는것...ㅠ_ㅠ 처음부터 전문경제, 주식 용어들이 난무하니 주식은 단 한번도 안해봤고 경제섹션을 통째로 들어내는 내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솔직히 작품의 내용을 100% 전부 이해하면서 읽진 못한것 같다...물론 바꿔말하면 경제 흐름에 밝거나 통화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없이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말이다.
2029년...환경오염으로 농작물의 가치는 상승하고, 식수를 포함한 생활용수까지 부족난에 시달리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과학기술은 발전해 각 집마다 안드로이드 가사도우미를 구비하는 시대..주변국가의 금융 쿠테타로 고립되 버린 미국은
부채를 막지 못하고 국가재정 파탄으로 인한 국가적 부도를 선언한다. 부도에 따라 통화 가치는 추락하고, 화폐를 무차별로 찍어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에 빠져 달걀 한개가 수백달러에 이르게 된다. 평범하던 시민들은 급작스럽게 직장이 폐쇄되고 당장 그날의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고, 슬럼화가 가속화 되면서 폭동과 무차별 약탈에 도시의 기능이 마비된채 국가전체가 혼돈에 빠져버린다. 평범한 아니...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던 대가족 맨디블가는 이 격변의 혼란 속에서 급격히 와해되 버리는데......
참...현재의 천조국이 불과 11년 후에 무참히 멸망해 버리다니...얼핏 상상이 잘 안갈것 같은데 작품을 읽다보면 우리가 1990년대에 겪었던 국가 부도이후에 IMF사태가 떠올라 뭔가 굉장히 감정이입하며 읽게 만든다. 작품속 금 신고 명령으로 경찰들이 각 집에 찾아가 금붙이를 수색하고 금 붙이 적발시 체포하는 장면은 IMF 당시 자발적 금모으기 행사를 떠올리게 만들어 씁쓸하게 했다. 이것 말고도 직장을 잃고 입이라도 줄이기 위해 자살하는등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은 많은데 어쨌던 나라에 곳간이 비어버리면 얼마나 빠르고 처참하게 무너져 버리는지 (아버지가 IMF를 통해 얼마나 힘들게 가정을 지키셨는지 직접 바라본 세대로서) 다시 한번 상기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우리 옆집에 살던 이웃이 총을 들고 나를 위협하는 강도로 돌변하는 무정부주의 사회...그런 공포속에서 100세에 가까운 할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거느린 맨디블 가족은 무사히 이 카오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당연히 아니다...ㅠ_ㅠ) 맨디블 가족의 비극을 끝까지 지켜봐야만 하는...그래도 고난을 이겨내면 희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 가슴졸이며 보게 만드는...희망고문 시키는 작품이랄까...
그나저나...이 치밀한 설정에 입각한 현실적인 작품속 한국은 이미 북한과 통일해 신흥 강국으로 잠깐 언급되는데 몇일
전 읽을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바로 오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바로보니...뭔가 리얼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싹튼다. 굳이 비교하자면 본격 정치 경제 사변소설이었던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이 떠오르는것 같다. (작품의 분위기는 정 반대지만...) 방대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시나리오로 있음직한 미래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디스토피아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