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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5
닉 레이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4월
평점 :
스페이스보이 (2018년 초판)_청소년 걸작선-55
저자 - 닉 레이크
역자 - 이재경
출판사 - 미래인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96p
스페이스 걸
얼마전 읽었던 '박형근'작가의 [스페이스 보이]와 동명의 흥미로운 SF가 출간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같은 제목의 SF가 연이어 출간되는 우연이 흔한것 같진 않은데 이 작품은 어떤 우주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집어 들었다. 일단 청소년을 타겟으로 쓰여진 여타 SF와는 작품의 깊이나 감동이 다른 작품이랄까...성인이 읽기에도 전혀 모자람 없는 수준 높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앞서 출간된 한국의 [스페이스 보이]와는 같은 SF장르지만 한국판이 판타지에 가깝다면 이 작품은 본격 SF, SF다운 SF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우주에서 태어나 16년간 우주 정거장 문2에서 자란 레오와 쌍둥이 남매 리브라, 오리온은 드디어 고대하던 지구로의 귀환을 허락 받는다. 무중력 공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지구 대기권을 진입할때 받게 되는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나이가 16살 이었던 것이다. 마침내 지구 귀환의 날이 찾아오고,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스페이스 휴면 3인은 드디어 지구의 땅을 직접 밟고, 1G 중력을 몸으로 느끼며, 바람에 불려오는 대기의 냄새를 맡으며 열망하던 지구로 도착한것에 감동 받는다. 도착 후 병원에서 한달간 지구 적응 훈련과 더불어 각종 검사를 받은 3인은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쌍둥이는 엄마의 집으로, 레오는 할아버지의 소 목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우주에서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 속에서 매순간 경이를 느끼는 삶을 살던 레오는 목장의 땅바닥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한다. '우주 소년 우리가 도와줄게. 비드링크 598.9xxx.xxxx' 쪽지를 본 순간 레오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의문스러운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의혹에 휩싸이는데....
작품을 읽으며 두편의 명품 SF영화가 생각났다.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인데 이 작품은 이 두 영화가 적절히 믹스된
바탕에 우주에서 태어난 스페이스 보이라는 소재를 덧입혀 한 소녀의 우주와 지구를 오가는 모험을 통해 진정한 스페이스걸로 성장하게 되는 감동적인 성장소설을 그려낸다. 우주로 귀환 전 레오가 EVA(우주 선외 활동)를 통해 우주 정거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장면은 [그래비티]의 초반 EVA장면을 연상하게 하고, 죽을 고비를 거쳐 귀환 셔틀을 타고 지구에 도착하는 장면은 '산드라 블록'이 마침내 지구로 귀환하여 땅을 밟고 감격에 젖는 감동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또한 작품속 환경오염과 인구의 급증으로 지구의 물이 부족하여 식량난에 허덕이는 배경은 [인터스텔라]의 디스토피아적 배경과 같았고, 지구를 떠나 인류가 정착할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해 각종 비밀 프로젝트를 벌이는것 역시 영화와 흡사했다.
어찌됐던...이런 우주와 지구의 경이로운 경험을 겪으며 평화로운 지구 적응기를 갖던 스페이스 걸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의문을 품는 순간 이야기는 180도 급변하며 스릴러로 돌변한다. 사실...충격적인 스페이스 휴먼들의 비밀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였는데, 그도 그럴게 다른 SF작품에서 불과 몇년간의 우주비행 때문에 지구 중력에 평생 적응하지 못하고 휠체어 신세를 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기억나는데, 아예 우주에서 태어난 스페이스 휴먼이 지구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는건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머..자세한 내막은 작품을 보면 알것이고, 지구에서 살 수 없고, 다시 우주로도 갈 수 없는 16살 레오의 필생의 결단...그리고 목숨을 건 모험...결말이야 청소년용 작품 답게 약간 과장을 가미해 꿈과 희망을 가득 담은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현실/비현실 상관 없이 레오를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좋았다. 사실적이고 과학적인 설정에 감동을 주는 드라마적 요소와 음모론 가득한 스릴러적 요소까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던것 같다.
덧1 - 한국판 [스페이스 보이]와 영국판 [스페이스 보이]의 공통점은 두 작품다 소유스가 나온다는것 정도...-_-
덧2 - 제목은 보이인데 레오가 하는짓은 영락없이 소녀라서 처음엔 엄청 헷갈렸다..-_-;;호모섹슈얼인줄 알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