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더 - 엄마라는 이름의 나의 구원자
사카모토 유지 지음, 이선희 옮김 / 부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마더 : 엄마라는 이름의 나의 구원자 (2018년 초판)
저자 - 사카모토 유지
역자 - 이선희
출판사 - 부키
정가 - 19000원
페이지 - 656p
가슴으로 키운 엄마의 사랑도 위대하다.
얼마전 TVN에서 방영했던 화제의 드라마 [마더]의 원작 대본집이 출간되었다. 아내는 이 드라마를 본방사수로 모두 시청했는데, 난 드라마를 보는 아내 옆에서 이어폰을 끼고 독서하느라 한편도 보지 못했다. -_-; (우리 부부는 그렇게 같은 공간에서 서로 딴짓을 한다..) 그러다 직장의 주말 당직중 우연히 티비를 돌리다 우연히 TVN에서 재방송 중인 [마더]를 보게 되었고 (그것도 중간부터인듯하다...) 그렇게 우연히 보게된 드라마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듯 빠져버렸다.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보던 화면을 언뜻 언뜻 봤었기에 대충의 스토리는 알고 있었고, 티비에서는 수진(이보영)이 결국 경찰에 잡혀 재판을 받는 중에 혜나(허율)가 오랜 고심끝에 친엄마의 학대를 재판장에서 진술하고, 그로인해 수진(이보영)이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는 내용이었다. 분명 한번도 보지 않았던 드라마인데도 수진과 혜나의 아련한 감정과 친엄마의 잔인한 학대를 마음속으로 묻어야만 했던 혜나의 아픔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와 가슴이 찢어지면서 참으려고...참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느새 꺽꺽 거리며 쳐울면서 보고 있더라 ㅠ_ㅠ...(직장에서 혼자 근무해서 다행이었다...그것보다 아내와 함께 안봐서 다행이다..-_-;; 엄청 얼굴팔릴 뻔했다.) 그렇게 마음속 파문을 일으킨 드라마의 원작을 보며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더듬어가게 되었다.
나오 = 수진 = 이보영
레나(쓰구미) = 혜나 = 허율
친엄마 히토미에게 학대를 받던 레나는 임시로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된 나오의 눈에 띄게 된다. 언뜻 언뜻 보이는 학대의 흔적을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학대받는 아이 답지 않게 밝은 성격과 붙임성은 차갑기만 하던 나오의 마음을 점차 허물어뜨리고...추운 겨울밤 엄마 히토미에게 검은 쓰레기 봉투에 담겨 집밖에 버려진 그 밤...얼어죽기 직전의 레나를 발견한 나오는 레나를 보며 레나의 엄마가 되기로...레나를 유괴하기로 마음먹는다. 치밀한 준비 끝에 레나를 바다에 빠져 사망한것으로 꾸미고 함께 도망치는 레나와 나오...차갑기만 하던 나오는 진짜 레나를 통해 진정한 모성을....가짜 웃음을 짓던 레나는 진짜 웃음을 짓게 되는데.....
정말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레나보다 한살 어린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레나를 학대하고 죽음의 위험까지 몰고갔던 히토미도 처음엔 레나를 사랑으로 돌보고 누구보다 아껴줬다는 과거는 너무나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싱글맘으로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어려움과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소외감과 고독감은 결국 레나를 학대하는 남자친구에게 의지하게 되고, 남자친구와 함께 하기 위해 레나의 학대를 눈감고 만다. 그렇게 학대가 지속되면서 내성이 생기듯 학대의 강도는 점차 높아지고...어느새 자신도 학대에 동참하게 되는것이다. 물론 모든 어려운 처지의 싱글맘들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히토미 같은 사례도 있을것이기에 더 없이 안타깝다. 아이를 키운다는것...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아이의 난리에 하루에도 참을 인자를 수십번 되네이며 인내의 순간을 수도없이 겪게 되는데 아이와 온종일 함께 하는 엄마는 오죽하겠는가...-_-
"그런 말 자주 하잖아요. 부모는 아이에게 아무 대가 없이 사랑을 준다고요. 전 반대라고 생각해요. 대가 없이 사랑을 주는건 아이예요.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령 버려지거나 심지어 죽을지 몰라도, 부모를 사랑해요. 그래서 부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떼어 놓으면 안 돼요."
아이는 부모의 살아갈 이유이자 미래다. 배아파 낳은 아이가 아닐지라도 가슴으로 사랑한 나오와 레나를 보며 나 역시 아이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사랑할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나저나 드라마를 한편이라도 봤다고 일본의 원작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는 이보영과 혀율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더라...더군다나 드라마의 대본집이라 대사와 함께 배경과 지문등을 함께 읽으니 책을 보는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본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1장 부터 점점 감정 이입되고 고조시키더니 또다시 재판 장면이 나오는 10장에선 쌓여있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책을 붙들고 (또) 눈물을 줄줄 흘리며 읽고 있더라...-_-;;; (앞선 이야기의 감정이 이어지니 더욱 크게 그들의 이별의 슬픔이 강타한것같다...) 그러면서도 국내판 드라마를 시청한 이들이 다시한번 마더의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원작과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는것 같다. 한드에는 없던 오리지널 캐릭터도 원작에서는 등장하는것 같고, 조금 찾아보니 결말도 약간 다르다더라...
작가의 노트를 보면 제목은 [마더]이지만 주제는 '파더의 부재'라는 것도 이 책을 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이라 생각된다. 유독 작품에서 아버지의 존재가 배재된것도 이 주제의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설정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는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서 또 아이를 낳는다...생명은 그렇게 끊임없이 연속되는 것이다. 나도 '파더의 부재'를 느낄새 없이 딸아이들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실로 몇 십년만에 소설을 통해 뜨거운 눈물을 쏟게 만든 작품이자 읽고 나면 가슴 한켠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나오와 레나의 위험한 도피는 웬만한 스릴러 보다 떨리고 어떤 신파보다 더 가슴아프다. 이 벅찬 감동을 표현하고 싶은데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원작을 봤으니 한드를 정주행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