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책리뷰/로맨스소설] 줄리아나 1997 / 용감한 자매 / 네오픽션 

 

유부녀의 불륜

 


 

 

   첫 페이지부터 과감한 성적 묘사에 깜짝 놀랐어요. 요즘 전자책으로 많이 팔리는 로맨스 소설들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당황스러웠답니다. 제 종교적 신념 때문일지 몰라도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의 불륜을 다룬 소설이라는 것을 소설을 읽으며 알았을 땐 더욱 당황스러웠어요. 저자도 이런 부담을 느꼈는지 남편이 바람피는 사람으로 설정했네요.

 

   저자의 이름이 필명이에요. '용감한 자매'라고 지었네요. 자신의 이야기들이 잘나가는 이유가 뛰어난 외모 덕분이라고 음해하는 세력이 있어서 일부러 필명으로 책을 냈다고 해요. 근데 제 생각엔 이런 19금 로맨스를 쓰려고 필명으로 쓴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상황설정이 독특하지 않고 성적 묘사를 너무 강조한 것 같았거든요. 그냥 책을 반 정도 읽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는 단순해요. 소설속 주인공인 '나'는 나이트클럽 '줄리아나'에서 잘나가는 죽순이었어요. 그 시절을 경험삼아 '줄리아나'라는 소설을 썼고 첫 소설이 덜컥 당선되어 등단을 했지요. (부럽네.) 그런데 그 후로 다시 소설을 쓰진 않았어요. 아내로 엄마로 평범하게 살았죠. 그런데 갑자기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요. TV에 얼굴이 알려지고 단편도 써서 발표하고 갑자기 유명해져요. (진짜 부럽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를 만나요. 그는 잘나가는 잡지의 편집장. 말을 어쩜 이리도 잘하는지 딱 바람둥이 스타일. 잘생겼지, 말 잘하지, 돈 잘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으니 당연히 끌리겠지요. (로맨스 소설 남자주인공들은 왜 다들 똑같지? 너무 진부해.) 이 뒤로는 말을 안 해도 잘 아실 듯요. 손잡고 포옹하고 키스하고 xx하고. '나' 외에도 그녀의 친구들이 나오지만 내용은 비슷.

 

 


 

 

   그냥 가볍게 읽으면 좋을 로맨스 소설이에요. 로맨스 소설 법칙도 착실하게 잘 따랐어요. 사람들은 저에게 이런 소설처럼 로맨스 소설 법칙을 따르는 소설을 쓰라고 해요. 그런데 저는 싫어요. 세상에 넘쳐나는 진부한 로맨스 소설 중에 제 소설 하나 추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주인공 직업과 이름만 다르지 다들 똑같은 소설들에 제 소설 하나 더하고 싶지는 않아요. 쓰려고 했으면 이미 수십 편은 썼을 듯. 이 소설 《줄리아나 1997》은 로맨스 소설 법칙들을 그대로 따랐기에 대부분의 여성들에겐 좋은 평을 받을 것으로 보여요. 제가 만역 여자였다면 잘 쓴 소설이라는 평을 했을지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가 남자여서인지 그냥 보통.

 

   글을 많이 쓴 작가 답게 비문이나 이상한 문장, 잘못된 문장은 못 찾았어요. 문장들이 매끄럽고 군더더기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잘 읽히고 이해도 잘 되었어요. 웹에 넘쳐나는 로맨스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문장력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줬어요. 그래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도 않고 편안했어요. 성 묘사 부분에선 살짝 흥분도 됐고요. 어디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스토리였다는 것만 빼면 훌륭했어요.

 

   똑같은 불륜을 소재로 소설을 써도 어떤 소설은 문학작품이 되고 어떤 소설은 흔하디 흔해서 그냥 가볍게 읽을 로맨스 소설이 돼요. 이게 바로 구성력과 표현의 차이에요. 《줄리아나 1997》는 재미는 있으면서도 아쉬움이 많았어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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