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 알로 내 짝꿍 민들레 - 비룡소 창작동화 저학년 1 난 책읽기가 좋아
공지희 지음, 김중석 그림 / 비룡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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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때 [가방 들어주는 아이]라는 책을 통해 많은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와 비슷한 동화를 찾던중 오늘 [알로 알로, 내 짝꿍 민들레]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민들레라는 아이에 대한 책인데요,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른 민들레를 통해 장애우를 대하는 우리의 현주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중1때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중1때 이상한 아이 한 명이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좀 모자라는 아이였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다운증후군 이었습니다.
저는 학교다닐 때 말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짝꿍 외에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었죠.
말도 없고, 늘 우울하고, 힘도 없고...

글짓기를 하는데 우리반에 공부를 매우 잘 하는 아이 한 명이 이런 글을 썼습니다.
제목은 새끼손가락인데요...
내용은 가장 볼품없는 손가락이지만 소중한 손가락이 새끼손가락인데, 우리 반에 새끼손가락은 다우증후군의 그 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너무나 감동을 먹었답니다.
이 글일 발표되고 많은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줄줄 알았어요.
특히나 그 글을 쓴 아이는 더욱더 그럴줄 알았죠.
그런데...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언제나 혼자였고, 놀림의 대상이었죠.
게다가 글을 쓴 아이마져도 그 아이를 놀렸습니다. 그 글은 가식어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고,
둘은 곧 친해졌습니다.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가서 같이 놀기도 하고 매일 붙어다녔습니다.
제가 격은 그 아이는 보통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왜 그아이와 친해지기 전부터 그 아이를 잘못 생각했는지 제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그 아이는 네게 너무나 잘 해주었습니다.
저 역시 반에 친구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잘 해주었고
둘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도 제게 너무나 잘 해주었고,
아이의 집에 자주 놀러갔습니다.

아이와 친해지며 아이에게서 특별한 것들을 하나하나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친구가 없어서 늘 혼자 놀았다는것, 그래서 재미난 취미들이 많이 있었다는 겁니다.
길가에 앉아 하루에 차가 몇 대 지나가는지도 세어봤다는 그 아이가 저는 대단해 보이기도 했고
장난감이 많은 아이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어느날 담임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장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특별히 한 것도 없었고, 오히려 제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데 말이죠.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는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성격이고, 이런 나에게 그 아이는 최고의 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서로 약한 사람 둘이 의지하며 친구가 된 것 뿐이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에선 주인공이 가방을 들어주다가 여러가지 칭찬과 뜻밖의 상도 생기는데요...
저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것들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그 아이가 나에게 잘 해주어서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낸 것 뿐인데, 담임선생님은 제게 너무나 잘 해주었습니다.
합창대회 지휘자도 제가 되었고, 글짓기대회 두 번 나가서 한 번 장려상도 받았고... 의미있는 1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학년 말에 저는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아이와 같이 되어버린 것이죠.
우리 둘은 같이 괴롭힘을 당하고,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그게 힘들어서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지만 상황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였던 걸까요? 저는 그 아이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그랬던 것은 아니고, 반에서 따돌림 당하고 괴롭힘 당하는 저를 보고 그 아이가 떠나준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요즘 말하는 용어로 왕따라고 하죠?
저는 학년말에 왕따를 당하며 집단구타도 당해봤습니다.
'바보, 병신, 또라이' 이런 말들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될 때, 저는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되길 바랬습니다.
만약 반이 떨어진다면 같은반 되게 해달라고 말씀드리려고도 했었습니다.
요즘에도 학교에 그런 반이 있나 모르지만... 그 아이는 특수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특수반이 2학년때 부터 생긴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 슬펐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와 떨어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2학년이 되어서도 특수반에 자주 찾아가서 그 아이와 놀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언제부턴가 2학년 새로운 반에서 새 친구가 생겼고, 저는 그 아이와 더이상 놀지 않게 되었습니다.

20살때...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나 반가웠었습니다.
저는 아이와 통화하며 아이의 전화번호를 받아적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제가 적은 그 번호는 없는 번호라는 맨트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동화가 너무 좋아졌습니다.
장애우을 소재로 한 동화 두 개를 읽었을 뿐인데...

제가 예수믿고 장애인학교에 봉사활동을 6개월 정도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학교는 정신지체장애인학교였고, 모든 학생이 정신지체였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기도하며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처음엔 저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가진것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고... 잘하는게 하나도 없는데...
그러던 어느날 하나님께선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약하다. 그러나 너보다 더 약한 자들도 있단다 그들을 위해 일하거라.

오늘 동화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읽는 시간보다 글쓰는 시간이 더 걸렸네요. ^^
정말 좋은 책입니다. 천천히 읽어도 1시간이면 다 읽으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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