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독
~p116

사회주의 체제가 수백만 개의 허깨비 프롤레타리아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과 똑같이 자본주의 체제는 수백만 개의 허깨비 화이트칼라 직업을 만들어 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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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베껴쓰기로 했다.

출판사 창비에서 나온 책을 샀다. 왼쪽 페이지에는 엄선한 시가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공책처럼 빈 공간이 있다. 회사에서 점심시간 직후나 퇴근 전 쯤 한 대목 필사하려 한다.

시를 통해 한국어의 속살을 더듬을 수 있을 것이다. 옮겨쓰며 문장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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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25-02-1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이 쓴 노래(시)를 베껴쓰거나 옮겨써도 우리 나름대로 말맛을 느끼고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수하거나 늘 비슷해 보이는 우리 삶을 그저 투박하다 싶은 우리 손길로 가만히 적어 본다면, ‘우리 삶’을 ‘우리 손’으로 적은 ‘수수하 글’ 몇 줄이 오히려 빛나는 노래씨앗으로 번진다고 느낍니다. 이제 다들 잊어버리고 말지만, ‘번지’라는 흙살림이 있습니다. 논삶이를 하면서 흙을 고를 적에 쓰는 ‘번지’인데, ‘번지다’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엿볼 만합니다. 반반하게 다루는 길인 ‘번지(번디)·번지다’이듯, 판판하게 펴는 길은 ‘퍼지다(퍼디다)’예요. 노래지기가 쓴 글을 한 자락 옮겨 본다면, 살림지기인 우리가 스스로 노래 한 자락을 새롭게 써 볼 만하지 싶습니다.
 

˝자료를 조사하는 일은 사랑을 찾고 키우는 과정이다. 자신이 느낀 감동을 탐색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하며, 그 감동을 뿌리내리게 하고, 가지를 싹 틔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한다.˝

이제껏 글쓰기 요령을 알려주는 책을 여럿 읽어왔다. 그 책들 모두가 도움이 되었다. 숨은 비결을 가르쳐준 것은 아니고 동기를 부여한 면이 컸다. 글쓰기를 하는 데 당연하지만 잘 지키지 못하는 부분을 다시 한번 짚고, 의욕을 솟게 했다. 이 책도 그런 점에서 나에게 비슷하게 작용했다.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할 때는 무책임한 인터넷 정보 말고 ‘도서관‘을 이용하라는 ‘아껴온 간단한 비밀‘을 밝히며 충고한다. 그만큼 글 쓸 대상, 소재를 아끼고 소중히 대하라는 뜻일 것이다.

광고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재치있고 기발한 저자의 생각이 여러군데서 나타난다. 책 전체에 개성과 유머가 깔려있다.

자료를 조사하는 일은 사랑을 찾고 키우는 과정이다. 자신이 느낀 감동을 탐색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하며, 그 감동을 뿌리내리게 하고, 가지를 싹 틔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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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승태는 극한직업을 체험하고 나서 생생한 글을 남기는 데 특화된 르포 작가다. 이 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날이 머지않은 직업 네 가지를 소개한다. 건조한 안내가 아니다. 행간마다 피 땀 눈물이 흐른다.

책 표지에 나타난 것처럼 멸종할지도 모르는 일, 콜센터 상담, 물류센터 까대기, 주방 요리, 청소 현장에 저자가 뛰어들어 웃픈 사연을 전한다. 저자는 묘비 이름 옆에 딱 이렇게 적을 거라고 농친다.
˝콜센터가 제일 힘들었다.˝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노동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이들에게 무작정 모질게 구는 진상 고객들이 밉다.

일하는 모든 분들께 따뜻한 인사 한마디 건네고 싶다. 다들 고생 많으십니다.

끝내 일을 그만두게 만드는 건 사람이지만 참고 버티게 하는 것 역시 사람일 때가 있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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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이 끝나는 날 펼쳐서 2025년이 막 시작한 지금 시점에 읽고 있는 책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알게 된 책인지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좋다는 평가를 들은 것 같다. 무엇보다 멋진 제목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영국 백인 노동자 계급 중학교에 입학한 동양계 모범생. 온갖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10대들의 세계에서 아이는 싸우고 고민하고 돌파히고 성장한다.˝

영국인과 결혼한 일본인 저자 브래디 마키코의 에세이다. 바로 위 출판사의 책 소개글에 언급된 동양계 모범생이 바로 저자의 아들이다.

˝아들의 학교는 어디부터 손대면 될지 아득할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이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런 학교생활에 맨몸으로 부딪치는 아이들의 무모해 보이는 용기는, 외려 세태에 찌든 어른들에게 커다란 힘을 북돋워준다.
아들의 인생에 내가 나설 차례가 된 것이 아니었다. 내 인생에 아들이 나설 차례가 된 것이었다.˝

3분의 1 가량 읽었는데 기대 이상이다. 저자의 경쾌하고도 강인한 문체는 튼튼한 돌다리 같다. 읽는이가 문장 사이를 안정감 있게 건너갈 수 있다. 잘 읽힌다. 아들과 함께 성장하는 엄마의 모습이 큰 감동을 전해준다.

다문화, 다인종, 계급, 차별, 빈부격차로 점철된 영국 학교와 지역사회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한국도 점점 비슷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무언가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먼저 미래를 맞이한 자들 그리고 그걸 겪고 싸우고 이겨낸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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