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화장‘, 박민규의 ‘갑을고시원 체류기‘, 정이현의 ‘삼풍백화점‘은 예전에 이미 읽은 단편소설이다. 각 작품을 해당 소설가의 대표 단편으로 삼아도 될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내 멋대로 빼어나다고 생각했었는데 황석영 선생이 뽑아서 진열해놓은 걸 보니 반가웠다.
황정은의 ‘묘씨생‘은 고양이의 관점으로 쓴 소설. 읽는 동안 진짜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놀라운 작품. 이래서 다들 황정은 황정은 하는가 싶다.
박형서의 ‘자정의 픽션‘은 솔직히 좀 유치하고 지루했다. 내재한 에피소드가 별로...
김애란의 ‘서른‘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곱씹을 만했다. 슬프고 암울한 이야기도 김애란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특유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서글픈 경쾌함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