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사회도 인간세상만큼 아비규환 야단법석이었다 ㅋㅋㅋ 인간을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 1970년대 중후반 네덜란드 아른험 동물원 침팬지 집단 관찰기. 이 책의 결론은 한 마디로 ˝침팬지도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인류의 기원보다 정치의 기원이 더 오래됐다˝고 단언한다.

˝육체적인 힘은 어디까지나 우열관계를 결정짓는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할 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님이 분명하다.˝

˝자기의 부하를 지키는 것을 머뭇거리는 리더는 자신을 지켜내는 데에도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안정된 계층 서열은 집단 내의 평화와 안녕을 보장한다.˝

˝라윗의 선택은 침팬지 사이의 우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를 웅변하고 있다.˝

˝권력의 균형은 매일매일 시험되며, 만일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도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균형이 찾아올 것이다. 결국 침팬지들의 정치도 건설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 분류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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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2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부 2018-12-03 20:25   좋아요 0 | URL
구판을 읽으셨나봐요. 요게 신판입니다~^^
 

전두환에게 일독을 권함.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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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하거나 글 잘 쓰는 사람을 두고 ‘언어의 연금술사‘라 이름 붙이기도 한다. 소설가 김애란이라면 그 칭호를 얻을 자격이 충분하다. 가난과 남루도 그녀의 문장을 거치면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헐렁하고 구멍난 메리야쓰 난닝구마저, 눈물 닦아주는 보송보송한 면 손수건으로 바꾸는 솜씨.

어머니가 오랫동안 꾸린 국수 가게에서 먹고, 자고, 자랐다는 김애란이 단편소설로 그 가게를 되살렸다.

˝어머니의 칼끝에는 평생 누군가를 거둬 먹인 사람의 무심함이 서려 있다. 어머니는 내게 우는 여자도, 화장하는 여자도, 순종하는 여자도 아닌 칼을 쥔 여자였다.˝

˝나는 어머니가 해 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 삼켰다. 어두운 내 몸속에는 실로 무수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것은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건드린다. 내게 어미가 아픈 것은 그 때문이다. 기관들이 다 아는 것이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물리적으로 이해한다.˝

˝아버지는 웬 뜨내기 여자와 커플링을 하고 다녔다. 그녀는 나이 많고 몸매 좋은 때밀이였다. ... 이웃 여자는 말했다. 그 집 아저씨, 때밀이 여자 퇴근할 때마다 문 앞에서 ‘히야시‘된 바나나 우유를 들고 서 있는다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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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 월드 세 번째, 첫 장편소설.

화자인 가와이 조지는 열세 살이나 어린 카페 종업원 나오미를 아내로 삼으려 한다. 후견인을 자처하며 그녀를 돌본다. 3년 정도 지나 사실혼 상태가 무르익었을 즈음, 가와이는 나오미와 그녀의 남사친들 간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채는데...

나오미의 사치와 바람기를 허락하면서 그녀를 곁에 두고 싶어하고, 제 등에 기꺼이 올라타라고 그녀에게 네발로 넙죽 엎드리는 ‘치인‘을 그린 이야기.

1924년에 쓴 작품이라는 점이 놀랍다. 섬세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묻어나는 소설. M 성향인 남자들이 경전으로 삼을만한 책. 히로인(이라 쓰고 팜므파탈이라 읽는다)의 이름을 딴 ‘나오미즘‘ 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이유를 알겠다. 지금은 아재가 된 분들이 학창시절 읽은 빨간책 ‘황홀한 사춘기‘의 여주인공 나오미도 이 작품에서 따온 캐릭터인 듯. 활자로만 만나도 나오미의 매력이 느껴진다. 겪고 싶진 않다ㅎㅎ나는 치인만도 못한 쫄보인가.

˝...여전히 나오미가 도망쳤던 시절의 그 끔찍했던 경험을 잊지 못합니다. ... 그녀의 바람기와 제멋대로인 성질은 예전부터 알았던 일이고, 그 결점이 없어지면 그녀의 값어치도 없어집니다. ‘바람둥이지. 제멋대로인 녀석이지.‘라고 생각할수록 점점 더 사랑스러이 느껴지고 그녀의 올가미에 걸려듭니다. 그러니까 저는 화를 내면 제 패배가 짙어질 것을 깨닫습니다.˝

˝저는 설혹 이 여자가 여우라고 해도 그 정체가 이렇게 요염하다면 기꺼이 매혹당하기를 바랐을 겁니다.˝

˝그녀는 들창코를 조금 치켜들고 득의양양하게 웃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그 시건방진 코웃음이 그녀의 버릇인데 제 눈에는 오히려 무척 영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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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 월드 두 번째.

몸과 마음과 돈을 바쳐 자신의 기이한(?) 예술관 실현을 향해 돌진한 남자.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와 같은 생애를 보낸 사람을 과연 예술가로서 높이 평가해 줄까요?˝ 그럼 금빛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먹빛 목숨을 이어가는 게 나을까?

다른 수록작은 ‘인어의 탄식‘,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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