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의 외딴섬 여행 무민 그림동화 14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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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민이라는 캐릭터는 어디선가 본듯 익숙했지만, 한 번도 무민이 주인공인 이야기는 읽어 본 적이 없어 무척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책을 읽기전 조사한 바로는 무민시리즈는 핀란드의 국민동화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이 있으며, 아이들이 생각하기 좋은 철학동화라는 것이었다.

 철학동화라는 소개가 마음에 들었던 나는 9살 딸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음..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철학동화보다는 조금 쉽고 단순해서 슬슬 걱정이 되기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둘째는 동생에게 읽어주면 좋겠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기대가 컸던 탓에 무민의 외딴섬 여행과의 첫 만남은 실망감을 남겨주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다섯살 막내는 무민의 외딴섬 여행 표지를 보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입이 없는 게 귀엽고, 이상한 나무배도 멋지고, 무엇보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초록색으로 된 컵이 있다는 이유였다.

 

 외딴섬으로 떠나는 무민 가족을 반겨주는 돌고래도 귀엽고,

 외딴섬에서 만난 빨간 집게게도 마음에 들어했다.

 게다가 둘째와 내가 가장 걱정스럽게 읽었던 부분,

 폭풍우가 몰아치려고 하는 데 허술해보이는 뗏목을 타고 바다로  나서는

 위기탈출넘버원에서 절대로 안된다고 할 그 위험천만한 장면을 막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것이었다.

 아.. 그래 .. 그 나이에 맞는 책이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아직 막내에게 책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무사히 무민의 외딴섬 여행을 다 마치고 나자 막내는 또 읽어주고, 또 읽어주기를 바랬다. 막내는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책을 만난 것이었다.

 

 "모험을 하는 데 폭풍 따위를 겁내서야 되나!"는 멋지고 힘찬 말 뒤에

 "어쨌든 지금은 집에 가자꾸나."라는 말을 덧붙일 줄 아는 무민아빠가 내 마음에도 들었다.

 

 그래서 무민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무민의 특별한 보물>부터 순서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첫번째 이야기부터 차례대로 읽은 다음 열네번째 이야기 <무민의 외딴섬 여행>를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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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면 산나물 들에 가면 들나물 - 어린이를 위한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 지식은 내 친구 8
오현식 글.사진, 박은지 그림 / 논장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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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처음으로 오토캠핑장을 가게 되었다.

옷이며 음식이며 여러가지 준비물을 챙기며 함께 이 책을 들고 갔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잠시 살았지만 들판에 있는 초록색은 그저 풀과 나무인걸로만 아는 까막눈이라 아이들이 꽃이나 풀이름을 물어도 대답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엄마였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비슷비슷해 보이는 식물들이 각자 다른 이름과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가지 식물도 다양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설명해 주어 쉽게 이름을 익힐 수 있었다.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보고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책을 보고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길가에 핀 저 잎이 냉이의 것인지 고들빼기의 것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캠핑에는 이 책을 들고 가서 실제모습을 보고 자세히 알아보리라 생각했다.

 

그랬더니 정말 많은 풀들이 내가 아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도 함께 이 책을 보며 이 풀 저 풀을 반짝거리는 눈으로 살펴보는 모습을 보니, 엄마로서 뿌듯한 마음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 이런 것이 바로 현장학습이지!"

 

아쉽게도 큰 아이는 민들레를 보고도 그것이 토종인지 외래종인지 따지는 둘째가 이해 안된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모든 아이들이 엄마의 기대대로 크는 것은 아니니...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기자기한 삽화와 풍부한 사진자료, 그리고 쉽게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있다. 단순히 나물의 식물적 특징만 소개 하는게 아니라 그 나물의 유래와 이름에 얽힌 옛이야기기까지 잘 소개해주고 있어서 식물도감의 딱딱함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나물들의 요리법까지 쉽게 나와있어 정말 모든 나물들을 눈으로 살펴보고, 코로 향기를 맡아보고, 입으로 그 맛을 알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마지막에는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산나물축제까지 소개하고 있어 나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한 번 보고 덮어 두는 책이 아니라 산이나 들에 나가기전에 보고, 나가서 보고, 돌아와서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다음엔 뒷산에 등산갈때도 아이들과 또 이 책을 들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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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6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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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읽고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던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이제 나는 웬만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이미 대부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좋아하는 세 아이의 엄마인 것이다.

그래서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의 첫 장을 펼칠 때만 해도 살짝 들춰보고 나중에 읽으려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이야기의 전개가 심상치 않았다.

 

남이 깨주면 달걀 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된다는 뭔가 있어 보이는 명언을 들먹이는 주인공의 엄마가 마치 나의 모습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을까?

상대방에게 자발적인 선택권을 주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내 말이 맞으니까 너는 이 엄마의 말을 따르라는 메시지를 주입하는 나의 모습이 정마니의 엄마에게서 겹쳐졌다. 스스로의 힘으로 깨어날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런 말을 전하는 마니의 엄마 역시 가족들에게는 남이며, 그 결과 가족을 달걀프라이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강하게 암시하는 첫 장면 이었다.

 

이렇게 도발적인 시작이라니!

게다가 문장이 깔끔하게 진행되어 술술 읽어지는 바람에 살짝 살펴보겠다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계속해서 다음 장 다음 장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의 주인공 정마니는 자기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평범한 13살 소녀다. 유명인사들의 명언을 집안 곳곳에 붙여두고 가족들이 보여지는 성공을 이루어내기를 독려하는 에너지 넘치는 엄마가 있고, 식품회사에 다니는 착한 아빠와 소아우울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남동생이 있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여자아이다.

 

첫 등장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마니 엄마에 비해 마니의 아빠는 다소 약하고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인 앵무새를 사장님 댁에서 가지고 온 마니의 동생 차니는 소아우울증을 앓고 있어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말하기에 능한 엄마도 예전엔 그렇게 드센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러저러한 상황이 엄마를 그렇게 강한 캐릭터가 되도록 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앵무새가 용변을 가려서 할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앵무새는 소아우울증에 걸린 차니와 교감하며 인형의 노래를 따라 해서 차니가 그 노래를 따라 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병원에서도 쉽게 고칠 수 없었던 차니의 우울증을 따라장이 앵무새가 고쳐낸 것이다.

 

사장님 가족이 모르게 앵무새를 돌려주려는 과정에서 사장님의 아들인 수혁이와 유치원 때부터 마니와 알고 지낸 장난꾸러기 김경지, 좋아하는 남자아이 때문에 마니에게 절교를 선언했던 공주병 친구 세나와 세나가 좋아했던 축구부 주장 규빈이까지 등장하며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그 아이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많은 이야기에서 주인공 이외의 사람들은 그저 들러리이거나 그 사건을 키우기만 하는 골치덩이들뿐이고 주인공들만 척척박사라도 된 것처럼 힘든 일을 술술 해쳐나가는 것이 유치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내가 어린이였을 때도 그런 심한 과장은 아이들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재미라는 이유로 아무렇게 진행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저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이렇게 비현실적이어도 되는 걸까?’ 싶은 못마땅함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책 속의 모든 인물들이 각자 자기와 가족을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마니가 여러 인물들과 이런 저런 일들을 겪는 동안 마니의 엄마와 아빠도 각자의 방법으로 스스로 변화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이 책에서도 어떤 사건의 원인과 해결책은 한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마니는 자기 방에 걸려있던 명언을 자기의 생각을 담아 바꾸어 쓴다.

개성이 없다고 폄하되는 따라 하기가 이렇게 새로운 창조성을 키워내는 기반으로 표현된 멋진 장면이라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되었다.

 

그렇게 이 책을 단숨에 읽고 몇 번을 다시 읽은 후에 4학년 딸아이에게 책을 건네주었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는 책이라는 추천도 잊지 않았다. 아이도 재미있게 잘 읽은 것 같았다. 엄마가 느낀 감동을 아이도 느꼈으면 좋겠지만 이제 책의 내용을 구석구석 알려주는, 아이의 껍질을 밖에서 깨어주는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 변화의 힘을 선물한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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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 겨울왕국 OST 피아노 연주곡집 초급편 Frozen 겨울왕국 OST 피아노 연주곡집
스코어 편집부 엮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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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체르니 30과 100을 치는 두 아이 모두 좋아하는 악보집입니다.
어렵지 않게 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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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6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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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다 읽어 버렸습니다.
되새겨 볼 수록 재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책이라 다시 또 읽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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