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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고 꽃은 지고 - 붓다의 지혜와 함께 읽는 두 비구니의 간병과 수행 이야기
지상 지음 / 책만의향기 / 2018년 12월
평점 :
붓다의 지혜와 함께 읽는 두 비구니의 간병과 수행이야기
지상스님이 도반인 명조스님과 함께 걸어간 수행의 시간들이 <금강경>이나 <화엄경>,<법구경>, <숫타니파타> 등 불교 경전들과 함께 담담하게 펼쳐져 읽는 내내 고즈넉한 선사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책 내용 중 지상스님이 내원사 선방에서 안거기간에 정진을 할때 일이 기억에 남는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스님을 위해 마음과 애를 써서 한약을 지어주었는데, 안거해제를 하는 날 그 스님이 지상스님에게 "선수행을 하려면 다른 이에게 인정을 베풀지 마세요. 스님 공부에 방해가 됩니다."라는 당부를 한다. "힘들어 하는 주변의 상황을 '나 몰라라'하고 오직 화두들고 참선에만 몰입하는 것이 어째서 올바른 공부의 참 도리인가?"라고 생각했던 지상스님은 깨달음의 수행과 자비행의 실천은 따로 설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 결론은 후에 명조스님을 간병하는 길로 지상스님을 이끈다.
원효대사가 화엄경에 주석을 다는 방대한 저술작업 도중에 승복을 벗고 환속을 감행했던 이야기를 통해 지상스님은 아픈 명조스님이 편안하게 쉴 '마음의 집'이 되기로 한다.
"우리 둘에게는 간병의 시간이 곧바로 우리들의 수행시간이었다. 서로의 집이 되어야 했다. 서로의 등불이 되어야 했다."
길고 힘든 간병과 수행의 이야기를 통해 생로병사의 길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꽃은 피고 꽃은 지고>를 읽으며 2019년을 맑은 기운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