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만화를 통해 알아보는 고려대학교 임도선 교수의 심혈관 질환 이야기


삶이 풍족해지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소위 부자병이라 불리는 질병들이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을 비롯해서 협심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심장과 관련된 질병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된장국과 김치 대신 햄버거와 피자 등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지 오래고, 어른들은 짭고 매운 음식이나 고기류에 술 한잔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이런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심장이나 혈관과 관련된 질병질이 간암이나 폐암 등 암을 제치고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제 1요소로 떠오르는 일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고대 병원에서 순환기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심혈관 질환의 전문의인 임도선 교수가 쓴 『가슴이 아파요』는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많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 심장 질환, 그 중에서도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해 쓴 책이다. 특히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읽히고, 또 오랜 임상 경험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만화를 통해 읽음으로써 병원 가기를 두려워하는 환자들이나 병원과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는 크게 담배, 만성 스트레스, 당뇨병, 고혈압, 식습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담배는 인류 최대의 적이다.’는 말처럼 담배는 인간에게 백해무익한 존재이다. 또 간접흡연의 폐해는 얼마나 심각한가? 담배의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혈압을 상승시키며, 각종 독성 물질에 의해 나쁜 콜레스테롤(LDL-C)의 양이 증가해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들고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며, 점도가 높아진 혈액에서는 혈전이 잘 만들어져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시키고, 더 나아가 혈관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세포 속에 쌓이게 되면서 혈관이 좁아지게 되어서 결국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평생 담배를 피웠어도 꾸준히 금연하면 근래에 5년 동안의 담배 유해성의 80~90%가 회복된다고 하니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지금부터라도 각성하고 금연하길 바랄 뿐이다.

또 만성 스트레스는 코티솔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혈액 내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동맥 벽에 침착하게 해 동맥경화를 유발하며, 당뇨병에 걸리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면 그 자체가 혈관 내막에 손상을 주기 떄문에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높이고, 혈압이 높아지면(고혈압) 혈관 벽이 쉽게 손상을 입는데, 이를 통해 콜레스테롤, 지방 등이 스며들어 혈관이 굳고 탄력을 읽는 동맥경화를 유발시킨다.

 

심혈관 질환은 앞에서 설명한 담배, 스트레스, 당뇨, 고혈압, 유전적 요인,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발병하지만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이란 사실이다.

삶이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지면서 육류와 유류등 동물성 지방과 중성 지방의 섭치량이 늘어나고, 햄버거, 피자, 빵, 라면 등 인스턴스 식품을 섭취하면서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 
그만큼 잘못된 식습관이 우리 몸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하루빨리 깨닫고,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성인병의 위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하자.

 
내가 아프면 가족들을 비롯해서 내 주위의 사람들이 아프고 힘들어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혈관이 막히고 아프면 혈관들의 수장인 심장이 아프고 힘들어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고 깨닫길 바라면서...

임도선 교수의 협심증 이야기인 『기슴이 아파요』를 통해서 심혈관 질환은 올바른 식습관과 금연, 긍정적인 마인드, 운동으로 얼마든지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 다섯 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

 

감명깊게 본 영화 한 편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고, 힘들었던 아픔이나 기억을 희망과 행복이라는 단어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어렸을 때 본 영화들이 아직도 내 기억속에 남아서 내가 힘들고 괴로울 때 다시 한번 그 영화들을 볼 때면 언제 힘들고 괴로웠냐는 듯 웃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웃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신기해서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지금은 극장가에 상업적인 영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서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명작에 가까운 영화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흐뭇한 기분으로 영화를 즐기는 요즈음이다.

여기 좋은 영화가 우리에게 주었던 용기와 커다란 행복감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있다.

두 친구(나와 용일)의 우정이 영화로 귀결되어지는 <태양은 가득히>부터, 남편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한 여자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정무문>, 두 소녀(아카기와 이시오카)의 일탈을 통해 서로간의 사랑과 우정을 확인하게 되는 <프랭키와 자니>,  한 소년(유)의 성장통과 아줌마의 복수를 그린 <페일 라이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영화를 통해 소원했던 가족관계가 다시 끈끈해짐을 확인한 <사랑의 샘>까지...
총 5편의 주옥같은 영화들이 조총련계 제일동포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필체로 씐책이 『영화처럼』이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고,  각 장마다 영화의 제목을 각 단편의 제목으로 달았다는 게 특이하다. 그러면서 이 5편의 단편들이 하나로 귀결되는 영화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이다.

"태양은 가득히"에서는 거지발싸게 같은 생활을 하던 용일이 나의 거절로 인해 혼자서<로마의 휴일>이란 영화를 보게 되고, 함께 영화를 본 수많은 아이들의 눈이 어둠 속에서 스크린을 똑바로 바라보며 반짝반작 빛나는 것을 보면서 용일은 이 지긋지긋한 생활에서 탈출해야한다는 마음을 먹게되고, "정무문"에서는 나와 나루미의 새로운 삶의 시작과 새로운 사랑을 알리는 영화가 <로마의 휴일>이었으며, "프랭키와 자니"에서는 아카기와 이시오카가 ‘일상의 탈출’이라는 공통분모를 찾게 해 준 영화였고, "사랑의 샘"에서는 아까 말했던 것처럼 가족의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영화가 <로마의 휴일>이었다. 

절망적인 삶을 살았던 외톨이 용일,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었던 나루미, 어릴 적 아빠 엄마의 이혼으로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야했던 이시오카, 심한 성장통을 알았던 유와 절묘한 복수를 꿈꾼 한 여자, 그리고 할아버지의 빈 자리가 너무도 그리웠던 도리고에의 할머니.... 이 모두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곳을 응시하며 본 영화 <로마의 휴일>...이 한 편의 영화가 구민회관에 모인 이 모두에게 사랑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심어 준 영화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그 안에서 우정을 쌓아가고, 사랑하고, 세상을 바꿀 용기를 얻는다. 그런 의미에서 가네시로 가즈키의『영화처럼』은 좋은 영화가 우리의 삶을 180도 바꾸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으며, 좌절과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기도 하고, 가족의 유대감을 돈독히 해주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수 많은 영화가 쏟아져나오는 요즈음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명작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용기와 희망을 버린 채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야기의 연금술사 온다 리쿠가 그리는 미스터리의 세계

 

사람에게 한번 본 이미지를 절대로 잊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재능이 있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뇌의 기억 저장소가 컴퓨터처럼 Delete라는 기능이 있다면 삭제해서 휴지통에 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런 기능이 없기에 한번 본 이미지들은 점점 뇌의 저장소에 쌓이게 될 터이고, 언젠가는 과부화가 걸려서 뇌의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어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면서도 오늘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과거의 세계에 살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 남자가 실종된다.
도쿄에서 회사원으로 일했던 평범한 남자가 어느 날 밤 상사의 송별회 자리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추고, 실종된지 1년 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M마을의 미나즈키(水無月=물이 없는 달, 6월을 일컫는 말, ‘물의 달’ 이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장마가 한창이라 물있는 달이라고 해도 충분할텐데 그 반대인걸로 봐서  음력과 양력의 시간차이로 인해 그렇게 쏟아지는 장마가 끝나면, 기승을 부리던 하늘도 바닥을 드러내고, 물도 거의 마를  것이라는 추측에서 지어진 이름인 듯 하다) 다리에서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채 사체가 되어 발견된다.

온다 리쿠의 신작 『어제의 세계』는 한 남자의 실종과 그 실종이 있음으로부터 1년 뒤 그 남자가 어느 마을의 다리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죽음을 역추적해가는 구성을 취한다.

도쿄에서 회사원으로 일했던 한 남자가 왜 M마을에 오게 되었는지, 미나즈키 다리에 간 이유는 무엇인지, 이 소설에서 중요한 소재인 탑과 수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왜 미나즈키 다리에 변사체로 발견되었는지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다양한 시점과 증언을 가지고 역추적하는 형식을 취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한 순간만 한 눈을 팔아도 내가 지금 누구의 말을 듣고 있는건지 헷갈려서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집중해서 읽기가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온다 리쿠의 문학세계를 집대성한 소설’이라는 메리트만 믿고 그 무언가가 있겠지? 하며 나오는 등장 인물들을 포스트 잇에 써 가며 읽은 책이었지만 마지막 결과는 내가 상상했던 거 보다는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고, 극적 반전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실망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단순한 소재(한 남자의 실종과 죽음)를 가지고 이렇게 장편소설로 써 내려갈 수 있는 능력이 온다 리쿠에게는 분명 있고, 그 능력때문에 그녀가 대한민국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온다 리쿠의 신작『어제의 세계』는 온다 리쿠의 힘을 분명히 보여 준 작품이었고, 단순한 이야깃거리를 얽히고 섥히게 만들어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충분한 힘이 있는 소설이었지만, 양조장 주인인 와카쓰키 게이고의 분신의 출현이라든지, 이치가와 고로의 죽음을 파헤치던 니레타 에이코의 갑작스런 죽음이라는지, 이치가와 고로의 쌍둥이 동생의 출현 등등 애모모호한 인물의 설정으로 인해 재미를 반감했다는 게 이 소설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콜릿 코스모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만이 쓸 수 있는 장편소설의 진수를 만나다.


요즘 들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일본 작가의 소설들을 읽고 있노라면 소재의 다양성과 빠르게 흘러가는 소설 전개 방식에서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소재들에게 영감을 받아서 소설을 쓴다는 거 자체도 대단하지만 한 번 읽게되면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리는 소설의 흡인력때문에 일본 소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온다 리쿠가 쓴 <초콜릿 코스모스>도 소재의 다양성에 한 몫 하는 소설이다.
연극의 오디션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가지고 천재적인 배우적 기질을 타고 난 아스카와 노력파 배우인 교코의 대결구도를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 모두 배우인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아역 배우로 무대에 서기 시작한 아즈마 교코와 연기 초보자이지만 무서운 관찰력으로 다른 사람으로 둔갑해 보이는 기술과 연기, 상황 연출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사사키 아스카... 이 두여자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이 소설의 압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온다 리쿠가 쓴 <초콜릿 코스모스>는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이지만 이 소설도 처음 읽는 순간 끝까지 읽어버릴 수 밖에 없는 대단한 흡인력을 지닌 소설이었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 초능력에 가까운 묘한 소녀를 등장시켜서 나의 관심을 완전히 책속에 빠져들게 만들어 버리더니 나중에는 그 소녀가 사사키 아스카라는 걸 보여주면서 교코와 연결지어지는 스토리는 온다 리쿠의 소설 소재,  전개방식 등에서 독자들을 몰입시키게 만드는 기술이 있는 작가임에 분명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신문에 연재된 바 있는 소설이다. 
연재 당시부터 천재적인 소질을 타고난 배우와  노력파 배우, 이 두 여배우의 대결 구도와 연극의 오디션이라는 특수한 소재에서 일본의 유명한 순정만화인 <유리가면>과 자주 비교되었다고 한다. 

아직 유리가면을 읽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이 책이 유리가면과 자주 비교된다니 시간이 된다면 유리가면도 꼭 읽어서 서로의 작품이 어떤 형식에서 비슷한 소설인지 꼭 비교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소설에서는 혹독한 오디션을 진행하는 세리자와가 아스카를 평가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그 애는 갑자기 해내거든. 해석이나 기술이나 원래 시행착오를 거치고 경험을 쌓아서 획득하는 건데 말이지. 자네도 그랬잖아?"

" 하지만 거기에 그 애는 없거든. 그 애한테는 '자기' 가 없어. 자아, 에고, 자존심, 허영심, 수치심, 그렇게 바꿔 말해도 될지 모르지만. 그런 것, '자기'라는 것에 대해 그 애는 생각을 안 해."

"배우는 인간이야. 배우는 인간을 연기하는 거야. 인간은 내가 방금 말한 걸로 돼 있어. 에고라든지, 자존심이라든지 그런 게 가장 인간적인, 인간의 추잡함과 숭고함과 모순을 포함한 부분이라고...

그런 게 없는 배우가 인간을 연기해 봤자 무슨 재미가 있겠나?


그렇다. 
배우(俳優)는 인간이고, 배우는 인간을 연기하는 거다. 
타고난 천재성만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세리자와는 이미 알고 있으면서 아스카가 재주만 좋은 기계적인 배우가 되지 말기를 오디션이라는 걸 통해서 알게 끔 해 준 것이다.

이제 곧 그녀들이 연기할 연극의 막이 오른다.
막이 오르면 시공을 넘나드는 그녀들이 펼 칠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끔 좋은 자리에 앉아서 그녀들이 내뿜는 열기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무대에는 갈색 코스모스들이 한 없이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2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딘가 더 멀고, 깊고,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청춘들의 이야기

요즘들어 저녁이면 몸관리 차원에서 달리기를 한다.
한창 추웠을때는 게으름도 부렸지만 날씨가 풀린 지금은 달리는 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달리고 있다. 내가 달리는 코스가 꼭 미우라 시온이 쓴<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에서 하코네 역전 경주의 왕복코스 같다고 생각하면서 달리니깐  달리는 거 자체가 너무 유쾌하고 즐겁다.  빵을 훔치고 도망가는 가케루의 모습처럼 달려도 보고, 하코네 역전경주 마지막 10구간을 힘차게 내달린 기요세도 되어보고,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는 신동의 모습도 되어보고, 그 경사를 사뿐사뿐 내려갔을 유키의 모습도 되어본다.하코네 역전 경주에서 있는 힘을 다해 달렸을 10명의 지쿠세이소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서 달리기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 들어가 보자.

이 책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1, 2>는 일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미우라 시온의 장편소설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미우라 시온은 처음 접한 작가지만 그녀의 글 솜씨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단순한 이야깃거리인 달리기를 주제로 장편소설을 쓴다는 거 자체도 대단했지만 그 단순한 달리기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녀의 독특한 문체들과 적지 않은 인물들의 설정 및 묘사들은 독자들을  이 소설안으로 흠뻑 빠져들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쿠세이소라는 공간적 배경 안에서  그들만의 취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간세 대학 학생들...
퀴즈 마니아, 만화 오타쿠, 흑인 유학생, 사법시험 합격자 등 특색있는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작은 방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면서 살고 있는 꿈많은 청춘들의 집합소 지쿠세이소,  그곳에  가케루가 합류하게 되면서 지쿠세이소 인원은 열 명이 되고, 열 명으로 인해 하코네 역전 경주에 나갈 수 있는 자격조건이 된다. 지쿠세이소의 장(長)이나 다름없는 기요세는 마침내 하코네 역전 경주 출전을 선언하게 되고 지쿠세이소에 사는 10명의 학생들은 좌충우돌 하코네 역전 경주에 참가하게 되는데....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마지막은 어떻게 끝날거라는 대충의 줄거리가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건 이 책의 저자인 미우리 시온이 읽는 나로 하여금 끝까지 하코네 경주를 동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10명이 하나가 되어 뛰는 모습에서 마지막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속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려했던 미우라 시온의 의미심장한 메시지..

“우리들이 가고 싶은 곳은 하코네가 아니다. 달리는 것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어딘가 더 멀고, 깊고, 아름다운 장소.


 지금 당장은 무리더라도 난 언젠가 그 장소를 보고 싶다. 그때까지 계속해서 달릴 것이다."

1등으로 들어오는 게 목표가 아니고 10명이 하나가 되어 달려야만 느낄수 있는 동질감이나 소속감,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하코네 역전 경주를 우리가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 비유해서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기엔 벅차고 힘들지만 여러 명이 함께 할때는 혼자 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더 먼 곳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인 미우라 시온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나는 행복은 재생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반드시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모 인터뷰에서 말한 미우라 시온의 이 말속에는 많은 뜻이 내포해있다.
각자 해석하기에 따라 의미들이 달라지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 하나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간다면 행복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이고 그 행복은  ‘좀더 멀고 좀더 깊고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