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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꽃이 피었습니다 - 아이에게 읽어주다 위로받은 그림책
박세리.이동미 지음 / 이야기공간 / 2022년 11월
평점 :
그림책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다 위로받은 그림책
최초의 그림책을 생각해 본다.
기억은 기억인데, 머릿 속에 저장된 기억은 아니다.
벽장 속에, 카세트 테이프 속에 저정된 기억이다.
늘 보물을 찾는 장소, 벽장.
그 안에서 나온 녹음 테이프.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게 뭘까' 궁금해하며, 카세트 플레이어(크아, 그립다 그리워)를 돌렸다.
방 안을 채우는 소리. 아빠 그리고 나(로 추정되는 아기)의 옹알이. 아빠가 읽어준 그림책은 '곰돌이푸'였다. 데면데면하던 아빠가, 나를 사랑해 준, 노력해 준 아빠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두번째 그림책의 기억도 꺼내본다.
20대 후반, 장소는 모든 것이 낮고, 모든 이가 작았던 어린이도서관이었다. 손에 든 지각대장 존. 이유있는 지각, 현실과 상상 가운데 걸려있는 이들 '거 봐. 나와 같은 애가 있잖아.' 위로 받았던 그림책이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그러나 존재하는 현상과 아이.
결혼과 출산, 육아.
가끔 눈에 비친 그림책이, 눈 안에 쏘옥, 마음 속 깊숙히 들어온 순간이다. 육아의 시간 사이사이, 그림과 글 사이사이 내가 머무를 여백을 놓아준 그림책. 내가 숨쉴 구멍을 뚫어준 그림책. 내가 웅크릴 구덩이를 마련해준 그림책. 내가 다시 튀어오를 용수철이 되어준 그림책. 그림책들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나를 위한 그림책으로,
우리를 위한 그림책으로 다가온 나날들.
그 연장선 상에서
엄마, 여자, 마흔의 인생에서 '나'로 바로 서게 한 그림책을 소개한 책 그림책 꽃이 피었습니다 를 읽었다.
책은 네 단락으로 나뉜다.
'그림책이 어른살이를 위로합니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에서 관계를 이야기 했고,
'그림책이 엄마를 바꿉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 성장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마흔, 그림책에 기대어 쉬어갑니다' 는
중년을 맞는 엄마 아닌 사람으로서의 마음챙김을
이야기 하고,
'그림책으로 더 나은 내가 됩니다' 로
과거를 거쳐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갈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웃고 울고 먹먹하게 만들었던 그림책들.
48권의 그림책을 통해 마치 조근조근 대화하듯
이야기 한다.
Part1.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지면서 피로감이 생긴다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할 필요도 있다. 상대방에게 관계의 안전거리를 알려주는 세심함은 건강한 관계의 출발선이다. 곰씨의의자 P30
절대적인 물리적 시간과 상대를 향한 배려 그리고 소통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치열하게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지난한 시간을 감당해야한다는 말이다. 바람의우아니 p39
그림책은 그 속에서 나와 친구들에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되묻고 있다
당연하게 알고 있다고 과신했던 것들, 세상과 타협하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우리는 우리 안의 소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닐까? 울타리너머 P55
Part2.
그림책에 등장하는 어른들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에드와르도에게 어쩌다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를 묻지 않았다. 또 나쁜 행동이라며 섣부르게 예단하고 손가락질과 비난으로 반응했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 기회는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드와르도세상에서가장못된아이 p76
훗날 아이의 재능과 노력이 어떻게 쓰이고 쌓일지 현재의 우리는 모른다. 아이들은 자신의 바람대로 삶을 살아갈 것이고, 그 여정도 아이의 몫이다. 그 모즌 과정과 결과는 기다림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부모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한 지지와 기다림 뿐이다. 씨앗100개가어디로갔을까 p90
진정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말 자체가 아닌 그 사람의 때에 그 사람의 방식으로 들어주는 걸 의미한다. P113
Part3.
전집 코너가 정원사의 손을 탄 질서 정연한 정원이라고 한다면, 그림책 코너는 각각의 모습 그대로 피어 있는 풀꽃의 군집인 야생 들판이 아닐까? P159
Part4.
꿈, 열정, 삶을 대하는 태도, 모든 순간의 선택, 찬란한 죽음까지 어느 한 지점도 소홀하지 않았던 한 사람의 인생은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허기를 다양한 감성과 사유로 채워냈다. 그림책이 주는 감동은 인생을 진심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유효하다. 오필리아의그림자극장 p205
갱년기 아닌 더 나은 나를 위한 도약의 시기,
갱신기.
갱신기의 문 앞에서
나를 돌보고,
나를 세우는
사유와 사색,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한 권의 그림책을 펼친다
그림책의 은유 속에 담긴 메시지,
나를 향한 위로와 응원, 조언의 열쇠 하나를
찾아볼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