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도시가 멸망하는데 '자연재해'가 결정타를 친 결말이지만서도 그 전의 '문명'이 이미 쇠퇴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의 시야를 넓혀보게 되었던 책이다.
'차탈회윅'
발음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낯선 도시 이름, 오늘날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지역 낮은 두 구릉 아래 뭍여 있다고 한다. 굿즈엽서로 보이는 지도를 보면 강을 사이에 두고 동둔턱과 서둔턱으로 나뉘어져 있다. 아무래도 강 주변이다 보니 유목생활을 정리하고 정착하기 좋은 토지 구조였을 것이다.
그리고 신석기 시대 쯤 추정되는 것을 보아, 언어가 없었던 시기의 도시인데,, 책을 읽어나가면서 등장하는 고고학자분들이 단순히 고대시대 '전리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역사를 추측한다는 점이 왠지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역사 탐정단 느낌? 아무튼 이 도시는 사람들이 정착생활을 하다가 복잡한 이유로 유목생활로 돌아가 도시를 떠났다고 한다..
"폼페이"
영화로도 나와있는 '폼페이', 화산폭팔로 멸망한 도시로 많이들 알고 있다. 위의 지도를 보면 '베누스 신전','이시스 신전','원형극장' 등이 눈에 띄며 유흥활동과 종교활동이 활동적으로 일어났던 것처럼 보인다. 위에서 나왔던 '차탈회윅' 주민들이 도시를 나간뒤 약 5,000년 뒤 벌어진 폼페이 화산폭팔사건.
로마 역사에 있어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듯한데, 이탈리아 나폴리만의 항구도시였다고 한다..항구도시이기에 많은 해외교류가 있었을 것이고, 활발한 만큼 외래문화들이 번성했다고 한다. 특히 인상깊었던 그 당시 로마인들의 프레스코화, 그 그림은 이집트 문화를 표현하기도 하는 것을 보아 굉장히 다양한 문화들이 섞여있었던 관광도시 였는 듯 싶다. 서기 79년 베스비오 분출 이전에 한차례 지진이 일어났던 것을 생각하면 지리적으로는 불안정한 곳이었던 것 같다.
"앙코르"
잘모르지만 익숙한 그이름 '앙코르', 1100년 전 백만에 가까운 주민, 관광객, 순례자가 모여드는 세계 최대급의 도시였다고 한다. 확실히 지도를 보면 왠지 앞서나온 도시들보다 스케일이 커보이고 앙코르 톰이 인상깊다. 그리고 캄보디아 열대농업에 대한 설명부터 제국주의의 잔재로 인한 땅의 버려짐.. 특히 이 이야기는 한국의 민족적 아픔과 공감대가 있는 도시라는 생각에 친숙함이 느껴진다.
"카호키아"
이 도시 역시 정말 낯선 이름이지만 '토축 피라미드'라는 낯익은 이름의 구조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많은 공적 생활을 할 수 있는 '광장'이 많기로 유명한데 '미시시피'문화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카호키아는 수백년뒤 반짝 성장했다가 사라진 역사적 수수께끼를 안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문자 기록을 남기지 않는 카호키아인들이기에 더욱 고고학자들이 머리를 굴려 추측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과거의 도시멸망 4가지 사례, 하지만 저자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이런 말을 남긴다.
그렇긴 하지만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도시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역사 속의 증거는 많다. 차탈회윅 사람들은 먹는 음식에 변화를 줌으로써 가뭄을 견디고 살아남았다. 앙코르에서는 가뭄과 홍수가 닥친 이후에도 수백 년 동안 많은 인구가 여전히 그곳에 살며 기반시설을 고쳐 썼다. 폼페이 난민들은 새로운 도시로 이주해 번영을 누렸으며, 그 곳에서 이전 이웃들과 함께 살았다. 카호키아는 여러 차례 가뭄을 겪었고 그 도시 구획은 확장되기도 하고 쪼개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주민들이 영원히 떠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도시들은 불과 홍수보다 더한 것과 씨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정치 불안정과 권위주의적 민족주의의 시기에 살고 있다. 불행하게도 역사 속의 증거를 보면 이는 도시에게는 죽음의 종소리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