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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와 천조의 중국사 - 하늘 아래 세상, 하늘이 내린 왕조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단죠 히로시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8월
평점 :

일본인이 쓴 중국사...
이 엄청 새로운 느낌으로 도전하는 책...
내 머릿 속, 마음 속 어딘가에 똬리를 틀고 있고 있는/을 편견을 없애보고자 하는 마음도 쫌... ㅎ
천조 天朝는 천명 天命을 받아 천하 天下를 통치하는 천자 天子의 조정 朝廷을 의미한다. (ㅋ... 한자 漢字의 연속이다...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한자어 표현이 많다. 휴~~)
하늘의 아들 (이하 천자)이 하늘 아래 세상 (이하 천하)를 다스린다. 천조를 통해...
천하와 천조는 결국 이렇다는 말이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말이다. ㅎ
"제왕이라고 하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우禹는 서융西戎 출신이고, 문왕은 동이東夷에서 태어났다. 결국 덕의 문제이다." (p85)
"고대의 북방 민족인 훈육, 험윤, 탕 등은 예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이夷라고 했던 것이다. 우리는 문물(예와 의)를 닦았으니 문화적으로는 중화와 다를 것이 없다." (p226. 여진족의 요나라 도종의 말)
천하와 천조라는 개념을 통해 중국사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지배층의 정당화, 특히 非한족 지배의 정당화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을 보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황오제의 신화적 세상을 지나, 진나와와 한나라를 거쳐 자리잡기 시작한 이 개념은...
지리적으로는 중원中原과 이외의 부분, 민족적으로는 한족과 이외의 민족 (오랑캐로 치부한...)의 구분을 통해 유지해온 그들만의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족 지배층 자신들은 좁하진 천하에 대한 합리화 차원의 화이구분을...
非한족 지배층 자신들은 천조에 대한 명분 쌓기를...
이런 방식을 통해 구체화하고 체계화시켰다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에서 보여지는 특이한 것은 한족의 행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非한족들의 행태다.
그들은 중원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지배하면서 자기네들의 문화와 사고 방식을 버리고 중화화한다.
만리장성 북쪽 너머에서 오매불망 장성 남쪽으로 들어가길 원했던 그들인양 몽골족, 여진족, 거란족 모두 자기 것을 버렸다.
그나마 어찌어찌 간신히 남은 민족이 몽골족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왜 그들은 중화화하려고 했을까...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중국 역사는 지배 세력이 된 민족의 중화화 과정과 그 과정 속의 에피소드들의 집합으로 보인다.
이것이 중화 민족, 한족의 힘일까?
현대의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이 책에서의 관점으로 보면 이와 같을 것이다.
한족의 민족 정신과 정서를 두루 펼쳐 오랑캐를 중화화하는 과정...
천자의 덕을 펼쳐 천하일가를 만들어 가려는 과정...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중국의 자본력과 야망이 무섭기도 하려니와 이런 생각을 체계화하고 내재화하는 그들의 집요하고 철저한 사상 정립의 천착이 무섭다.
저자의 말따나 이런 중국에 대한 연구와 다시보기가 필요한 것은 그들처럼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수적인 중국 연구이겠다.
그나저나...
일본인이 쓴 역사 서적에 대한 우려는 저명한 교수라고 할 지라도 없애주지 못하는 듯 하다.
저자의 주장의 중심 부분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편협해보이는 서술에는 조금 실망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역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책의 뒷부분에라도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언급하여 이런 오류를 바로 잡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보지 못했고 겪지 못했던 일들을 추론하고 상상한 것의 합이 역사라고 할 지라도...
그 생각의 단서가 되고 증거가 되는 유물과 유적 등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알려지고 들려지길 바란다.
지난 사실에 대해 정확하고 올바른 인식이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를 보다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돌아보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