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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8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는 '갑질'로 표현하는 단어라고 보면 되려나? 일본에서는 타인에 대한 괴롭힘을 뜻할 때 일본어 단어와 영어 단어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결합해 ‘○○하라’라고 표현한다. 그 예로 성희롱을 뜻하는 세쿠하라,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파와하라,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직장인 여성을 차별한다는 뜻의 마타하라, 정신적 괴롭힘을 뜻하는 모라하라, 음주를 강요하는 괴롭힘을 뜻하는 아루하라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중) 작가는 여기에다 '야미하라'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소개한다. '야미하라'는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누구나 겪었을 법하지만 특별히 무어라 말하기 어려웠던 불쾌감과 공포, 즉 야미 해러스먼트를 의미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고도 책에 대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궁금했다. 과연 그 '야미하라'라는 개념이 무엇이며, 실제로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기시감'과는 다른 의미일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을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마지막 장을 위한 앞 장들이다. 마치 퍼즐 조각이 내 앞에 흩어져서 있다면, 맞추기 전까지는 그 한 조각이 그저 하나의 조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내가 맞춰야 하나의 그림이 맞춰지듯이.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난다. 내가 그 조각을 맞췄을 때, 비로소 하나의 그림이 된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런 소설을 '퍼즐 조각'에 흔히들 비유하는데, 그 비유가 가장 잘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들어서 공포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가 초반에는 좀 더 쫄보가 되어서 읽게 되었었다. 갑자기 음침한 녀석이 전학 오더니, 갑자기 '오늘 집에 가도 돼?'라니.. 일단 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어떤 장은 읽다보니, '시시리바의 집'도 생각났다. (찾아보니 종장 '가족'이었다) 어쨋든, 간만에 읽은 공포소설이라서 좋았고, 그 책이 블루홀식스에서 출간한 <야미하라>라서 좋았다. 작가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니, 작가 스스로도 엄청난 미스테리 매니아인데다가, 심지어 성덕이었다. 대박. 이런 작가라니 너무 좋다. 블루홀식스에서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라는 책도 출간했다는데, 그 책도 궁금해졌다.
사람은 누구나 무서운 혹은 두려운(아니라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상황일 수 도 있고, 사람일 수 도 있고, 여러가지일 수 있다. 작가는 그것을 '누구나 경험해 봤을, 딱히 규정할 만큼 친숙한 관계가 아닌 사이에 본인의 생각이나 사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로 생각했다. 그리고 소설을 썼다. 처음에는 무섭기만 했던 스토리들이 읽어나갈 수록 은근하게 무서움에서 벗어나는 것을 도와주는 듯 했다. 마치 하나의 트라우마를 조력자와 극복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다고 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까? 어쨋든 막연히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아졌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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