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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문학동네
작가 한강은,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로만 약간 알고 있는 작가이다. 실제로는 그 보다도 더 대단한, 멋진 작가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그정도로만, 사실은, 생각하고 있었다. 왜일까? 생각을 해보자면, 그저 ‘장르소설’만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던 작가가 아니지 않았을까.. 혹은, “그래도” 나름대로 나, 책 읽는다는 사람인데, 이름 정도만이라도 알아둬야했을 작가 그저 그 정도가 아니었을까. 아마도, 둘 다 틀렸다. 실제로는 그녀의 책을 더 많이 읽고, 알고 싶었지만, 내 지식의 끝을, 내 이해력의 끝을 이 작가로 인해서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을 나는 외면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빨리 읽고, 많이 읽고 싶었지만, 그녀의 책은 후루룩 읽을 수 없는 책이기에 피했던 것 같다. 이 마저도 추측에 불과하지만, 아마도 정답에 그나마 가장 근접한 대답이지 싶다. so anyway.
작년부터 내가 주최하고 있는 독서모임인 [리더스파티]에서 같이 읽기로 한 책. 마침 다음달이 4월이고, 함께하는 멤버의 고향이 제주도이고, 다른 멤버도 4.3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자연스럽게 4.3사건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정해진 3월의 도서: 작별하지 않는다. 그리고 4월의 도서: 순이삼촌. 처음 책을 살 때까지만 해도 마냥 설렜다. ‘와 드디어 나도,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는구나!’혼자서는 읽을 엄두도 못냈을테지만, 함께 읽고 나눈다는 것에 용기를 얻고 책장을 펼쳤다.
초반에 나오는 스토리를 읽는다.
읽는다.
읽는다.
읽다보니, ‘작가의 말인가?‘ 싶을 정도로, <소년이 온다>를 집필한 후의 한강 작가의 모습같았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 ’어라. 작가의 말은 아닌데.‘ 다시 읽는다. 자전적인 모습을 굉장히 짙게 투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잘 읽혔다. 주인공 경하의 친구 인선이 영상을 하다가, 제주도로 내려가 목공을 한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절단되고, 급하게 주인공에게 제주도에 남기고 온, 앵무새 아미를 돌봐달라고 연락한다. 그리고 경하는 그 부탁을 들어주러 제주로 간다. 눈발이 거세다.
정말 말도 안되는, 재난영화와 같은 상황. 폭설과 강풍과 주인공에게 고통을 배가시켜주는 두통과 설산에서의 길 잃음과 ...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인선의 집에 도착한 경하. 그리고 거기서 마주하는 제주도 학살사건, 4.3사건에 대한, 인선의 가족사. 그리고, 틈틈이 보이는 ‘사랑’에 대한이야기들. 그리고 그 기억에 대한 이야기.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윤의책장 #shine_library
2023.03.11-19.
9일간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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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리더스파티 #독서모임 #3월의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