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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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

히가시노 게이고/양윤옥/현대문학


니레이를 보면,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가 생각난다. 천재적인데다, 은근한(?) 조증까지.. 누군가에게는 칭찬, 칭송을 받을 수 있능 능력을 가진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얄미워 보일 수도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런 천재적인 캐릭터의 니레이. 누군가는 그랬다, '천재는 요절한다', '천재는 오래 살지 못한다.'고.. 그 말이 사실인 것인지, 그가 훈련을 하는 도중 돌연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곧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살인 사건으로 밝혀지고 범인을 특정하기 위하여 수사가 시작된다.


얼마나 '승리'가 간절하면, '1위'가 간절하면 이런 일을 벌이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 완벽한 '승리' 혹은 '1위'가 죽을 때까지 유의미할까?'라는 생각 까지 하게 되었다. 그 생각을 한 이유는, 니레이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미네기시의 생각 때문이었다. 


❝ ... 좀 더 신비한 뭔가가 감돌 거라고 상상했는데 그저 거무스름하고 추저분한 연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도 물질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p. 203. ❞


허무하다. 헛된 것을 꿈꿨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비관주의자 같을텐데,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동안의 영광을 위해서 목숨을 걸 정도로, 사투를 벌이면서 살아가는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타깝다고도 생각했다. 동시에 이 두 가지 생각을 포함한 여러가지 생각이 나면서 내 기분도 묘해졌다. '그게 뭐라고 사람을 죽이는거야...'




결국,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결국은 이 사건도 누구에게도 견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스키 점퍼가 되기 위한 치열한, 생사를 건 싸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명령이 아닌, 자기 자신의 운명이자 숙명이고, 자신의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고된 훈련을 하는 선수들. 얼마전에 끝난 이번 동계올림픽도 생각이 났다. 물론 이 이야기는 소설 속의 이야기이다. (현실을 약간 반영한.) 현실에서는 누구보다도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과의 외로운 사투를 하는 선수들이다. 존경스럽다. 동시에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도 되었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게으르지 말아야겠다', '좀 더 부지런해야겠다'라는 다짐은 늘 하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특징이겠지만, 이 책은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중에서도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될 성 부른 나무였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마지막 10장의 반전이 있었다. 심지어 그 중 마지막 한 단락의 허무함과 씁쓸함이 너무 현실을 이야기 해주어서 확 경각심이 들었다.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세상에 정답은 없다"이다. 완벽에 가까운 니레이의 점프를 복제하기 위한 쇼와 그 소속팀의 (그야말로 미친) 쇼(show). 정답은 없다. 누가 옳은걸까? 아니, 누가 더 옳은 쪽에 있는걸까? 아니아니, 옳다, 그르다는 누가 판단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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