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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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저 / 문지원 역 / 블루홀식스


번역가의 마지막 말을 보고서 약간 소름이 돋았다. 왜냐하면, 서평에 쓰고 싶었던 나의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토씨하나 안틀리고.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 연주 직전의, 그 무대 위에서의 시간이 영원이라고 책에서는 이야기 했지만, 나는 공연 직전까지의 "모든" 시간이 영원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 5분 전의 그 시간들, 내 새끼들의 콘서트 티케팅 시작 시간 2분 전, 내가 시킨 택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그 며칠... 점점 생각해보니, '영원'이라고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은 내 주변에 꽤나 많은 것 같아 보인다. 어렸을 땐, 생일이 돌아오기까지의 그 365일이 영원이었는데... (아마도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주인공 와온에게는 엄마가 말도 없이 떠난 이후의 시간들이 영원이지 않았을까?



성장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적인 요소에 '가족'의 이야기와 꿈을 찾아 고민하는 '학원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 아주 적당한, 꼭 맞는 그릇인 '예술' 그리고 그 중에 음악. 사실 나에게는 정말 부러운 케이스이다. 실력을 인정 받은 마에스트로 아빠, 역시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수석 첼리스트 엄마. 심지어 주인공인 나도 첼리스트(였다). 꿈만 같다. 엄마에게 레슨을 받는 나, 그리고 아빠와 음악을 같이 해석하는 나. 이 장면을 상상만해도 행복한데, 그런 부모님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행복해 보이지 않았는데, 정말 행복하지 못했던 것일까?


한 편의 가슴 찡해지는 영화를 본 것 같았다. 사실 내용은 어쩌면 뻔하게 느낄 수도 있다. 뻔한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자 동시에 이상이다.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는 스토리 (하지만, 또 그렇다고해서 현실의 장벽에 순응하고포기하고좌절하는 스토리는 아니니 걱정은 마시길) 간만에 블루홀식스의 책, 그 중에 스미추가 아닌, '성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이다 보니, 괜히 희망적인 기분이 들고, 성장 드라마 나름의 따듯한 온도가 생각났다. 출판사의 말대로,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음악을 통한 공감과 성장, 알 수 없는 기적이 한데 어우러져, 간만에 드라마틱한 감동 스토리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따듯한 성장 드라마를 보면, 꼭 마음 한 켠이 따듯해진다. 간질간질하고 낯간지러워도, 아직 우리 사는 세상은 이 소설 속의 일 같은 일도 자주 일어나니까, 아직은 살만하니까. 그래서 이런 스토리가 꾸준하게 개발되는 것 같다.



비밀을 가진 엄마. 엄마가 바람이 나서 날 떠났어. 가족을 버렸어. 아빠는 그런 엄마와 이혼하고 새엄마를 나와는 하나도 상의도 없이 데려왔어. 그리고 미국으로 떠났어. 나한테 같이 가자고는 했는데, 아빠랑 같이 있고 싶지 않았어.
사실, 주인공 또래의 이야기를 하려면 약간 유치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소설은 그렇다기 보다는,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이었다. 감동을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여차하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야기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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