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점점 생일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는데, 하루키가 그려낸 생일을 맞이한 소녀의 하루가 궁금하다. 강렬하면서 눈길을 끄는 멘쉬크의 그림도 기대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식당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들의 언어와 맛이 느껴지는 화려한 만찬!


#1.


 우리동네에는 '호빵이'라는 길냥이가 산다. 볕이 좋은 날에는 우리집 옥상에 누워 볕을 쬐기도 하고, 평평한 그들에 누워 선선한 바람을 맞기도 한다. 밖에 나갔다가 무심코 대문을 열다보면 '호빵이' 녀석이 시크하게 앉아 마치 궁궐의 해태처럼 앉아있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엄마야~!'하고 외치면 '어이구~'하며 휘리릭 다른 곳으로 가길 여러번, 나비야~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녀석이건만 비가 많이 오던 다음날 잠을 자지 못했는지 고추를 말리려고 평평하게 해놓은 평상에 누워 드르렁 코를 골며 대자로 뻗어 자고 갔다. 고개가 축 늘어지며 누가 오가는지, 사진을 직는지도 모를만큼 숙면에 빠진 고양이를 그때 처음 봤다.


그 때부터 볼살이 오동통해 둥근, 누런 빛깔의 고양이 이름을 호빵이라 지었다. 호빵처럼 토실토실한 몸피 때문에 호빵아~라고 부르면 살짝 뒤를 돌아봐주기도 한다. 그 후에도 쉬어 가라고 평상을 늘 깔아 놓았지만 어쩐 일인지 소식이 없다.


# 2.


깊은 밤이 되면 삼삼오오 고양이 울음소리가 '야옹~'하고 들려온다. 어느 때는 아기 울음 소리 같기도 하고, 고양이 울음 소리 같기도 하다. 주변에 아이가 없으니 분명 고양이 울음소리다. 하나의 고양이가 아니라 떼창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어느 날 고양이 두마리가 우리집 담벼락에 앉아 서로 마주 보며 (아주 가까이) 한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음을 내뱉으면, 다른 고양이가 야옹하며 크게 울부짓는다. 누가 누가 더 잘하나 싶을 정도로 가까이 마주 보며 서로 우렁차게 고양이들의 대화를 나눈다. 아마도 서로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고양이의 언어를 속삭이며 서로 앙앙대고 있고, 마침 하교길에 마주친 두 고양이를 보고 있던 소녀들은 그 모습이 좋아 깔깔거리며,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다. 창 밖에서 그런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데 이웃집 아저씨가 고양이의 큰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단단한 골프공으로 아이들의 등을 '퍽!'하며 사정없이 맞춰 버린다. 후다다다닥~ 하며 몸을 피하는 고양이들. 그들의 사랑언어는 사람들보다 더 시끄럽지 않는데 그런 사정을 볼 것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그게 어느 해 여름과 가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 3.


포동포동한 발로 토실토실한 몸피를 갖고 있는 뚱냥이들의 식당은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식당이다. 정중하게 맞아들이는 턱시도 고양이가 있고, 실한 만찬을 준비하는 셰프들과 그들의 음식을 맛나게 먹어주는 미식가 고양이들이 우아하게 만찬을 즐기를 식당이 바로 <고양이 식당>이다. 그들이 먹는 풍성한 음식에 꿀꺽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다가, 나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고양이 식당에 고양이가 아닌 음식 평론가 한명이 찾아왔다. 많은 이들의 입소문이 난 곳이라며 찾아든 그는 고양이 식당에 앉아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정찬을 들었지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무언가 빠진 맛이 들었다. 그 식당이 열린 이래로 음식에 간이 맞지 않는다며 여러 주문을 해왔고, 고양이 셰프들은 당황한다. 연어 스테이크를 다시 맛볼무렵 미식가의 눈은 충혈되고, 코가 근질근질 거리기 시작한다. 그는 참지 못하고 에~~~이~취~~~~~~~~~~~~하며 재채기를 하게 되고 고양이 식당은 그의 충동적인 재채기에 소리소문없이 와르르르 무너져 내린다. 마치 동화처럼. 그 이후 다시는 인간손님은 고양이 식당에 갈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 4.


고양이의 언어와 식성, 우아한 발놀림. 그들의 특질이 그대로 드러난 고양이 식당에서의 조우는 그대로 끝이나 버렸지만 <고양이 식당>의 일화 속에는 사람들이 침범하면 안되는 무엇이 존재한다. 같은 지구 안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그들을 우리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이유를 한껏 무시하고 있지만 고양이 식당과 같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식빵 고양이의 비밀> (2018, 비채)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고양이 식당>이 수록되어 있는 그림도 이야기도 생생하게 느껴져 훨씬 더 이야기와 그림에 만족감을 느끼며 읽었다. 귀여운 그림을 보는 재미와 고양이들의 특질이 이야기 속에 베어져 나와 읽는 내내 즐거웠던 책이다.


# 5.


<식빵 고양이의 비밀>을 비롯해 <고양이 식당>은 토실토실한 몸피를 가진 뚱냥이들의 모습과 같이 두 권의 그림책이 폭신폭신한 몸피를 갖고 있다. 표지를 만지고만 있어서 그저 마음이 똥실똥실 부풀어 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라 계속해서 책을 만져보게 된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책. 고양이를 좋아하나 이유가 있어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 같은 책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 - 구호 현장에서 쓴 생생한 기록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11
케이트 에번스 지음, 황승구 옮김 / 푸른지식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내다.


 어느 한 도시의 바닷가에 아이의 시체가 너울거리는 파도 속에 휩쓸려 다니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종종 티비를 통해서 난민들의 소식을 들었고, 비정상회담에서 각국의 패널들이 난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 방송을 보기도 했지만 '난민문제'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지구 반대편에 일어난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먼 나라의 일처럼 여겨졌다. 방송에서도 짧게 그들의 이야기를 뉴스로 다뤘을 뿐 깊이 있게 그들을 관찰하거나 리포트를 상세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먼 일처럼 여겨졌는지 모르겠다. 현재 세계의 전체 난민의 수가 5천 만 명이고,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동 출신이 많은 그들의 나라는 전쟁과 가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고 살던 곳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살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전쟁 무기와 폭력으로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그렇지 않으면 먹고, 입을 것이 없어 가난으로 그들을 절망 끝으로 내몬다. 그래서 그들이 희망을 안고 유럽으로 목숨을 걸고 들어오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등 엄청나게 밀려들어오는 난민들에 대해 그들은 단호한 입장을 고수한다. 그들을 위해 도시 한쪽에 임시 막사를 세우지만 그들의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수급되어 오는 많은 보급품은 그들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들이 쓰지 않는 것들을 모아 난민들이 거처하는 곳에 들어오지만 굽높은 하이힐을 비롯해 실제 필요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출신들의 난민들이 한데 모여살고 있지만 임시 난민 캠프가 종료되어 철거를 당하기도 하고 때론 난민들의 임시 수용소가 너무 열악해 많은 이들이 나쁜 길로 빠지기도 한다. 그들은 이유없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늘, 목숨을 위협받기도 한다. 그 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갔는지 알 수도 없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그들의 존재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은 저자인 케이트 에번스가 프랑스 칼레에 가서 직접 자원봉사자가 되어 구호 현장에 있으면서 쓴 기록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날것 그대로를 드러내는 난민들의 삶은 오도가도 할 수 없는 자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었고, 물자 조차도 풍부하게 받지 못해 여러모로 피폐하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그들을 받아들을 것인지, 아닌지 각기 정치적으로 '난민문제'를 언급한다. 많은 유입에 차단을 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는 나라도 있다. 각 도시에 임시 막사를 세워 그들을 받아들였지만, 더 이상은 무리라며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도 있어 난민들의 희망을 꺾어 놓는다. 그들의 삶은 지옥과도 같다. 나라없는 설움과 더불어 각 나라에서 온 난민들이 모여든 난민촌의 삶은 그들의 나라에서 겪는 것 이상으로 모든 것이 미비하다. 인류적인 가치를 둔다면 그들을 그렇게 방치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전쟁은 그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수도, 머물수도 없음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들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이 유럽으로 발걸음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멀리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입장이지만 난민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그들에게 희망은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책이기에 그 어떤 매체의 영상보다 더 긴밀하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


그리고 그때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뼈저리게 깨닫는다. 난민들에게 불은 있다. 하지만 불쏘시개를 만들 도끼가 없다. 텐트를 지탱하는 쇠살대가 없어서 천막이 헐거워지고 납작하게 눌린다. 그들은 캠핑용 주전자를 얻었지만 플라스틱 손잡이는 불에 녹아버렸다. 초는 있지만 초를 넣을 램프는 없다. 촛불이 바람에 위태롭게 펄럭거린다. - P.25


프랑스 정부는 새로운 난민촌을 건설 중이다. 125개의 컨테이너 박스. 울타리. 환한 조명. 출입을 관리하는 생체인식 시스템. 컨테이너 한 대에 침상 12개. 조리 시설도, 사생활도 없다. 자율성도 없다. 영국으로 망명 신청을 할 수 없다. 형이 울버햄프턴에서 함께 살 보금자리를 준비하며 기다린다고 해도 말이다. - P.58


나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습니다. 나는 일정한 둥지 없이 사는 새가 된 느낌이에요. 내 심장은 언제나 두근거리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항상 떨고 있어요, - P.1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보다.


병원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 잡아끌지 않아도 자발적인 발걸음으로 그곳을 찾는다. 사람이 아프지 않으면 참 좋을텐데 싶을 만큼 접수창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늘, 생각하곤 한다. 사람이라 안 아플 수는 없지만 아파서 꼭 병원에 가면 워낙 많은 인파에 시달리고, 환자들이 넘치다 보니 1~2시간은 기본으로 쇼파에 앉아 이름이 부르 기만 고대하고 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리다 들어가면 의사는 환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모니터를 보며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반갑게 인사를 하며 환자의 환부를 살피고, 혹 불편한 것이 없는지 물어보는 의사가 있다.


의사에게 있어 실력은 당연한 것이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혹은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실력만큼이나 인술 또한 중요하다. 불필요한 말 없이 의사의 소견만 적확하게 이야기하는 의사들을 보면 그들의 말이 모두 맞는 것이라 하더라도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몸이 아픈 것도 서러운데 의사마저도 환자의 마음 보다는 일상적으로 있어왔던 일로 치부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니노미야 아츠토의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는 요즘 한창 벚꽃이 만개한 4월의 풍경 만큼이나 화사하게 느껴지지만, 인간의 '마지막'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 마음이 무겁다. 삶과 죽음의 무게의 한가운데 선 두 명의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키리코 슈지가 등장한다. 후쿠하라 마사카즈는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의 부원장인 동시에 천재적인 외과의이고, 무엇보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열정적이다. 그에 반해 키리코 슈지는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의 피부과에 근무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다는 신념아래 적확하게 환자에게 일러두다보니 병원내에 '사신'이라 불린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참 무겁다. 지금도 그렇지만 몇 년전부터 계속 이 주제를 다룬 책을 기피했었다. 동전의 양면처럼 삶이 있다면 죽음 또한 같이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인간의 뒷면을 바라보는 것은 나중을 기약하며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니노미야 아츠토의 소설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는 쉬이 페이지가 넘어간다. 각 장에 따라 회사원, 대학생, 의사의 죽음을 그리며 두 의사가 바라보고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다른지 바라볼 수 있다. 만개한 꽃이 한 순간에 지듯 지난한 과정을 겪고 살고 싶다는 희망을 부여 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생명이 이어지지 못했다.


죽음의 선택. 책을 읽고 난 다음에도 죽음 앞에 어떤 선택이 인간다움인지 잘 모르겠다. 안타까운 사연 만이 마음에 깊이 새겨들 뿐이다. 곧 태어날 아이의 아빠가 아기의 얼굴조차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도, 어려운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해 대학생으로서의 창창한 앞날을 누리지 못한 어떤 학생의 이야기도,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키리코 슈지와 동기인 한 의사의 마지막도 안타깝다. 나이와 성별과 시간을 떠나 살아갈 의지가 있음에도 살아갈 수 없는 나날을 마주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죽음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새겨주는 작품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 닥터 1 - 자폐증 천재 외과 의사의 휴먼 성장 스토리
박재범 지음 / 비단숲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 보다 더 재미있는 대본집!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그 이상의 이야기가 궁금해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대본집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지문을 읽다보면 화면에서 배우들이 연기했던 거와 달리 아주 간결한 문장만으로 되어 있어 처음에는 참, 심플하다 여겨지지만 어느새 대본집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박재범 작가의 <굿 닥터> 역시 제법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두 권의 대본집을 시간 가는 중 모르고 읽었다. 2013년 KBS2 TV를 통해 자폐증 천재 외과의사인 박시온 역할을 배우 주원씨가 했고, 차윤서 라는 인물을 배우 문채원씨가 맡았다. 그 이후 미국 ABC 화제의 드라마로 '굿 닥터'가 시청률 1위로 올라설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굿 닥터>는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인공과는 상반된 자폐증을 앓는 의사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머리가 비상한 천재 의사임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남들의 날카로운 눈치에 주눅이 들고, 동시에 유아적인 심성을 갖고 있는 의사이기도 하다. 하나 뿐인 형을 잃어버리고 홀홀단신 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아외과 서전이 되려는 그의 노력은 좌충우돌 여러 소음을 내지만 결국 그의 진심이 통하며 많은 환자의 목숨을 살려나간다. 자폐증과 서번트 증후군으로 인해 그는 남들과는 다른 조금은 이상한 의사로 그들 사회에 사고뭉치로 불리지만 그는 오직 환자만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재능이 가득한 의사다. 시온의 곁에 윤서와 차원장, 엄마 경주를 비롯해 서서히 그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도한 역시 시온을 편견과 자신이 갖고 있는 비밀스러운 과거아래 그를 못마땅해 했으나 점차 그에 대한 마음이 풀어놓게 된다.


대본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느낀점은 한 회, 한 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점이 점점 흥미로웠다. 간결하면서도 표정이나 눈빛 하나만으로 지문의 상황을 표현해야되는 것과 동시에 전문적인 의학 용어가 가득한 지문을 외우고,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하는 점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소설처럼 대본을 한 회의 에피소드가 모두 흥미진진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그가 병원에 몸담게 되고, 이상한 의사의 등장으로 인해 잠시 불편했으나 점차 시온이 그들과 마주 하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들이 그를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의 동료 또한 그의 순수한 마음과 정확하게 병명과 치료법을 알아내는 그의 적확한 모습에서 자폐증을 앓는 의사가 아닌 그들의 동료로서 인식한다.


그가 의사로서 성장하면서 항상 곁에서 토닥이기도 하고, 힘이 되어주는 윤서의 모습에 사랑을 느끼는 시온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했다. 마음을 점점 알아채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을 하게 되고, 그것을 병원의 환자인 인해에게 상담받는 것을 보면서 그가 잠시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들과 다른 성장과정과 자폐라는 병을 앓고 있지만 누구보다 의술과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진정 만나고 싶은 의사였다.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그들 사회에 진입하기 힘들었던 한 의사가 수 많은 역경을 딛고 서전으로, 한 여자의 남자로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비롯해 미국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못했었는데 대본집을 읽고 나니 배우들의 연기가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 기회에 모두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