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마지막 의사 시리즈
니노미야 아츠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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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보다.


병원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 잡아끌지 않아도 자발적인 발걸음으로 그곳을 찾는다. 사람이 아프지 않으면 참 좋을텐데 싶을 만큼 접수창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늘, 생각하곤 한다. 사람이라 안 아플 수는 없지만 아파서 꼭 병원에 가면 워낙 많은 인파에 시달리고, 환자들이 넘치다 보니 1~2시간은 기본으로 쇼파에 앉아 이름이 부르 기만 고대하고 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리다 들어가면 의사는 환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모니터를 보며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반갑게 인사를 하며 환자의 환부를 살피고, 혹 불편한 것이 없는지 물어보는 의사가 있다.


의사에게 있어 실력은 당연한 것이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혹은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실력만큼이나 인술 또한 중요하다. 불필요한 말 없이 의사의 소견만 적확하게 이야기하는 의사들을 보면 그들의 말이 모두 맞는 것이라 하더라도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몸이 아픈 것도 서러운데 의사마저도 환자의 마음 보다는 일상적으로 있어왔던 일로 치부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니노미야 아츠토의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는 요즘 한창 벚꽃이 만개한 4월의 풍경 만큼이나 화사하게 느껴지지만, 인간의 '마지막'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 마음이 무겁다. 삶과 죽음의 무게의 한가운데 선 두 명의 의사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키리코 슈지가 등장한다. 후쿠하라 마사카즈는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의 부원장인 동시에 천재적인 외과의이고, 무엇보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열정적이다. 그에 반해 키리코 슈지는 무사시노 시치주지 병원의 피부과에 근무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다는 신념아래 적확하게 환자에게 일러두다보니 병원내에 '사신'이라 불린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참 무겁다. 지금도 그렇지만 몇 년전부터 계속 이 주제를 다룬 책을 기피했었다. 동전의 양면처럼 삶이 있다면 죽음 또한 같이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인간의 뒷면을 바라보는 것은 나중을 기약하며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니노미야 아츠토의 소설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는 쉬이 페이지가 넘어간다. 각 장에 따라 회사원, 대학생, 의사의 죽음을 그리며 두 의사가 바라보고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다른지 바라볼 수 있다. 만개한 꽃이 한 순간에 지듯 지난한 과정을 겪고 살고 싶다는 희망을 부여 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생명이 이어지지 못했다.


죽음의 선택. 책을 읽고 난 다음에도 죽음 앞에 어떤 선택이 인간다움인지 잘 모르겠다. 안타까운 사연 만이 마음에 깊이 새겨들 뿐이다. 곧 태어날 아이의 아빠가 아기의 얼굴조차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도, 어려운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해 대학생으로서의 창창한 앞날을 누리지 못한 어떤 학생의 이야기도, 후쿠하라 마사카즈와 키리코 슈지와 동기인 한 의사의 마지막도 안타깝다. 나이와 성별과 시간을 떠나 살아갈 의지가 있음에도 살아갈 수 없는 나날을 마주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죽음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새겨주는 작품이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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