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담 빠담, 파리>를 리뷰해주세요.
빠담 빠담, 파리
양나연 지음 / 시아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새벽 2시, 책을 조금만 읽다가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베개에 책을 살포시 기대어놓고 배를 바닥에 붙인채 엎드려 읽다보니 어느새 시계의 눈금이 4로 향해 있었다. <빠담 빠담, 파리>라는 책 제목처럼 두근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수처럼 드라마틱한 인연과 우연으로 점철된 기분좋은 도전기였다. 나이라는 숫자가 때로는 젊음과 패기를 앞세워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나타내는 그 숫자의 결계가 되어 묵묵히 발을 붙이고 살아간다. 살다보면 어느날, 문득 쳇바퀴 굴러가는 생활 속에 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답함을 참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때 최대의 방편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아닌, 저 멀리 떨어져서 나는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삶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그녀의 파리 가이드 도전기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서른살, 생일 생각하지도 못한 사건을 통해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본다. 서른이 주는 의미. 이십대와는 다른 패턴으로 삶을 살고 싶은 무언가. 그녀의 갈망이 잘 나가는 방송작가에서 돌연 파리 가이드로 나선 이유일 것이다. 나 또한 몇 년후면 서른이라는 나이를 갖게 된다. 이십대와 삼십대가 주는 미묘함. 그 경계선의 차이는 뭘까. 고등학생때 나는 삼십이라는 나이를 갖을때면 조금은 안정감있는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살다보니 안정감이 드는 나이는 결코 없으리라 생각한다.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이, 동력이 되어 새로운 삶을 꿈꾼다.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파리 가이드로 간 그녀의 고군분투기는 나이많은 새싹 가이드의 힘겨움과 도전의식을 제대로! 보여준다. 운동화가 닳고 닳을때까지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고, 관광명소와 유명한 명화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부터 전반적인 지식의 흐름을 꿰뚤어 주는 방대한 지식까지도 공부하는 모습들까지.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지만 그녀가 얼마나 땀을 흘리며 노력했는지 그녀의 긴장하는 심장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그녀의 도전기는 쉼 없이 읽히지만 그 속에서 열정과, 도전의식이 숨쉬고 있었다. 새벽 2시에 이 책을 읽던 새벽 4시까지 책을 다 읽고도 피곤하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도전했으며 그 도전속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또한 나이를 먹음에 따라 사랑과 일을 동시에 거머쥔 그녀의 해피엔딩 성공담은 책을 보는 독자로 하여금 입꼬리를 살짝 올릴 수 있는 상쾌함을 선사한다.

설렘과 떨림을 느꼈지만 동시에 2%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가 팁으로 준 여행정보는 나 또한 배낭여행을 통해 그녀가 속해 있었던 투어를 통해 이미 접했던 내용이었다. 관광명소가 아닌 그녀가 다녔던 곳들 중에서 파리만의 독특한 매력을 누렸던 곳을 소개하거나 그 외의 다른 이야기를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파리를 여행하는 여행기라는 성격 보다는 책 제목 밑에 부제로 쓰인 글 그대로 '방송작가 양나연의 파리 가이드 도전기'다. 가이드 고군분투기이기에 어쩌면 더 파리를 잘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 부분에서 이 책을 선택한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파리 가이드'라는 명목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 더 재미있는 책이 아닐가 싶다. 유쾌하고, 상쾌한 그녀의 이야기는 용기있게 도전하면, 소망하던 것을 이룬다라는 드라마틱한 결말로 그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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