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가벼운 도서관 다이어리.

<쉿, 조용히!>를 리뷰해주세요

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너무도 조용히 책을 읽고 싶었다. 쉿! 조용히, 조용히 읊조리기를....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나는 '펑' 하고 터져 버렸다. 제목만 <쉿, 조용히>다. 책을 펼치자 마자 너무도 당연하게 필자의 이야기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귓가에 라디오를 틀어놓은 것처럼 쉴새 없이 떠들어댄다. 더욱이 이 책은 본문의 이야기도 모자라 각주에 덧붙여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오 마이 갓~~~'이라고 외쳐대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누군가 나의 서평을 본다면 이렇게 이야기 할 것 같다. '정말, 재미가 없나봐'라고. 한 가지 전제해둔다면 나는 솜털같이 가벼운 이야기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 일이 내가 경험했던 일이나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라면 더욱더 그렇게 느껴진다. 

<쉿, 조용히!>는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이야기다. 도서관 사서 보조 이야기부터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라고 믿겨지지 않을만큼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담겨져 있다. 마치 장전된 총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읽다보면 사서에 대한 로망이 파지직 휴즈 끊어져 버리듯 사라져 버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 이런 사서는 없었으면 좋겠다. 좌충우돌 이야기라기 보다는 자신이 꼴리는 데로 이야기 하는 것 같아 불편하게 느껴진다.

사실, 이 책을 가볍게 읽지 못했던 이유는 나 또한 아르바이트로 도서관에서 일을 했었다. 대학 때 일년 반정도 모 시립도서관에서 사서 보조로 일하면서 책을 정리하는 일부터 대출, 반납 그 외의 많은 일을 했다. 카운터에 않아 대출, 반납을 하며 모니터를 앞에 두고 않아 있으면 도서관에 이용하는 많은 이용객들이 눈에 보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께서 걸음을 겨우 걸으시는데도 불구하고 며칠에 한번씩 도서관에 들려 책을 빌려 가셨다. 손에 검은 봉지에는 사탕 꾸러미 몇개를 넣어 오셔서 나누어 주셨는데 오실때 마다 나누어 주셨다. 어떤 때는 책이 무거워 가져오지 못하셔서 한 권씩 바꿔 가셨지만 그 할아버지를 볼때마다 나는 늘 우리 외할아버지가 생각나곤 했다.

아쉽게도 할아버지가 읽으시는 많은 책들은 너무도 어려워 그 책을 깊이 읽어 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오래오래 남았다. 달콤했던 맛있던 사탕도. 도서관에서 사서의 일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카운터에 않아 가볍게 대출과 반납, 반납된 책들을 정리하는 일로만 기억한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하나의 직업은 우리가 깨닫지 못할 정도의 많은 일을 한다. 도서관의 회원이 그 책을 손에 들기에 앞서 책은 누군가의 손을 거쳐 책을 탄생하듯 도서관의 사서 또한 그렇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사람의 손을 타고 그 책이 비로소 책장에 꽂힌다.

사서에 대해서 조금 더 진중하고 재미있게 이야기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유쾌하고 발랄했던 이야기는 진중한 이야기가 곁들여질때 더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