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돌보며>를 리뷰해주세요.
어머니를 돌보며 - 딸의 기나긴 작별 인사
버지니아 스템 오언스 지음, 유자화 옮김 / 부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처음 내 품에 왔을 때 옆에 계시던 엄마께서 눈을 반짝이며 이 책에 호기심을 나타내셨다. 몇 달전부터 책을 재미있는 책을 한권씩 권해 드렸더니 요즘은 집에 오는 모든 책들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신다. 책을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특히 엄마와 함께 책을 보는 그 시간이 참 좋다. 물론 독서란 혼자 하는 것이지만 같은 책을 보며 생각을 공유하는 것. 그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모르겠다. 전에도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개봉하면 함께 영화관을 찾아 그 영화를 보며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것들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내가 누리는 문화적인 혜택을 친구와 함께 시시때때로 누릴 수 있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알고 계시지만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 걸 종종 깨닫게 되었다. 친구와 영화를 보고, 책을 보며 공감하는 것들을 엄마와 함께 나누는 기쁨 또한 그 어떤 일보다 소소하지만 즐겁다.

내가 <어머니를 돌보며>를 읽기 전 엄마가 이 책을 먼저 읽으셨다. 책의 표지를 보며 급관심을 가지시던 엄마의 얼굴을 보며 먼저 읽으시라고 하셨더니 정말 번개같은! 속도로 읽으셨다. 읽고 나셔서 많은 스포일러를 동반한 이야기를 하시는 바람에 조금 곤란하기도 했지만 엄마는 이 책을 보면서 자신과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를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딸인 나까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씀 하셨다. 파키슨 병(팔, 다리가 뻣뻣해지고 수족이 떨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병), 치매에 걸려 7년간 어머니를 돌보며 쓴 딸의 글을 보며 엄마와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엄마는 미래에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미래의 불안감이 들었다면 나는 미래의 불안감보다 이 책의 내용이 답답하게 여겨졌다. 7년 동안 파키슨 병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써 내려간 담담한 혹은 미칠듯이 힘들었던 딸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머니의 병의 상황과 함께 의료진에 대한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져 암담하고 답답했던 상황이 더 배로 나타나 가슴을 조여왔다. 가슴이 조여옴에도 마음 깊이 와닿지 않았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의 상황에 맞는 의료진들과 그에 따른 보호자의 역활이었다. 저자가 담담하게 써 놓은 기록들을 나 또한 담담하게 읽어나갔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한 말에서는 담담히 읽을 수 가 없었다. 

 

"무서우세요? 죽는 것이 두려우세요?

"너한테서 멀어지고 싶지 않아."

아아. 이 한마디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엄마는 이 책을 읽으시며 "네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씀 하셨는데 왜 이 책을 읽고 꼭 읽어보라고 강조하셨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짐작이 된다. 엄마와 딸. 굳이 엄마와 딸이 아닌 아들이라 할지라도 부모와 자식간의 작별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자식에게 있어 부모는 세상의 하늘이듯이 부모에게도 자식은 그 어떤 것 보다 우위에 있고 그 중심에 있기에 아무리 기나긴 작별인사를 하더라도 늘 보고싶고, 보고픈이가 부모이자 자식일 것이다. 티비에서 조금만 슬퍼도 눈물을 흘리시는 엄마의 모습이, 할머니의 이야기만 나와도 늘 그리움에 보고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 책에 전해져 오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며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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