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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없었다 - 프랑스 최고의 유전학 박사가 밝힌 mRNA 코로나 백신의 모든 것
알렉상드라 알리옹 코드 지음, 목수정 옮김 / 에디터 / 2023년 10월
평점 :
살아가는가 늙어가는가
[읽는하루 3] 병원에만 나를 맡기느라
《마법은 없었다》
알렉상드라 앙리옹 코드
목수정 옮김
에디터
2023.10.10.
뼈나이를 알아보니 여든살로 나온다. 튼튼할 줄 알던 뼈인데, 여든 넘은 엄마뼈와 맞먹는다니 앞이 캄캄하다. 골다공증 주사를 맞는다. 한 팔은 피를 뽑고 한 팔은 주사를 맞는다. 어깨로 그림자가 밀려와 가슴을 지나 왼팔로 넘어오는 듯하다. 몸을 돌아눕기도 힘들고, 살갗인지 뼈마디인지 벅차게 아프다. 주사와 약이 몸을 돌았다. 쌍화탕을 마셨다.
수면내시경에서 깨어나니 베개맡에 침이 흘렀다. 마취도 잠일까. 누울 때와 다른 자리에 있고 어떻게 보냈는지 개운하지 않다. 세 아이를 낳을 때 전신마취를 했고, 무릎 수술도 전신마취였다. 건강검진마다 수면내시경을 했다. 아프지 않으려고 나를 통째로 맡겼다.
《마법은 없었다》를 읽었다. 여태 내가 몸을 맡겨온 약과 주사를 다시 바라본다. 유전학 박사인 글쓴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둘려싼 이야기를 우리한테 먼저 물어보고서, 의학계 뒷모습을 파헤친다. 코로나19는 우리 삶도 바꾸었다. 모이지 못하게 막고, 집에서 일하라 했으며, 택배나 새벽배송이 늘었다. 이러는 사이 작은가게는 하나둘 문을 닫았다.
나는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백신을 맞았다. 덜 아프려고 주사를 맞고, 빨리 낫는다는 약을 먹었다. 그러나 약이 늘 몸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한 번 먹은 약을 줄여가며 끊어야 했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픈 일도 겪었다. 약을 끊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시골집 창가 벼랑에는 늦여름 금은화가 핀다. 어릴 때에는 꽃을 따서 꿀을 빨아먹었다. 나는 볕에 말려 자루에 담지만, 짝은 닭죽이나 감주에 넣지 말라고 한다. 《마법은 없었다》를 읽으니, 금은화가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대목이 있다. 잡초라고 여기는 흔한 풀을 다시 바라본다. 농약을 맞고도 자라는 풀, 흔해서 뽑아버리는 풀, 우리가 미처 모르는 풀마다 우리를 살리는 힘이 있을지 모른다.
짝이 세 달마다 타오는 약이 한 보따리이다. 나이가 들수록 약봉지가 늘어난다. 약이 몸을 길들이는데, 설마 병원이라는 곳이 사람들이 마지막 머무는 집이 되어가지는 않을까.
아프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믿고 맡기던 주사와 약을 다시 돌아본다. 약이 나를 살린다고 하는 동안, 나는 거꾸로 죽어가고 늙어갔는지 모른다. 나는 내 몸을 하나도 모르는 채, 아니 나는 내 몸을 스스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은 채 나이만 먹었다고 해야겠지.
2026.9.2. 숲하루


